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보] 윤, GTX-A 개통식 참석···"대중교통 혁명의 날"뉴시스
- [속보] 외교부 "이종섭 호주대사 사의에 대통령에 보고드려 수용"뉴시스
- [속보] 고위험 소아수술 연령 가산 1세→6세 미만 확대···최대 1000%↑뉴시스
- [속보] 경기·인천 신생아 중환자실 환자 하루 입원당 5만원, 지방 10만원 지원뉴시스
- [속보] 정부 "의료개혁 뒤집는 일 없다···불행한 역사 반복 안 해"뉴시스
- [속보] 정부 "교수 사직·전공의 이탈 장기화 매우 유감···대화해야"뉴시스
- [속보] 의대생 '유효' 휴학 신청 1만명 육박···전날 768명 추가뉴시스
- KBO리그 NC 출신 마티니, MLB 2024시즌 개막전서 홈런 2방뉴시스
- 전주대·남원세무서, 지역 인재 양성·실습 기회 제공 '맞손'뉴시스
- 내달 1일부터 영세법인납세자도 국선대리인 지원 받는다뉴시스
[기자수첩]'미투' 1년…그 남학생들은 왜 손을 들고 서있었나
입력 2018.12.13. 06:30 댓글 0개【서울=뉴시스】안채원 기자 = 얼마 전 오랜만에 홍대입구역을 갔다. 금요일 밤이었다.
2호선 지하철은 사람들로 꽉 찼다. 젊은 층이 유독 많았다. 밀집한 군중 속의 부대낌을 저마다 타인에 대한 무관심으로 버티고 있는데 어느 순간 이목이 집중됐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성 3명 때문이었다. 꼼짝하기도 힘든 비좁은 곳에서 무슨 일인지 두 손을 들고 있었다.
"나 지금 엄청 조심하고 있는 거다."
주위엔 여성들이 있었다. 그들은 과장되게 억울한 표정을 짓고 연신 웃어댔다. 어쩐지 기시감이 들었다.
지난 여름이었다. 꽤 긴 시간 알고 지낸 취재원이었다. 오랜만의 만남이었고 반가움에 언제나 그랬듯 악수를 청했다. 반갑게 맞잡을 줄 알았는데 웬걸. 그는 내밀었던 손을 슬쩍 뺐다.
"이제 이러면 큰일 나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마주 본 그는 익살스레 웃고 있었다. 장난인 듯 했지만 손은 허공을 맴돌았다.
1년 전만 해도 일어나지 않았을 일들이다. 방아쇠는 올해 2월 서지현 검사(현 수원지검 성남지청 부부장)가 당겼다. 그의 '미투' 이후부터는 끊임이 없었다. 유명인에서 일반인, 공공기관과 일반기업, 각급 학교까지.
'진짜' 미투와 '가짜' 미투가 나뉘었다. '남성혐오', '역차별'이라는 표현도 생겼다. 누군가는 "그냥 살기도 힘든데 피곤한 일만 늘었다"고 푸념했다.
맞다. 피곤한 일이 늘었다. 비좁은 지하철에서 행여나 내 손이 닿아 '성범죄자'로 몰리지 않을까 조심해야 한다. 친했던 취재원은 악수를 하면서도 '미투' 당하지 않을까 걱정을 해야할 수 있다.
기자도 다르지 않다. 미투를 조롱하는 듯한 행동이 불편해도 '내가 예민한 건가' 싶은 생각에 말하기 주저한다. 참고할 만한 얘기를 뭐라도 들을까 싶은 욕심에 남성 취재원과 둘이 식사라도 하려고 하면 "보는 눈이 많다"며 거절당하기 일쑤라 이제는 청하기도 조심스럽다.
그러나 미투가 남긴 게 피곤함뿐일 수는 없다. 일각에선 불편함을 느낄지 몰라도 우리 사회 공동체 전반에 의미있는 변화를 이끌어냈으니 바로 각성이다.
누군가에게는 이상하다고 느끼면 "이상하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또 다른 이에겐 아무렇지 않게 했던 행동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줬다. 내 손이 오해받을 수 있음을, 내 호의가 상대방에겐 불편할 수 있음을 잠시 멈추고 생각해보게 된 것이다. 긴 세월 동안 많은 이들에게 단 한 번도 없던 장면일 수 있다. 그 극적인 전환을 '미투'가 해냈다.
처음이니까 변화의 흐름이 낯설고 껄끄러울 수도 있다. 원래 변화는 피로하고 성가신 과정을 수반하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반사적으로 거부하기보단 그 도저한 물결에 담긴 숱한 사람들의 호소와 절규를 헤아릴 수 있어야 비로소 우리의 일상이 변한다. 그렇게 사회는 업그레이드 되고 세상은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고작 1년이 흘렀다. '미투'는 이제 시작이다.
newkid@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기자수첩]좀비기업 증시 퇴출 강화, 실효성 얻으려면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금융당국이 부실기업에 대한 상장폐지 절차를 단축·강화하는 방향의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다. 퇴출 절차가 지나치게 길어 투자자 피해를 일으키고 있고 상장 유지 요건들이 너무 느슨하다는 지적에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최근 간담회에서 일정 기준에 미달하는 상장 기업에 대해선 증시 퇴출이 적극 일어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늦었지만 환영할 일이다. 정부는 부실 기업 퇴출 정책은 오락가락했다. 지난 2022년 12월부터 시행된 방안에는 ▲2년 연속 자본잠식률 50% 이상 ▲2년 연속 매출액 미만(코스피 50억원·코스닥 30억원) 등 재무 관련 상장폐지 사유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로 전환하는 내용이 포함됐다.또 주가 미달(액면가의 20% 미만) 요건, 4년 연속 영업손실 관리종목 지정 및 5년 연속 영업손실 실질심사 사유도 삭제하며 상장폐지 기준을 완화하기도 했다.하지만 증시에 많은 부실 기업이 남아 있게 되면 여러 부작용이 생긴다. 실제로 M&A(인수합병) 시장에서 좀비기업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등 투기세력이 나타나기도 했다.다만,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가 현실화되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일례로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선 기간이 총 2년을 초과할 수 없다고 돼 있지만 심사 보류, 소송 등이 이어지면서 현재 4년 가까이 거래가 멈춘 기업들도 있다. 결국 상장폐지 절차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사법당국과 공조한 법적 제도의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간판만 유지하고 있는 좀비기업들을 과감하게 도려내는 것 만으로도 우리 증시의 건전성은 분명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가 공염불에 그치지 않길 바란다.◎공감언론 뉴시스 mrkt@newsis.com
- · [기자수첩]은행권에 경쟁이 필요한 이유
- · [기자수첩]출발 좋은 '기후동행카드'···쾌속질주 이어가려면
- · [기자수첩]태영 윤세영 창업회장이 흘린 눈물의 의미는
- · [기자수첩] 은행들, 대출 공화국 오명 벗으려면
- 1광주시가 알려주는 '벚꽃 명당' 어디?..
- 2[광주소식]우치·상록·수완호수 공원 벚꽃명소 등..
- 3[무잇슈] 광주 중앙공원 1지구 분양가 낮춘다..
- 4내달리는 내복차림 아이 따라가 집 찾아준 곡성 경찰..
- 5한국공항공사, 스마트항공권 KB국민은행 앱서도 발급 확대..
- 6부산항 북항 랜드마크 부지개발 '또 유찰'···제안서제출 '無'..
- 7창원상의, 고용부 '미래내일 일경험사업' 경·울·부센터 선정..
- 8DN솔루션즈, SIMTOS 2024에서 최첨단 공작기계 홍보..
- 9광주 중앙공원 1지구, 공공기여금 1371억원·분양가 2395만..
- 10회식 후 갑자기 사라진 남편···범인들의 정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