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생명 과학의 딜레마를 푼다

입력 2018.12.13. 16:03 수정 2018.12.13. 16:09 댓글 0개
생명을 만들어도 괜찮을까/조해선 옮김/갈마바람/1만4천원

사람이 인위적으로 ‘사람의 생명’을 개조해도 괜찮을까?

생명과학의 발전은 어디로 향하는가?

줄기세포, 유전자 가위, 게놈 프로젝트…. 생명과학의 눈부신 발전을 상징하는 이런 말들을 들으면 ‘이제 인류가 모든 난치병에서 자유로워질 날이 멀지 않았구나’라는 벅찬 희망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과연 그렇게까지 해도 괜찮을까’라는 위태로움을 느끼는 묘한 딜레마에 빠진다.

최근 중국에서 세계 최초로 ‘유전자 편집’을 거친 아이를 출산하는데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중국에서 시도된 일종의 ‘맞춤 아기(designer baby)’ 탄생에 대해 세계 각국은 중국이 생명과학에 대한 국제 합의를 깼다며 비난했다. 하지만 우리가 기후변화 협약의 경우에서 보았듯 자본주의 시장경제 논리 앞에서 어떤 윤리·정치적 합의도 맥을 못추는데 과연 생명과학에 대한 국제 합의인들 온전하게 유지될 수 있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생명을 만들어도 괜찮을까’는 생명과학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미래를 살아갈 우리들에게 함께 고민해보아야 할 생명윤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에서 저자는 생명과학의 현재와 그 가능성을 살핀다.

배아 줄기세포(ES 세포), 유도 만능 줄기세포(iPS 세포), 출생 전 진단, 선택 임신, 유전자 조작 등 일반인들이 막연히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정확한 내용을 잘 모르고 있는 생명과학을 쉬운 말로 설명해 독자들이 생명과학의 현재와 그 미래 가능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일본의 소설 ‘나라야마 부시코’,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 ‘멋진 신세계’, 미국 대통령 생명윤리위원회의 ‘치료를 넘어서’ 보고서, 마이클 샌델 교수의 물음 등을 통해 생명윤리와 종교·문화의 상관관계를 자세히 들여다본다.

그러면서 이제까지 서구 사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생명윤리의 논점에서 벗어나 생명을 바라보는 ‘문화의 차이’를 인식하고 서로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 좀 더 깊은 차원의 생명윤리에 대한 논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촉구한다.

그렇게 해서 ‘생명을 만들어도 괜찮을까’라는 물음에 대한 인류 공통의 가치에 기초한 답을 찾았을 때, 비로소 생명과학의 발전은 우리 인간이 더 나은 존재방식으로 나아가도록 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한다. 김옥경기자 okkim@srb.co.kr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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