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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2심 첫 출석…"위력 존재했더라도 간음 수단 아냐"
입력 2018.12.21. 11:04 수정 2018.12.21. 11:09 댓글 0개'페미니스트' 문구 등 여성 방청객 몰려
피해자 김지은 등 증인신문 비공개 진행
【서울=뉴시스】박은비 기자 = 자신의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53) 전 충남도지사가 항소심 법정에 처음 출석했다.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판사 홍동기)는 21일 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 처음 나온 안 전 지사는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서있다가 진술거부권을 고지하는 재판장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안 전 지사는 재판장이 직업을 묻자 "현재 무직"이라고 답했다. '1심 때와 달리 주거지가 바뀌었는지' 묻는 질문에는 가족 주소지와 자신이 현재 거주하는 곳이 다르다며 양평 친구집에 머물고 있다고 답했다.
이외에 항소이유나 혐의 인정 여부 등에 대해서는 직접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안 전 지사는 이날 법원에 출석하면서 만난 취재진에게 "죄송하다.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드루킹 댓글 조작 의혹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같은 날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게 된 심경이 어떤지' 질문에도 "미안하다"고 짧게 답했다.
대신 안 전 지사 측 변호인은 "원심에서 위력이 존재했다고 판단함에 있어 위력은 피해자가 도지사 수행비서로 수직적 관계, 권력적 관계가 존재했다는 것 뿐"이라며 "그게 존재했을지 몰라도 간음이나 추행의 수단이 된 것은 아니란 것이므로 매우 타당한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쟁점은 결국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인데 원심은 신빙성이 없다고 봤고 정당한 판단"이라며 "이 사건 파장이 크다고 해서 범죄 성립 따짐에 있어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있는지,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는지를 엄격하게 판단 하지 않아도 되는게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검찰은 이날 다시 한 번 "이 사건의 본질은 권력형 성폭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이 사건 본질을 제대로 판단 못하고 실체적 진실에 접근 못했다"며 "물적 증거, 피해자 진술 등의 신빙성을 이유 없이 배척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법정에는 여성 방청객이 상당수였다. '페미니스트'라고 써진 옷을 입고 안 전 지사 재판을 지켜보는 방청객도 있었다. 하지만 재판 시작 20여분 만에 비공개로 전환돼 사건관계자만 남고 대부분 퇴정했다.
앞서 재판부는 사생활 보호를 위해 이날 예정된 피해자 김지은씨 등 증인신문을 비공개로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해외 출장지인 러시아, 스위스, 서울 등에서 전 수행비서 김씨에게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 강제추행 5회 등을 저지른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앞서 1심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이유 등으로 안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silverl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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