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사설>어이없는 입시행정 실수로 상처 덧낸 조선대

입력 2018.12.14. 18:17 수정 2018.12.14. 18:25 댓글 0개
사설 현안이슈에 대한 논평

교육부 대학 역량 평가 탈락으로 거센 후폭풍을 겪고 있는 조선대가 이번에는 수시 모집 합격자와 불합격자를 뒤바꾸는 어이없는 사태를 야기했다. 조선대 2019학년도 수시 모집 합격자 발표에서 합격자와 불합격자 78명이 뒤바뀌는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조선대의 황당한 실수는 체육대학 공연예술 무용과, 미술대학 디자인과 등 을 지원한 학생들로 오전엔 축하, 오후엔 불합격 통보를 받는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고 말았다.

이번 사태는 학교 내 조직간 내홍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일이어서 조선대 위상을 실추시키는 또 다른 낙인이 되었다. 학교측은 입학사정팀의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수십년 전통의 대학에서 결코 일어날 일이 아니었다. 학사 행정의 난맥에다 보안에도 심각한 구멍이 뚫린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그렇지 않아도 교육부 대학 역량 평가에서 자율개선대학에 포함되지 못해 심각한 내분을 겪고 있는 터다. 이사회가 최근 강동완 총장을 직위해제 조치하고 강 총장은 이에 맞서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등 좀처럼 후폭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런 과정에 터진 이번 사태는 조직간 대화와 소통단절이 부른 조직적 실수는 아닌지 걱정된다. 문제는 학교측의 실수가 이번뿐이 아니라는 것이다. 교육부 대학 역량 평가에서도 입력 실수로 배점에서 불이익을 당한 것이 지난 6월이다. 그런 치명적 실수가 채 잊혀지기도 전에 입시행정 실수까지 겹쳤으니 주인 없는 대학의 기강 해이로 비쳐 질수 밖에 없다.

우리는 지역 최대 사학 조선대가 어려움을 딛고 굳건히 서기를 기대한다. 비록 자율개선 대학에서 탈락했어도 이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기를 바랐다. 전국 최초의 민립대학 위상에 맞는 학교 발전 계기를 만들어가가기를 소망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같은 돌이킬 수 없는 실수의 되풀이는 조직에 총체적인 문제가 생겼음을 드러내는 단적인 방증이다. 합격자와 불합격자가 바뀐 사태를 입학 사정관팀의 단순한 실수로 치부할 게 아니다. 심각한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한가지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는 법이다. 주인 없는 집단의 오합지졸 내지는 교수와 교직원 천국이라는 말이 나오는 건 신상필벌이 불명확하기 때문에 얻은 오명이 아닐 수 없다. 조선대의 앞날을 위해서도 치명적 실수 반복은 곤란하다. 입학 행정은 공정과 신뢰가 생명이다. 그 어떤 말로도 허술한 입학관리는 변명이 되지 않는다. 이번 사태의 책임자를 가려내 명확한 책임을 묻는 한편, 조직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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