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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의 입시사고' 세번의 기회 놓친 조선대

입력 2018.12.14. 16:24 수정 2019.01.14. 16:23 댓글 0개
프로그램 설계 당시부터 잘못된 정보 입력돼
시연·최종 합격자 전수조사서도 오류 못찾아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조선대학교가 수시모집 합격자를 발표한 뒤 수시간만에 정정해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최종 불합격 처리된 78명의 학생들은 학교 측에 강력 항의하고 있다. 조선대 홈페이지에 게시된 '2019학년도 수시합격 자료'. 2018.12.13. (사진=조선대 홈페이지 캡처).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맹대환 기자 = 조선대학교에서 수시전형 합격자 78명의 운명이 뒤바뀌는 '악몽같은' 입시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대학 측이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세 번이나 놓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조선대에 따르면 합격자가 뒤바뀐 이번 사고는 입시 전산 프로그램 오류로 밝혀졌다.

실기전형을 실시하는 학과 중 일부 전형별 응시자들이 최종 점수와 상관없이 합격자로 등록되도록 프로그램이 설계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대 대학입시 프로그램은 입학처의 주문으로 대학 내 정보전산원에서 설계한다.

설계에는 지난 8월 입학처 직원과 정보전산원 관계자가 함께 참여했으며 학과별로 총 9가지 전형의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애초 잘못 입력된 정보로 프로그램이 설계됐는 데도 그 누구도 문제점을 인지하지 못했다.

이후 조선대는 설계가 끝난 입시 프로그램으로 시연 과정을 거쳤으나 이 때도 오류를 발견하지 못했다.

수시전형 과정을 모두 마치고 내신과 실기시험 점수에 따른 데이터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 뒤 전수조사까지 거쳤으나 끝내 '시한폭탄'을 멈추지는 못했다.

세 번의 기회를 모두 놓친 것을 모른 채 지난 13일 오전 10시 조선대 수시전형 합격자 3519명은 그대로 공개됐다.

수험생들의 기쁨과 좌절이 교차하고 잠시 뒤 이날 오후 1시30여 분부터 낙방한 수험생들의 문의전화가 대학 측에 잇따랐다.

자신이 합격자보다 점수가 높은 데도 불합격해 이상하다는 것이다.

곧바로 전산오류를 확인한 조선대는 78명의 합격자를 불합격 처리하고 원래 합격자로 정정 발표했다.

불과 20~30여 분만에 확인할 수 있었던 전산오류를 세 번이나 기회를 놓쳤던 결과는 후폭풍이 컸다.

천당과 지옥을 오간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법적 대응까지 예고하며 반발하고 있다.

조선대 관계자는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눈에 뭐가 씌웠나 보다. 입학전형이 복잡하다보니 프로그램을 설계하면서 오류가 발생한 것 같다"고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오늘 오전 총장 직무대리 주재로 긴급회의를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며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잘못된 부분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등 혼란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mdhnew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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