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광주교육청, 친일 잔재 청산 나선다

입력 2019.01.17. 14:35 수정 2019.01.18. 16:27 댓글 0개

광주 교육 현장 곳곳에 친일 잔재물이 산재해 있는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광주시교육청이 친일 잔재 청산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전문가그룹으로 테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교가는 물론 교기(校旗)와 교목(校木), 기념비에 이르기까지 친일 흔적을 빠짐 없이 조사할 계획이다.

17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시 교육청은 ‘광주 친일 잔재조사 및 청산 TF팀’을 구성해 다음달부터 본격 활동에 들어간다. TF팀은 10명 안팎으로 민족문제연구소, 역사교사모임, 광복회, 광주시, 대학과 일선 학교 관계자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TF팀은 교육청과 단위 학교 차원의 청산계획 수립과 지원, 자료 수집·분석·정리, 보존·활용 방안 마련, 관련 컨설팅과 자문 등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를 위해 각급 학교에 공문을 보내 다음달 중으로 교가와 교표, 교기, 교목 등 학교 상징물은 물론 기념비나 시설 등에 대한 1차 기초조사를 마친 뒤 3월부터 8월까지 구체적인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또 각 학교 인터넷 홈페이지 ‘사이버 학교역사관’에 친일 잔재 관련자료를 게시토록 할 계획이다. 특정 인물이나 상징물 부각 차원에서 벗어나 친일 관련 자료 수집에 초점을 두기로 했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학교 상징물들의 경우 교육공동체 간 협의로 변경하고, 친일 잔재 기념비와 건축물, 동상 등은 존치시킨 뒤 ‘다크 투어리즘’에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시교육청의 친일 잔재 청산은 지난 2016년 친일 인사 김백일의 이름을 따 논란이 된 백일초의 교명을 성진초로 개명하는 등 주로 파편적으로 이뤄져 왔으며, 전수조사나 다름없는 대대적인 실태조사를 통한 청산작업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교육당국의 ‘친일 흔적지우기’는 광주시 의뢰로 광주교대 산학협력단이 진행해온 친일 잔재 조사용역 결과와 역사교육 활성화 조례 등을 근거로 이뤄질 예정이다

친일 잔재 조사 용역은 민족문제연구소가 편찬한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광주·전남 출신 친일 인사 156명(광주 13, 전남 143)의 행적과 잔재물에 대해 체계적인 조사와 함께 향후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해 지난해 7월27일부터 150일 간 진행됐다.

용역 결과, 일제강점기 전후에 만들어진 각급 학교 교가 중 전남대사대부고, 숭일중·고, 금호중앙중, 금호중앙여고, 대동고, 동신중·고, 광덕중·고, 광주일고 교가가 현제명·김동진·김성태·이흥렬 등 친일 작곡가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과 연계해 독립운동과 식민 잔재 청산에 대한 국민적 호응을 유도하고 민주·인권·평화 도시로서의 위상을 바로세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민석기자 cms2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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