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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 증폭되는 반기문 방북설…김정은과 '힘겨루기'?

입력 2015.11.18. 18:07 댓글 0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북한 방문여부를 놓고 혼란이 증폭되고 있다.

설익은 방북설이 잇따라 흘러나오면서 반 총장의 방북이 과연 이뤄질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다른쪽에서는 양측이 만남을 전제로 의제 설정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는 등의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반 총장과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간 회동 성사여부가 아직 불분명한 탓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16일 반 총장의 방북설에 대해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았던 유엔은 18일 오전에 나온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23일 방북' 보도를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이날 신화통신의 보도가 나온 직후 정례브리핑에서 "반 총장이 다음주 영연방정상회의가 개최되는 몰타에 간 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반 총장이 이달 내에 방북할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이처럼 반 총장의 북한 방문 보도가 잇따르고 있지만 유엔측은 방문 자체에 대해 명확한 확인을 하지 않고 있는 탓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과연 반 총장의 방북이 성사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반 총장이 북한 방문의사를 타진한 것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이 이를 전략적으로 이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앞서 지난 5월 반 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시도도 막판에 불허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여전히 반 총장의 방북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반 총장은 물론 북한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반 총장은 방북을 통해 북한의 열악한 인권문제에 대한 개선을 촉구하는 한편 한반도의 비핵화 등 긴장완화를 위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한반도의 안정을 넘어 세계 평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반 총장이 취임 후 방북 가능성을 꾸준히 타진해온 것도 이러한 자신의 역할을 알기 때문이다.

반 총장의 방북이 성사될 경우 유엔 사무총장으로서는 1979년 쿠르트 발트하임 전 사무총장, 1993년 부트로스 갈리 전 사무총장에 이어 역대 3번째가 된다. 무엇보다 유엔 사무총장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첫 번째 한국인이 된다는 점이 큰 메리트다. 방북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의 교두보까지 놓게 된다면 국내 정치에서도 독보적인 우위를 점할 거라는 전망이다.

북한 입장에서 한반도 비핵화 의제에 맞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와 유엔의 북한인권 결의안에 관한 입장을 유엔의 수장에게 직접 전달하고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반 총장이 한국인이라는 점을 이용해 금강산 관광 재개와 5·24조치 완화 등을 남측에 전달해줄 것을 요구할 수도 있다.

더욱이 북한은 내년 5월 초께 36년 만에 당대회를 개최할 예정인 만큼 반 총장의 방북을 대내외적으로 활용할 수가 있다. 대외적으로는 체제가 안정적이라는 부분을 과시하고, 내부적으로는 국제기구의 수장이 찾는 국가라는 점을 부각시켜 체제 우수성을 부각시키고 선전할 수 있는 것이다.

관심은 반 총장 방북이 성사될 경우 과연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와 회동이 이뤄질 수 있느냐 여부다.

북한의 헌법상 현재 국가수반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는 2011년 실권을 잡은 이후 정상 간의 만남을 가진 적이 없다. 국제무대에 나선 경험이 없는 만큼 유엔 사무총장과의 만남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반면 반 총장으로서는 김정은 제1비서를 만나지 못하면 방북의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자칫 북한의 대외 선전 도구로 이용만 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반 총장 측이 얼마나 치밀한 전략을 가지고 김정은 제1비서를 만나는지가 중요한 것"이라며 "북측에서 방북설이 흘러나온 것은 나름의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핵 문제나, 인권 문제 등과 관련한 의제 조율이 덜 끝난 것 같다"며 "양측 모두 방북 문제를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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