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민간공원 2단계 엉터리 평가 사실로 확인

입력 2018.12.13. 14:48 수정 2018.12.13. 17:20 댓글 1개
국토부 가이드라인 어기고 평가결과 유출
청탁 의혹 등은 수사의뢰 사업 지연 우려
광주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재논의키로
정종제 광주시 행정부시장이 13일 오후 시청 브리핑실에서 민간공원조성 2단계 사업 특정감사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광주시가 민간(도시)공원특례 2단계 사업을 추진하면서 국토교통부 가이드라인을 어기고 불공정한 방법으로 엉터리 평가를 해 공정성과 신뢰성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사실로 드러났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 공고전에 제안서 평가점수가 사전에 유출된 사실도 확인됐다.

광주시는 시 감사위원회 감사결과 민간공원 2단계 특례사업 추진과정 전반에 문제점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난 만큼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을 다시 하기로 했다.

광주시 감사위원회는 13일 오후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진행해온 민간공원 특례 2단계 사업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윤영렬 시 감사위원장은 “특정감사 결과 광주시가 제안서 모집 공고를 하면서 토지가격은 국토부 가이드라인인 ‘공시지가’ 방법으로 산정해야 함에도 제안사별 ‘감정평가’로 산정토록 해 부당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2단계 특례사업 대상인 광주 중앙공원 전경. 광주시 제공

이는 본보가 10월31일자에 지적했던 내용으로, 당시 2단계 사업에 제안서를 접수한 A업체 관계자는 “애초에는 기준시가로 했다가 갑자기 감정평가로 바뀌면서 평가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본보의 지적에 대해 당시 광주시 관계자는 “애초 공모제안 지침에 공시지가로 나가게 된 것은 행정상의 실수여서 바로 잡았고, 감정평가가 좀 더 정확한 토지가격을 평가할 수 있어 이를 선택했다”며 “오히려 시민심사단 배점을 높이고 배점간격을 늘리는 등의 방식으로 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시 감사결과 토지가격을 개별 ‘감정평가’ 방법으로 산정토록 하면서 토지가격이 제각각 인데다 가격을 높게 산정한 제안서가 높은 점수를 받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또 제안서 평가를 하면서 금융이자나 관리비, 기타비용 등을 공원시설비에 포함해 부적정하게 비용을 산출하거나 학술용역으로 토지가격을 산정한 제안서도 그대로 인정해 평가한 사실도 시 감사에서 확인됐다.

이 외에도 지역업체 가점을 누락한 채 평가하거나 업체명이 그대로 드러난 제안서를 평가위원들에게 제공하는 등 감점사항을 반영하지 않은 불공정한 사례도 적발됐다.

다만 청탁과 향응 제공 등 사전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수사권이 없는 한계로 인해 명확히 밝히지 못했다. 추후 수사의뢰를 검토할 방침이다.

윤 감사위원장은 “구태와 결별하지 못하는 비혁신적인 행태는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엄정하게 감사해 강력한 책임을 물을 것이며 물의를 일으킨 공직자는 일벌백계 차원에서 신분상 조치 등 관용없이 처분 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사법기관에 고발조치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결과 발표에 앞서 정종제 행정부시장은 “민간공원 2단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해 일부 부적정한 내용이 있었던 것으로 감사결과 드러났다”며 “이런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시민들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정 부시장은 “감사위원회에서 확인한 잘못 산정된 점수를 바로잡기 위해 제안심사위원회 평가회를 다시 열어 2단계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을 재논의할 방침”이라며 “큰 혼란이 초래되고 있지만 공원일몰제(2020년 6월말) 시한에 맞춰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업제안서가 미접수된 2단계 송정공원에 대해서도 도시공원위원회 심의 등 절차를 거쳐 내년 1월중에 재공고할 방침이다.

한편, 광주시는 지난달 7~8일 양일간 시민심사단과 제안심사위원회 평가를 통해 민간공원특례 2단계 사업 5개 공원 6개 지구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발표했다.

우선 협상대상자로는 중앙공원 1지구 도시공사, 중앙공원2지구 금호산업㈜, 중외공원 ㈜한국토지신탁, 일곡공원 ㈜라인산업, 운암산공원 우미건설㈜, 신용공원 산이건설㈜이 선정됐었다.

김대우기자 ksh43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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