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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할머니의 신육아일기
입력 2019.01.17. 15:36 수정 2019.01.17. 15:42 댓글 0개나의 오랜 환자 중에는 만성 포도막염으로 고생하는 분이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는데 최근에는 서너 달을 주기로 해서 염증이 호전됐다가 악화되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포도막염이 자기면역질환이라는 특성상 과로와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이고 실제로 질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한참 고민하다 환자에게 “최근에 내과 질환을 앓고 있습니까? 아니면 최근 들어 스트레스를 받은 일이 있으신가요?” 라고 물었습니다.
환자의 답변에 포도막염 악화의 원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환자는 서울에 사는 딸이 맞벌이 부부라 손자·손녀의 양육을 도와주기 위해 한 달에 보름정도 서울과 광주를 왔다 갔다 하고 있었습니다. 60대 후반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집안 가사노동 이외에 육아를 하는 육체적 노동의 스트레스가 최근에 발생되는 면역저하의 원인이 된 것입니다.
나와는 오랜 세월을 만나왔던지라 그 분과 나는 의사의 관계를 넘어서 인간적인 신뢰가 생성돼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 분께 친구이자 주치의로서 “병의 치료와 재발 방지를 위해서 서울로 가는 것은 당분간 중지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그 분은 “원장님 말씀은 공감되지만 상황이 어쩔 수 없어서 그렇게 못할 것 같다”고 말했고 그 이후로도 그 분의 서울행은 계속됐습니다. 가사노동, 육아, 장거리 이동이라는 피곤함이 가중되는 반복적인 일상 때문인지 포도막염은 나아지지 않고 치료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자기 몸이 망가져가는 것을 알면서도 희생해야 하는 환자의 상황을 보며, 이는 단순히 환자의 사생활의 문제가 아니라 이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동향에 따르면 우리나의 2017년의 출산율(여성 1인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나타낸 지표)은 1.07명으로 이는 34개의 OECD국가 중에서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봤을 때도 저출산국이자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로 인해 사회, 인구, 지역 등의 우리사회에 엄청난 변화가 생겼고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우리나라의 저출산이 심화되는 가장 큰 원인은 경제난입니다. 1996년 IMF이후에 우리나라는 경제개발국 상태에서 경제도약이 멈췄습니다. 그때이후로 최근까지도 살기가 어렵다는 뜻이겠죠.
좋은 직장에 취직해서 많은 월급을 받고 행복한 결혼을 준비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 삶의 만족도 또한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취직은 어렵고 설령 어렵사리 취업에 성공해도 낮은 월급에 불안한 고용신분에 하루가 멀다 하고 치솟는 물가와 집값을 생각하면 혼자 살기도 벅찬데 과연 결혼해서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하는 막연한 불안함에 장담할 수 없는 현실이니 대부분의 결혼 적령기 청춘들이 결혼하지 않고 솔로 라이프를 즐기게 되는 것이고 그것이 저출산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미래보다는 현실에 ‘오늘을 즐기고 자신을 위해 투자하라’는 사회 흐름이 지금 청년층의 트렌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설령 어렵사리 결혼했다 해도 육아에 대한 경제비용, 육체적 노동, 경력단절, 치솟는 사교육비 그리고 학력중심의 우리 사회에서 여러 명의 자녀를 낳아서 모두에게 다 충분히 지원해 줄 수 없다는 현실적 이유가 1명의 자녀를 출산하고 더 이상 출산계획을 세우지 않는 기성 부부들의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웅덩이에 빠져 허우적대는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저출산과 그에 따른 인구구성변화, 노동력감소, 경제성약화에 대한 대안은 상당히 비관적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내 환자인 그 분은 맞벌이 부부인 딸아이의 자녀양육을 도와주기 위해 자신의 몸을 희생해야 하는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까요. 비관론적인 어떤 혹자는 대한민국의 운명은 이미 경제성장 엔진이 멈췄고 경쟁력과 정리의 통합기능을 상실했으며 분열주의 정파주의의 정권과 초고령 사회 진입과 출산율 저하는 큰 갈등을 조장해 머지않아 서서히 침몰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몸은 피곤하고 아프지만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자기 몸을 희생해야 하는 이 문제와 우리나라가 처해있는 상황은 극적으로 대비되지만, 2019년 기해년 새해를 맞아 저는 기대해봅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옛 속담처럼 우리 민족과 나라를 구하는 기적과 같은 일이 반드시 일어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건강칼럼] 무릎 퇴행성 관절염 늦지않게 관리하세요 골관절염은 관절을 감싸고 있는 연골이 점차적으로 손상되거나 퇴행성 변화에 따라서 관절을 이루고 있는 뼈와 인대 등에 손상이 일어나 통증과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을 말한다. 흔히 퇴행성 관절염으로 부른다.관절의 염증성 질환 중에서도 가장 빈도가 높은 편으로 우리 몸의 모든 관절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무릎관절에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다. 걷거나 달리는 등 보행 시에 자주 쓰이는 것은 물론 인체의 하중을 지탱하는 데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노화가 주된 원인으로 꼽히지만, 최근에는 여기에 유전인자, 비만, 관절의 모양, 호르몬, 외상 등 다양한 원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관절의 과도한 사용도 영향을 준다. 육체노동자나 운동선수들이 관절염에 잘 걸리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어려서부터 관절에 병을 앓았다면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발생할 수 있다. 즉 반드시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질환은 아니다.성별로는 여성 환자가 2배 이상 많다. 호르몬 때문이다. 50대가 넘어 폐경기가 오면 여성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감소하는데 그렇게 되면 몸 안의 뼈 양도 줄고 연골이 약해져 손상되기 쉽다. 무릎 관절염 환자의 70% 이상을 폐경기 여성들이 차지하는 이유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근육이 적고 근력도 약하기 때문에 관절에 가해지는 체중 부하가 높아져 관절염의 원인이 된다. 집안일을 하면서 무릎 등의 관절을 자주 구부리는 것도 관절염의 발병률을 높인다.무릎 골관절염의 대표 증상은 통증이다. 초기에는 해당 관절을 움직일 때만 통증이 나타나지만, 점차 병이 진행되면 움직임과 관계없이 계속해서 통증이 발생한다. 또 관절이 뻣뻣해져 운동 범위가 제한된다. 관절의 연골이 많이 닳게 되면 관절 운동 시 마찰음이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관절 모양이 변형돼 걸음걸이가 이상해진다. 주로 안짱다리로 변한다.치료는 초기 자세교정, 식생활, 운동 등 생활습관 교정으로 시작한다. 체중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관절이 받는 부하가 상당히 감소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관절을 따뜻하게 찜질해주는 것도 증상을 완화시키고 강직을 개선해준다. 다음 단계는 약물치료다. 대부분 약물치료로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보통 진통제와 비스테로이드성 항소염제 등을 사용하게 된다. 무릎 관절 내에 스테로이드나 히알루론산 등의 주사치료를 병행할 수도 있지만, 반복적인 주사는 피해야 한다.이렇게 해도 관절의 운동 범위가 자꾸 좁아지고 통증이 심각한 경우에는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초기에서 중등도의 골관절염의 경우 관절내시경술을 고려할 수 있다. 관절 내 염증 물질을 세척하고, 닳아 부서진 연골 부스러기(관절유리체)를 제거한다. 최소한의 피부 절개로 수술이 가능하고 수술 후 통증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O'자 다리와 같이 관절의 정렬이 좋지 않고 관절의 내측 또는 외측 중 한 부분에만 관절염이 발생한 경우에는 관절의 정렬을 바꾸는 절골술을 시행한다. 체중이 가해지는 부위를 변경해 덜 상한 관절면을 쓰게 하는 수술이다. 이로도 해결이 안되면 인공관절치환술을 고려한다.골관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상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그만큼 관절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고도비만의 경우 정상체중에 비해 관절염에 걸릴 확률이 4배 이상 높다는 연구도 있다.적절한 운동은 뼈와 관절을 건강하게 한다. 의자에 앉은 채로 무릎을 구부렸다 펴기, 선 상태에서 무릎을 살짝 구부렸다 펴기 등의 동작을 평소 꾸준히 한다.수영이나 자전거 타기도 관절에 좋다. 단 등산이나 달리기, 점프 등 운동은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는 만큼 적당히 하는 게 좋다.골관절염은 아무리 치료를 잘해도 건강한 관절을 되찾기 쉽지 않다. 평소에 관절염을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고강열 광주선한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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