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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왜 달아올랐나
입력 2019.01.17. 13:57 댓글 0개官 입김 약화에 민간 인사 관심↑
【서울=뉴시스】이윤희 기자 = "서울대 졸업한 사람이 재수해서 제주대 가는 것 봤어요?"
이달 초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 하마평에 오르내리던 한 인사는 출마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저축은행중앙회장에 대해 금융권 인사들이 지닌 인상을 단편적으로나마 드러내는 발언이었다.
하지만 막상 선거가 시작되고 보니 관심이 뜨겁다. 쟁쟁한 후보를 포함해 역대 최다 지원자가 몰리는가 하면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연일 입장을 내고 있다. 조용하게 치러진 과거 선거와는 판이하게 달라진 모습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앙회 선거관리사무국은 오는 21일로 예정된 총회에 앞서 이날 제18대 회장선거 최종후보로 선정된 3인에 대해 기호추첨을 실시한다.
중앙회가 회장 선거 때문에 기호추첨을 진행하는 일은 상당히 생소한 일이다. 현 회장 이순우 17대 회장도, 최규연 16대 회장도, 주용식 15대 회장도 모두 단독 후보였기에 기호추첨이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한이헌 전 국회의원, 박재식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 남영우 전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 등 최종후보가 3명이나 된다. 그나마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거쳤기 때문에 숫자가 줄었다. 앞서 회추위에 지원 서류를 제출한 이들은 7명이나 됐다.
중앙회 노조도 선거 관련 이슈를 생산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15일 일부 후보를 겨냥해 직장 갑질, 도덕적 흠결 등이 제보되고 있다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16일에는 선거권을 가진 일부 회원사 대표가 후보자에게 임직원 연봉삭감 등의 각서를 쓰게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2015년 치러진 직전선거와 비교하면 약 3년 만에 지원자도 관심도도 모두 높아진 상황이다. 수억원대에 이르는 연봉과 임기가 보장되는 가운데 예전에 선거에 대한 금융당국의 입김이 약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저축은행업계의 이미지 개선으로 중앙회장에 대한 위상이 높아졌다는 해석도 있다.
중앙회장의 연봉은 5억원 수준으로 알려져있다. 임기를 보장받으니 3년간 15억원이며, 6대 금융협회 가운데서도 은행연합회와 금융투자협회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김상민 전 국회의원에 의해 이미 2014년 밝혀진 것으로 최근의 관심도 상승을 직접적으로 설명하긴 힘들다.
무엇보다 회장 인선에 대한 금융당국의 노골적인 개입이 이뤄지지 않은 점이 주된 배경으로 지목된다. 현재까지 17명의 회장 중 15명이 공직 출신 인사였을 만큼 '낙하산 인사'가 일반적이었다. 심지어 저축은행업계 출신이 회장직에 오른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교적 처우가 좋은 중앙회장인데 그 동안은 금융당국이 '코드 인사'를 하다가 이번에는 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했다. 지원자 7명 중 4명이 민간출신 인사였다. 최종후보에 든 것은 남 전 대표 뿐이지만 복수후보가 최종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점도 당국의 입김이 약해진 결과로 해석된다.
저축은행 사태 이후 신뢰 회복에 업계가 힘을 기울인 끝에 중앙회에 대한 이미지와 위상이 높아진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베이비붐 새대가 은퇴 시기에 접어들며 재취업이 어려워지자 여러모로 처우가 좋은 중앙회장 자리의 인기가 높아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중앙회는 오는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회원사 임시총회를 열고 제18대 중앙회장 선거를 진행한다.
sympath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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