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단전에서 탈선까지 기차 타도 괜찮나?

입력 2018.12.11. 17:35 수정 2018.12.11. 18:13 댓글 0개
최근 5년간 KTX 포함 코레일 열차 고장 661건
‘비싼 돈 주고 타는데 호남선은 괜찮나…’ 불안↑

 8일 오전 코레일 강릉발 오전 7시30분 서울행 KTX 산천 고속열차가 강원도 강릉시 운산동 구간에서 탈선했다. 사진 뉴시스 제공

강릉선 KTX 탈선과 관련, 경찰이 사고 원인과 책임자 규명에 나선 가운데 지역민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특히 매년 열차 고장이 100여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되는 등 코레일의 선제적 대응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11일 홍철호 자유한국당 의원(경기 김포시을, 국토교통위원회)이 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2013~2017년)간 KTX를 포함한 기관차·전동차 고장은 총 610건 발생했다.

2015년(99건)을 제외하고 매년 100건 이상의 고장이 발생했다.

2013년이 150건으로 가장 고장이 잦았으며 2014년 137건, 2017년 118건, 2016년 106건 순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서는 7월말까지 51건의 고장이 발생했다.

유형별 고장건수는 디젤기관차가 13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기기관차 113건, KTX 109건, 전기동차 96건, KTX-산천 95건, 디젤동차 32건, 발전차 25건, ITX-새마을 21건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발생한 고장 중에서는 ‘부품요인에 의한 고장’이 43.1%(22건)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제작결함’ 31.4%(16건), ‘인적요인에 따른 정비소홀’ 9.4%(5건), ‘기타요인’ 15.7%(8건)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달 20일 오송역 단전 사고 등 끊이지 않는 관련 사고에 코레일의 안전 불감증이 도마에 올랐다.

특히 이번 강릉선 KTX 탈선 사고의 경우 이례적으로 경찰이 즉시 내사에 착수하는 등 코레일의 안전에 대한 ‘신뢰’는 바닥에 떨어진 상황이다.

최근 광주, 호남선에서도 관련 사고가 잇따랐다.

실제 지난달 28일 오전 9시 13분께 광주 광산구 호남선 하남역 인근에서 김모(66)씨가 서울행 새마을호 열차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도색업체를 운영하는 김씨는 이날 인부 2명과 함께 선로전환기 단자함에 페인트를 새로 칠하는 작업을 했다. 김씨는 작업 후 달리는 열차를 등지고 이튿날 작업할 장소를 미리 파악하기 위해 이동하다 사고를 당했다.

같은 날 익산역을 출발해 용산역으로 가던 호남선 KTX 열차도 익산역 부근에서 멈춰 서면서 열차 운행이 20여분 동안 지연됐다.

이에 코레일은 지난달 30일 차량 고장에 따른 국민 불편에 대한 책임을 물어 차량 분야 총괄책임자와 주요 소속장 4명을 보직 해임하고 고속차량 등 분야의 전문가를 후임으로 발령하기도 했다. 또 최근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 원인을 찾고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철도사고와 장애 예방을 위한 종합안전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강릉선 사고로 안전대책 마련 약속을 또다시 지키지 못하면서 지역민의 불안감도 커지는 모양새다.

시민 김신영(22·여)씨는 “익산에서 대학교를 다니며 주말에 종종 기차를 타고 광주송정역 인근 고향집을 오가고 있다”며 “고속버스에 비해 요금이 비싼 만큼 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직장인 강수연(31·여)씨는 “광주송정역~광주역을 오가는 셔틀열차로 출퇴근할 때도 많은데 이번 강릉선 사고를 보고 덜컥 겁이 난다”며 “시설이 더 좋은 KTX에서도 사고가 잦은데 상대적으로 더 오래된 셔틀열차는 더 위험한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유대용기자 ydy2132@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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