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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고척돔…주차난 등 해결문제 산적

입력 2015.09.15. 18:39 댓글 0개

국내 최초의 돔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이 첫 선을 보였다. 상징성과 세련된 외관에도 불구하고 잡음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동 고척 스카이돔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완공을 선포했다.

2009년 2월 첫 삽을 뜬 이후 총 사업비 1948억원을 투입해 7년 만에 완공한 대규모 건축사업이다.

서울시는 "1965년 미국 휴스턴의 애스트로 돔, 1988년 일본의 도쿄돔에 이어 한국에도 드디어 첫 돔구장이 생겼다"며 완공을 자축했다.

베일을 벗은 돔구장은 다양한 고심의 흔적이 반영된 듯 했다.

좁은 부지에 야구장을 집어넣게 되면서 불펜은 더그아웃 지하에 자리잡았다. 대신 넓고 독립적인 공간으로 꾸렸다.

경기장 외부 공간이 부족해 인파가 몰릴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분산책을 제시했다.

시공사 현대산업개발 이영록 현장소장은 "부지 특성상 1, 3루 측 관중석이 없다. 만원 관중시 외야로 5000여명, 내야로 1만3000여명을 분산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경기장에는 내·외야의 연결 공간 관중석 대신 폭 3m 이상의 연결 통로가 자리잡고 있다.

도심 지역 입지 특성상 지붕을 테프론 차단막을 포함한 3중막으로 설치해 소음 문제에 크게 신경을 썼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던 교통문제에 대해서는 뚜렷한 해결책이 없이 문을 열었다.

고척돔의 주차공간은 492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운영 측과 방송·언론 차량 등을 제외하면 일반인이 사용 가능한 공간은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묘수를 발휘해 주차 공간을 확보해도 주변 통행량이 문제다. 고척돔 인근 도로는 교통량이 적은 오후에도 시속 30㎞ 내외의 속도밖에 유지하지 못했다.

고인석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도심지에서 승용차로 접근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 도쿄돔은 관중 1인당 주차공간이 0.014대에 불과하다. 고척은 0.022대로 오히려 더 많다"고 주장했다.

고 본부장은 "대중교통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지하철 1호선 구일역과의 이동 통로를 개선할 예정이고 경인국도의 중앙버스차로도 있어 조건이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현재 전용 통로가 없는 상황에서 구일역과 고척돔 간의 이동 시간은 빠른 걸음으로 10분 남짓이다. 내년 2월말 직행 통로가 완성되면 5분까지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고척돔에 입주할 것이 유력한 넥센 히어로즈는 난색을 표했다.

내년부터 서울시와 대한야구협회의 협약에 따라 목동구장은 아마추어 야구 전용구장으로 사용된다. 손익계산서가 제대로 서지 않은 상황에서 새 구장으로 떠밀려가야 하는 넥센은 답답하기만 하다.

넥센 구단 관계자는 주차장 문제에 대해 "최근 야구는 가족 단위 관중이 주를 이룬다. 주차공간이 확보되지 않으면 흥행에 빨간 불이 켜질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거기에 고척돔은 목동구장(1만2500석)에 비해 좌석이 많은 편이지만 총 1만8076석 중 외야석 비중이 5314석이다. 넥센은 고척돔으로 이동을 해도 수익 증대를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넥센 측은 "전광판 등 시설에 대한 불만도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비용이다"고 못박았다.

넥센이 목동구장을 사용하면서 서울시에 납부하는 비용은 연간 40억원이다. 규모가 큰 신축구장을 사용하면 비용도 늘어날 것이 당연하다.

고척돔의 유지비용은 연간 8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마저도 국내 최초 돔구장이기 때문에 얼마가 들지 불확실하다.

비용이 어느 정도 증가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넥센은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서울시에 경기장 운영권과 광고권을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광고권만 2017년까지 넥센에 지급한다는 입장이고 협상은 답보상태다.

당장 고척돔은 다음달 10일 아이돌 그룹 '엑소(EXO)'의 콘서트로 대중에 첫 선을 보인다.

전용 통로가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 안전 문제부터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현재 구일역 1호선 하행선 승강장과 출입구 사이의 연결 통로는 협소한 계단 한 곳밖에 없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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