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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의 이익보다 더 크게 멀리 보고 가자
입력 2019.01.01. 17:18 수정 2019.02.06. 15:51 댓글 1개굵직한 현안마다 엇박자…시·도민들 우려의 시선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는 동반자적 관계로 윈-윈
물 들어올때 노 젖도록 머리 맞대고 미래로 나가야
‘빨리 가려면 혼자 가라. 그러나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홀로 있는 나무는 숲을 이루지 못한다(獨木不成林)’는 옛말도 있다.
지구의 모든 생명체는 서로가 상생(相生)의 관계 속에서 존재 의미가 빛난다는 뜻을 강조하고 있다. 특정 개인이나 단체의 성공도 중요하지만,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 더 크고 더 길게 볼 때 서로에게 도움이 되거나 큰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상생은 서로 윈윈(win-win)하는 관계다.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서로 주고 받으며 도와가면서 살아가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관계’를 뜻한다. 인류가 지향하는 가치는 상생적인 삶이다.
상생은 어렵고 복잡한 과정이 아니다. 개인과 개인이, 남자와 여자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농촌과 도시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대형마트와 재래시장이, 본사와 가맹점이, 사용자와 노동자가, 여당과 야당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광역단체와 기초단체가 대립과 갈등이 아닌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협력하는 동반자적 모습이 상생일 것이다. ‘더불어 잘 사는 세상’에서는 상생보다 더 큰 가치는 없다.
세상을 살다보면 경쟁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서로 협력해 모두가 잘 될 수 있는 방안이 눈 앞에 보이는데도, 서로의 자원과 역량을 헛되이 소모하는 과도한 경쟁으로 번져 불필요한 갈등을 빚은 경우가 종종 있다. 하찮은 데서 비롯된 불필요한 경쟁이 더 넓은 분야에서의 협력과 상생의 길목을 막는 안타까운 사례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지리적, 역사적, 정치적으로 천년의 역사를 함께한 광주와 전남은 한 뿌리이고, 공동운명체임에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도간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하다.
광주 군 공항 이전문제를 비롯해 한전공대 설립 부지 선정, 빛가람혁신도시 공동발전기금 문제, 나주 SRF(생활쓰레기 고형폐기물 연료)열병합발전소 갈등, 나주 시내버스 광주 시내권 정류장 정차 문제, 광주 자치구간 경계조정 등 지역의 굵직한 현안마다 상생 보다는 갈등과 대립이 표출되면서 ‘엇박자’를 내고 있어 시·도민들의 걱정과 우려가 크다.
늘 한 뿌리라고 말을 하면서도, 행정적으로 몸과 마음의 경계가 나뉜지 어느덧 3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쉽게 상생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추진되고 있는 현안마다 이견을 보이고 있어 지역민들의 아쉬움이 크다. 현 정부의 ‘친호남 정책’이라는 든든한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시·도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서 제시해야 할 미래 비전과 대형 프로젝트 발굴에는 언감생심이다.
우리끼리 힘을 낭비해 정작 힘을 모으고 써야 할 때에서는 맥을 못추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게 나오는 대목이다. 이러는 사이,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을 넘어 이제는 인구와 예산 정책에서 지역간 불균형도 심해지고 있다. 광주 150만명, 전남 190만명의 인구와 비교할 때 이미 부산은 350만명에 대구는 250만명, 인천은 300만명을 웃돌고 있으며 경남은 340만명, 경북은 270만명, 충남 210만명으로 격차를 실감나게 한다.
이에 따라 광주와 전남이 더 늦기 전에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공동의 이익, 즉 상생의 주춧돌을 하루빨리 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과거 광주시와 전남도가 통 큰 합의를 통해 전국 첫 공동혁신도시를 조성해 경쟁력을 발휘했던 좋은 사례와 민선 7기 들어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 이전 합의를 곱씹으면서 상생과 협력으로 서로가 ‘윈-윈’할 수 있도록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전략적 판단이 절실하다. 공동 현안들에 대해 상생을 앞세운다면 수많은 협력사례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전라도 정도 천년’에 이어 2019년은 ‘전라도의 새로운 천년’을 시작하는 만큼 광주와 전남의 미래 청사진을 놓고 서로가 정책을 경쟁하면서도 필요할 경우에는 대승적인 상호협력을 통한 ‘상생의 길’을 함께 걸어가야 한다.
본보는 올해 광주와 전남이 상생 협력의 물꼬를 트고, 큰 그림을 그려나갈 수 있도록 상생의 방향과 대안을 제시하는 연중기획 시리즈를 시작하고자 한다.
서로의 이익만을 챙기려는 갈등과 대립보다는 지역발전에는 ‘나와 너가 따로 없다’는 가치관으로 지혜를 모아 미래비전을 공유하고, 그 해법을 함께 찾는데 앞장서고자 한다.
정책 현안의 해결은 행정기관만의 문제가 아닌 시·도민의 생활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전시행정이나 정치적 논리를 과감히 배제하고 상생과 지역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혜안을 찾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상생의 혜택과 결과는 그대로 지역민들에게 반영되거나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박성수 광주전남연구원장은 “상생 협력의 출발점은 기득권을 내려 놓는 일부터 시작한다. 무엇보다도 역지사지의 정신이 필요하다”며 “그러러면 열린 마음으로 신뢰영역을 확대해가야 하고 상호간 정보, 경험을 공유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전폭적인 참여가 요구된다”고 제안했다.
류성훈기자 rsh@srb.co.kr
- 나흘째 이어진 사직 행렬···병원장이 교수 직접 설득하기도 정부의 2천명 의대 증원에 반발해 의료계와 정부의 대치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28일 광주 동구 학동 전남대병원에서 한 환자가 진료접수창구 앞을 지나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과 전공의 처벌이 임박하자 의정 갈등 전면에 나선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광주에서는 대학병원에서 전공의 빈 자리를 한 달 넘게 메우던 교수들이 무더기로 사직 의사를 표하자 병원장이 직접 '교수 달래기'에 나섰다.28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전남대·조선대 의대 교수들은 지난 25일부터 각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에 제출하고 있다.전남대 의대 교수 비대위에 이날 현재까지 사직서를 낸 교수는 총 283명 중 92명이다. 조선대 의대 교수는 총 161명 중 46명이 비대위에 사직서를 건넸다.두 비대위는 사직서를 취합해 조만간 학교 측에 일괄 제출할 계획이다.교수들은 사직서 수리 시까지 주 52시간 이내로 외래·수술·입원 진료를 하는 준법 투쟁을 검토하고 있다.대학병원은 교수들의 근무 시간 단축을 우려하고 있다.공공보건의와 군의관이 의료 현장에 투입되고 있지만, 각 진료과를 진두지휘하는 건 교수(전문의)이기 때문이다.전남대·조선대병원은 환자가 급감한 병동을 통폐합하며 의료진의 피로도를 줄이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이미 한 달 넘게 이어진 과중한 업무로 인해 피로감을 호소하는 교수들의 향후 집단행동에 병원 측이 예의주시하는 이유다.상황이 악화일로에 치닫자 전남대병원장은 교수 달래기에 나섰다.정신 전남대병원장은 이날 오전 본·분원 소속 350명 임상교수 이상 교수들에게 개별 문자를 보내 필수진료 유지를 호소했다.정 원장은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한 현 상황에서 진료 기능 축소로 교수들의 피로도가 누적되고, 의대 비대위 결정으로 일부 과에서 외래, 응급 진료범위에 대해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힘든 상황이지만 우리 병원은 광주·전남 환자들의 최후 보루다.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 진료를 최우선으로 염두해 두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했다.그러면서 "불가피하게 과의 상황으로 진료 기능을 축소하고자 한다면, 미리 진료처와 협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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