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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광주 온 대구오케스트라가 던진 질문
입력 2019.01.07. 18:45 수정 2019.01.07. 19:13 댓글 0개광주는 예술의 도시인가, 일까.
지난 연말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이 시민들을 위해 재야 음악회를 마련했다. 빈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열기, 재야의 수런거림에도 지역 예술에 대한 온갖 생각으로 외려 외로움이 밀려왔다.
이날 무대는 대구에서 온, 대구 오페라하우스 상주단체인 디오 오케스트라와 국내 정상급 솔리스트· 광주시립합창단·순천시립합창단 등이 함께 했다.
이들 중 디오의 존재는 다른 모든 예술가들을 압도했다. 미리 말씀 드리자면 이들의 연주가 워낙에 빼어나 다른 예술가들과 비교되지 않았다거나 하는 뜻은 아니다.
이들 존재 자체가 광주의 얼굴을 돌아보게 했다.
디오 오케스트라는 우리나라 유일의 오페라 전문 오케스트라다. 해외 유학파와 경험과 역량을 갖춘 젊은 단원들은 폭넓은 오페라 레퍼토리로 전문성을 인정 받고 있다. 이들은 대구 외에도 광주시를 비롯한 타 시도 초청공연만도 연 10여회에 달하고 해외 초청공연도 나선다.
또 하나, 대구시가 예술인 일자리 창출사업으로 시범적으로 시작한 사회적 기업이다. 출범 초기 5년 지원을 졸업하고 순수 공연 수입만으로 46명의 단원들이 살아가고 있다. 오페라 연주뿐 아니라 문화 소외계층에게 문화서비스, 클래식 대중화를 위한 탱고· 발레·왈츠 등 다양한 클래식을 대구시민들에게 선사한다.
연륜도 짧다. 대구 오페라 하우스 출범 이듬해(2004년)시작해 2011년 지금의 이름으로 재창단 했다.
어디서부터 어긋난 것일까.
부러움과 부끄러움이 교차하는 쓸쓸한 밤이었다.
50년 역사의 시립예술단을 다시 생각한다.
광주시는 8개에 달하는, 전국 최다 시립예술단을 보유하고 있다. 역사도 만만찮다. 시립교향악단은 부산(1962년), 인천(1966년)과 비슷한 시기(1969년)에 창단했다. 경제나 인구 등에서 이들 도시에 비할바가 안되는 규모를 생각하면 광주시민들의 예술에 대한 열정이 아름다웠던 것은 분명하다.
반면 광주시민들에게 재야의 밤을 선사했던 디오 오케스트라를 키워낸 대구시는 80년대(81년 무용단)에야 시립예술단이 출범했다. 그것도 2019년 현재 단 4개에 불과하다.
광주에서 디오를 만날 수 없는 이유는 어디에서 연원하는가.
예술인들은 도시를 떠나지 않고도 이곳 광주에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가능한가. 국외는 고사하고 국내라도 초청 받아 예술만으로 살아갈 수 있을 정도의 역량을 갖춘 예술단이 있는가.
질문을 바꿔보자. 광주는 예술인들이 살기 어렵고 예술단체의 역량이 이처럼 뒤처지는 듯 비춰도 아무 문제가 안되는 도시인가.
예술인들이 살 수 없는 도시라면 죽은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년 벽두의 시비가 아니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도시들이 이를 반증한다. 뉴욕의 예술인, 베를린, 런던, 파리의 예술인들을 상상해보라.
대구시가 그 꿈을 만들어가고 있는 듯 하다.
디오가 이처럼 자리를 잡아가는데는 대구시의 정책적 의지와 비전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전언이다.
지나온 길을 탓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민선7기는 문화경제부시장을 도입할 정도로 광주의 문화예술에 대한 애정과 의지를 명시적으로 드러냈다.
허나 그 선언이 ‘문화경제’ 인지 ‘문화’와 ‘경제’인지 헛갈려서는 안된다.
문화를 통한 경제활성화, 문화경제는 도시를 풍요롭게 하고 지속가능성을 담보한다는 점에서 광주의 미래이자 자산일 수 밖에 없다.
예술정책에 대한 광주시의 비전과 열정을 기대한다.
아트플러스 편집장 겸 문화체육부장
- [무등칼럼] 22대 국회의원 생존법 제22대 국회의원 300명이 뽑혔다. 선거가 축제라고 하나, 혐오, 증오의 언어들만 날뛰면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정치권력이 교체됐다. 헌법기관으로서 법을 만들고 정부 예산안 심의, 국정조사 등 이들의 역할은 막중하고 막강하다. 184개에 달하는 특권도 싫든 좋든 갖는다.22대 총선 키워드는 심판, 복수였다. 민생 정책이나 화두는 없고 오로지 정권심판, 이재명 조국심판, 윤석열 탄핵, 텃밭 독점 심판 등등, 심판으로 시작해 심판으로 끝났다. 투표가 민주적 절차에 의한 공인된 심판답게 유권자의 욕구에 부응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야권은 192석이라는 거대한 집을 지었다.광주전남은 21대에 이어 이번에도 파란색, 특히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채워져 정권 심판에 힘을 실어주었다. 윤석열 정부의 불통과 오만, 국민 눈높이와 동떨어진 정의와 공정, 비상식적 국정 운영은 무서운 민심의 칼날로 비토당했다.지난 2년전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지지를 보내준 지역민들도 신임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 선거때마다 욕하면서 찍었고, 비명횡사, 친명횡재 공천으로 불편함을 갖고 있던 지역민들도 정권 심판의 창구로서 민주당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선거는 민의를 반영했지만, 지역 사회에 숙제를 던졌다.오직 이재명만 외친 후보자들22대 총선에서 광주전남은 민주당의 비주류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민주당의 심장부라고 자처함에도 선출직 지도부 한 명 만들어내지 못하는 모래알처럼 존재감이 없다. 서로 견제를 하다보니 텃밭의 영향력 훼손을 자초했고, 중앙당도 눈치볼 것도 없이 광주전남을 주머니 속의 공깃돌처럼 취급했다. 자업자득이다. 총선 과정에서도 대한민국의 중요한 정치적 자산인 김대중 정신은 없고, 지역발전에 대한 정책은 대충 때웠다. 오직 정권심판만 외쳤다. 이재명 대표와 친하고 대여 투쟁의 전사임을 선전하는 목소리만이 춤췄다. 광주전남은 민도가 높고 민주화도시라고 미사여구로 포장하면서도 갈길 바쁜 5·18 전국화를 발목잡는 5·18 진상조사위원회 보고서에 대한 언급 한마디 없는 것에서 진정성을 의심받는다. 이들은 분명한 정치철학보다 민주당의 새 권력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눈치빠르게 민심의 니즈에 코드를 맞춘, 그 이상도 아니다.지역 내부 부조화에 문제 의식을 느껴도 지배적 인식과 다른 말을 하기 싫어하는 지역공동체 기류와 무관치 않다.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자기 정당화 명분을 찾는다. 조국혁신당이 광주전남의 전폭적으로 창당 한 달 만에 당당히 제3당으로 자리잡은 것은 이를 반증해준다.광주전남 지역민들은 단호했다. 아니, 독했다. 오만과 불통의 윤석열 정부 심판이라는 목표앞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에 몰빵했다. 정권심판론의 쓰나미에 인물론, 제3세력, 균형과 견제 등 다른 선택지의 고민은 없었다.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대선에서 실패하고 대구에 내려갔을 때 받아준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그 결과 대구는 국비 반영 상승률이 최고이다. 물론 윤석열 정부의 정치적 기반이긴 해도, 국비 지원사업에 대한 경륜 등의 정무적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는 지역민의 정치적 스탠스는 주목할만하다. 그러면서 우리 내부에서는 '인물을 키우지 못한다'는 말이 빠지지 않는다. 광주전남 국회의원 18명 중 11명이 초선이어서 중앙 무대에서 말발이 먹히겠느냐식의 걱정이자 푸념이다.광주전남은 문재인 정부 당시 치러진 총선에서 선택한 안철수 국민의당 실험에 실패후 민주당 쏠림이 심해진 것은 분명하다. 이러니 현역 교체 욕구가 높은 지역 정치적 성향에서 4년후에도 만약의 바꿔 요구를 벗어날 당선인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참, 가혹한 설정이다. 그렇지만 숨길수 없는 지역 기류는 명심해야할 대목이다.거야의 몸집으로 구성될 22대 국회는 무산된 특검법이 재추진될 것이다. 정권 심판을 내걸고 당선됐으니 지역민의 요구에도 부응해야 한다. 한편으론 싸움판의 전사로만 동원돼 아무런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할까 우려스럽다. 전투력만이 아닌 전문가로서 실력을 보여주길 바라는 지역민의 기대감과는 동떨어질 수 있다.전투력과 전문성 보여야무엇보다 텃밭에 맞는 정치력 복원이 중요하다. 국회의원 18명 모두가 하나돼 광주전남의 목소리를 찾는 것이 지상과제이다. 벌써 2년후 지방선거에 눈독을 두고 있겠지만, 서로 견제만 하단 방안퉁수, 따로국밥 신세를 면치못한다. 또한 정국 이슈를 주도할 전문 영역의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내공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본인의 실력이 안되면 지역내 문제의식과 또 정책적 혜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발언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해야한다. 총선 투표 인증한다고 대파들고 사진찍는 것처럼 자기편들만 어울리는 이벤트성 정치에 매몰되지 않아야 함도 당연하다.대한민국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지방소멸, 수도권 집중화시대에서 지방이 살아갈 길에 대한 해법 모색에 집중해주기 바란다. 그러기에 묻는다. 광주군공항 이전 어떻게 할 것인가? 4년 동안 서로 눈치만 보다 예정된 미래를 보낼 것인가. 22대 국회에 입성하는 광주전남 국회의원들이 지역 현안 1호 정책 과제로서 머리를 맞대고 풀어내야 한다. 이것이 지역민이 바라는 진정한 국회의원의 역할이다. 연말에 '특별교부세 얼마 받았네' 플래카드로 단체장과 신경전을 벌이는 쪼잔한 장면은 보고 싶지 않다.지역민들과의 스킨십과 소통은 당연히 선출해준 유권자에 대한 도리이다. '4일은 국회, 3일은 귀향', 국회의원의 자기 만족적 홍보 활동을 꼬치꼬치 알고 싶은 지역민은 없다. 유권자의 저울에 합당한 자만이 4년후에도 살아남는 점만 기억했으면 한다. 당선된 지 1주일밖에 안됐는데, 벌써 당선인의 고개가 치켜들여졌다. 1,460일, 초심을 잃지말았으면 한다.이용규 신문제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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