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김앤장' 이긴 22명의 변호사들

입력 2018.12.14. 15:42 수정 2018.12.14. 20:57 댓글 3개
근로정신대 시민모임, 민변 광주전남지부에 감사패
2009년부터 올해 미쓰비시 재판 승리까지 함께 해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대법원 승소 시민보고대회'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는 강제징용 피해자들과 기부금을 전달한 학생들 모습. 사진 뉴시스 제공

꽃다운 시절을 일제 강제노역으로 점철당한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들의 대법원 승소를 이끈 주역들에게 감사의 마음이 전달됐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14일 오후 7시 동명동 한 카페에서 근로정신대 강제 징용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변론에 나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이하 민변 광주전남지부)’의 변호사 22명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미쓰비시와의 대법원 재판에서 승리하기까지 민변 광주전남지부는 2009년부터 피해 할머니들에게 손길을 내밀었다.

2008년 11월 일본 최고재판소 재판에서 패소한 후 2009년 10월부터 광주시청 맞은편 미쓰비시 자동차 전시장 앞에서 시작된 배상 촉구 집회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온 것도 민변 광주전남지부 변호사들이었다.

당시 민변 광주전남지부장이던 이상갑 변호사는 2010년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와 함께 미쓰비시 중공업 본사가 있는 도쿄에서 직접 삼보일배 시위에 참여했다.

이후 16차례에 걸쳐 진행된 미쓰비시와의 협상에도 바쁜 시간을 쪼개 참여했다.

그런 만큼 이날 이상갑 변호사의 감회는 남달랐다.

이 변호사는 “지금까지 보내온 시간을 생각하니 이게 꿈인지 싶다. 재판은 다행히 일본 기업들의 책임이 있다고 결론이 나서 다행이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며 “이제 배상을 하지 마라고 버티는 일본 정부와의 싸움이다. 우리 정부의 노력도 절실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2013년 11월 1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승소를 이끌어냈고 미쓰비시측의 항소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5년 6월 24일 광주고등법원에 이어 최근 대법원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당시 미쓰비시와 신일철주금의 변호를 맡았던 법무법인은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이었다.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을 이긴 변호사들은 미쓰비시가 피해 할머니들에 진정한 사죄를 할 때까지 변론을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이국언 근로정신대 시민모임 공동대표는 “우리 힘만으로 도저히 할 수 없던 어려운 일을 도와준 변호사들에 감사할 따름이다”며 “고향에서조차 피해를 감춰야 했던 할머니들의 명예 회복이 비로소 이뤄졌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병석에 누워있는 근로정신대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 역시 “바쁜 변호사들이 우리를 위해 도와주니 한없이 고맙다”며 “몸이 아프다고 하면 변호사들이 문병도 올 정도로 열성적으로 우리를 도왔다. 꼭 건강해져 일본 정부의 사죄를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감사패 전달에 앞서 이날 오후 2시 광주지법 항소부에서 김영옥 할머니와 유족 등이 미쓰비시를 상대로 제기한 3차 손해배상 소송이 열렸다.
서충섭기자 zorba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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