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기해년, 법조인의 사명을 다해 신뢰회복 기회 만들어야

입력 2019.01.08. 16:40 수정 2019.01.08. 16:50 댓글 0개
문창민 법조칼럼 변호사(법률사무소 강문)

희망찬 기해년(己亥年) 새해가 밝았다. 새해는 모두가 새로운 각오를 다진다. 특히 대한민국 헌정사상 어느 해보다 가슴 아픈 한해를 보낸 법조계는 새로운 각오로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한해가 돼야 할 것이다.

지난 한 해, 우리는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 한반도 평화 시대를 활짝 열었다. 통일로 가는 역사적인 순간을 경험했지만 법조계는 사상 유례없는 홍역을 치러야 했다. 사법부의 꽃인 전직 대법관들이 검찰 포토라인에 줄줄이 서더니 급기야 사법수장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새해 벽두인 11일 검찰 조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검찰도 편치 않은 한해였다. 서지현 검사의 미투와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과정 등 연이은 폭로와 항명으로 조직이 뿌리째 흔들렸다. 그와 중에 변호사들의 각종 비리도 끝없이 나오고 있고, 국회에서는 사법개혁을 위한 특별위원회가 구성됐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진전을 이뤄내지 못해 국민이 걱정하고 있다.

법조인의 한 사람으로서 사법 농단은 보고도 믿기 힘든 참담한 사건이었다.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이 선고될 때에도 끝까지 개인의 양심에 따른 소신 판결을 기대 했으나 사법 농단은 막연한 신뢰마저 거두게 하는 비극적 사건이었다. 국민들의 마지막 기대가 무너지는 순간을 목격하고 어쩌면 국민들의 사법부에 대한 불신은 자업자득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오죽했으면 이제부터 판결은 알파고 같은 AI가 재판을 대신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겠는가.

사법부의 불신은 민주주의 근간을 이루는 한 축이 무너진 것을 의미 한다. 국민이 믿고 의지할 보루가 무너진 것이 사법 농단 사건이다. 재판을 믿지 못할 때 국민은 어디 가서 호소해야 할지 참으로 답답한 현실이다.

민주 사회서 사법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행사되어야 함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 기본이 무너질 때 공동체에 주는 충격은 더할 나위 없이 크다. 법률을 다루는 법조인 한사람으로서 국민들 볼 낯이 없다. 스스로 법에 낯선 국민들에게 더욱 낮은 자세로 다가가 따뜻하게 어루만져주는 자세를 가졌는지 자문해 본다.

매주 수요일 무등일보 법조칼럼에서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필자를 포함한 일선에서 활약하는 지역 변호사들이 일상생활에서 범하기 쉬운 법 사례나 억울한 피해를 막기 위해 법률문제를 쉽게 해석하고 전달하려고 노력중이다. 누구에게나 필요한 부동산 계약에서부터 채권·채무 관계, 명예훼손 같은 형사사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등에서 알면 편리한 것들을 쉽게 전달하고자 한다. 특히 광주·전남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법률문제를 저널리즘에 실어 공론화하는 의미 있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다양한 법률문제를 쉽게 해석하고 전달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상대가 있기 때문에 이해득실에 따라 오해 소지도 있다. 그렇지만 최소한 공익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정보를 전달하려는 노력을 이해 해주었으면 한다.

법이라는 것도 최소한의 법률 상식만으로도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을 수 있는 상식선은 있게 마련이다. 법은 “권리위에 잠자는 사람을 보호 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오늘날과 같은 복잡한 사회일수록 정당하게 권리를 행사하고 보호 받을 법의 테두리를 이해하는 것이 삶의 지혜일수 있다. 지금도 주위를 돌아보면 억울하게 당하는 사람들이 많다. 올해도 법조칼럼이 억울한 희생자를 한사람이라도 줄이는 작지만 의미 있는 칼럼이 됐으면 한다. 그래서 땅에 떨어진 법조 신뢰를 회복하는데 조그만 역할이라도 기대 해 본다.

한자 기(己)는 오행에서 흙의 기운을 담은 노란색을 뜻한다. 즉 ‘황금’에 비유되고, 돼지(亥)는 ‘재물과 복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부디 최일선에서 법을 다루는 법조인들도 황금돼지 기운을 받아 시민들의 재산과 권리를 지키는 보루가 되는 한해가 됐으면 한다. 독자 여러분의 가정에 행운이 가득하고 가족 모두 건강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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