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보이스피싱, 광주시민은 괴롭다

입력 2018.12.13. 16:20 수정 2018.12.13. 16:22 댓글 0개
도철원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취재1본부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보고, 한번쯤은 받아봤을 ‘보이스피싱’전화 하나가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보이스피싱 사기 하나가 이토록 많은 이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린 일이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파장이 큰 사건이 우리 지역에서 일어나고 말았다.

‘전·현직 영부인’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에 속아 현직 시장이 4억5천만원을 송금했던 ‘윤장현 전 광주시장 사건’이 바로 그 주인공.

아직까지 명확한 결론은 안난 상태지만 확실한 팩트는 ‘현직 시장이 보이스피싱 사기범에게 4차례에 걸쳐 4억5천만원을 보내고, 280차례에 걸쳐 연락을 했다’는 것이다.

윤 전 시장이 순진해서든,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어서 속는 척하고 돈을 보냈든 사건의 바탕이 되는 사실은 변하질 않는다.

또 한동안 실체가 없이 소문으로만 나돌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혼외자’마저 이번 사기에 등장하는 등 일반인으로서는 쉽게 믿기 힘든 일이 우리 주변에서, 그것도 광주시의 가장 중심인 행정기관 내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한동안 잊을 수 없을만큼 충격적일 수 밖에 없다.

주변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우리가 뽑은 시장이 그런 일을 당하다니 부끄럽다,자괴감이 든다’고 하는 것을 볼때마다 보이스피싱이 이리도 무섭고, 괴로울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또 사건과 관련된 온라인 댓글 중 ‘그럴 줄 알았다’‘또 광주냐’등 비하하고 비아냥대는 글들을 볼때마다 화가 날 정도다.

최근 보이스피싱 발생현황을 보면 우리가 흔히 보이스피싱의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부모님 세대’가 아닌 40~50대, 그리고 30~40대가 ‘주피해자’였다.

‘나는 안당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한층 진일보한 사기범들의 목소리에 속아, 돈을 보내고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하는 일을 만든다.

이번 사건을 보면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어릴적부터 들어왔던 고전적인 표어가 다시 생각날 뿐이다.

‘내가 잘 아는 목소리인데…’‘어 그사람이 맞는데…’ 라는 생각만으로 믿고 돈을 보내봐야 돌아오는 것은 후회 뿐이다.

한번만 더 확인절차를 거쳤더라면 지금의 화제가 된 사건도 일종의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을 일이다.

본인 뿐만 아니라 수많은 이들을 충격에 빠트리는 일이 없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다들 잊지 말고 ‘꺼진 불도 다시 한번 보자’는 마음으로 조금이라도 이상한 전화를 받게 되면 꼭 확인을 해보자. 반드시.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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