무등일보

손혜원 의원 부동산 투기 의혹, 한국당 '초권력형 비리'...청와대 '초현실적 상상력'

입력 2019.01.17. 16:06 수정 2019.01.21. 11:42 댓글 0개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청와대와 자유한국당이 17일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의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투기 의혹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했다.

손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 공방이 민주당과 한국당에서 청와대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한국당은 손 의원과 대통령 영부인의 친분 관계를 거론하며 ‘초권력형 비리’로 이 사건을 규정했다. 한국당은 국회 윤리위원회에 손 의원 징계요구안을 제출했다.

이에 청와대는 “정치에도 예의와 선이 있다”고 지적하며 한국당의 상상력이 초현실적이라며 날선 공방을 주고 받았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손 의원은 여당의 단순한 초선 의원이 아니다. 손 의원은 김정숙 여사와 절친이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이번 의혹은) 그냥 권력형이 아니라 초권력형”이라며 “보도자료를 내서 ‘무지의 소치다’라고 했는데, 국민이 다 아는데 무지하다고 하는 건 손 의원이 무지한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실정법 위반이 명백히 드러나고 있다. 부동산실명법,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도 있다고 본다”며 “국회 윤리위에 손 의원을 징계해달라고 징계요구안을 국회의장께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 윤리위 징계 내용을 보면 제명까지도 가능하다”며 “손 의원에게 마지막 기회 드리겠다. 본인 스스로 자신의 거치를 결정해야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체위, 행안위 등 관련 상임위에서 실체를 조사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연석회의나 회의체를 만들겠다. 손 의원 실체를 밝혀 국민들께 보고하겠다”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나 원내대표의 발상이 초현실적 상상력이라고 반박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정례브리핑에서 “나 원내대표가 김 여사와 관련해 말한 게 있다”며 “정치판이 아무리 혼탁하다고 하더라도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와 선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나 의원이 ‘초권력형 비리’라는 표현을 썼던데 그러한 (나 의원의) 발상이야 말로 초현실적 상상력”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손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서는 “당에서 판단하고 당에서 무엇인가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청와대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다만, “(나 의원 발언에 대응한 것은) 이 문제에 대해 나 의원이 청와대 여사님을 향해 말을 했기 때문에 반응을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당은 18일 최고위원회 논의를 거쳐 ‘재판 청탁’과 ‘목포 건물 투기’ 의혹에 휘말린 서영교·손혜원 의원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당초 17일 오전 11시 발표를 예고했지만 ‘추가 소명을 받자’는 홍영표 원내대표의 건의를 이해찬 대표가 수락하면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최고위에서는 두 의원의 원내수석부대표직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직 사보임 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징계 여부에 대해서는 우선 선을 긋고 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손 의원도 어제 오늘 달라진 것이 있다”며 “둘 다 소명이 필요할 것 아니냐. 본인 의사도 들어보고 내일까지는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김현수기자 cr-2002@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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