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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인터뷰]'O.O.O'라 쓰고 '오오오'로 읽는 밴드, 마침내 정규 1집

입력 2018.12.11. 10:12 댓글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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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O.O.O'라 쓰고 '오오오'로 읽는다. 밴드 O.O.O의 기존 풀이는 '아웃 오브 오피스(Out of Office)'였다. 부재중이라는 뜻이다. 최근 첫 정규 앨범 '플레이그라운드'를 발표하면서 '아웃 오브 오(Out of O)'로 밴드명 풀이를 바꿨다.

보컬 가성현(27)은 "'정답이 없다는 걸 알지만, 우리가 맞다고 믿는 것'이라는 의미를 부여했어요"라고 설명했다.

O.O.O는 2014년 싱글 '비가 오는 날에'로 데뷔했다. 2016년 1월 첫 EP '홈'이 인디 음반차트를 휩쓸면서 이름을 알렸다. 이후 밴드의 방향을 놓고 끊임없이 고민했다. 음원이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시대에, 긴 호흡으로 음반을 만들어도 괜찮을는지 수많은 물음표가 계속 찍혔다.

첫 정규가 나온 뒤에도 답을 여전히 찾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앨범 첫 트랙 제명을 빌려 표현하면, '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그럼에도 노래를 하고 있다. 가성현이 기타리스트 장용호(27)에게 '시소'라는 곡을 쓰고 싶다며 시소처럼 기타를 쳐달라는 주문에서 출발한 타이틀곡 '시소'처럼 자연스럽게 음악을 만들어내고 있다.

미대를 다니던 가성현과 장용호가 주축이 된 밴드는 온라인으로 팀을 꾸렸다. 2014년 말 인터넷 구인으로 드러머 유진상(26)이 합류했다. 유진상이 알고 지내던 베이시스트 이지상(27)이 2016년 말 멤버들의 소셜 미디어 '검증' 끝에 가세하면서 지금의 틀이 갖춰졌다.

영국 밴드 '퀸'을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흥행 돌풍으로 밴드가 재조명되고 있지만, 정작 밴드들은 여전히 한숨을 내쉬고 있다. 혼자서도 뚝딱 음악 작업이 가능한 세상, 어쩌면 비효율적인 음악 작업 형태로 치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용호는 "밴드는 물리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어요. 그럼에도 '내가 왜 밴드를 하고 있을까'라고 생각을 해보면, 밴드라는 문화에는 분명 매력이 존재하기 때문이에요"라며 웃었다. "악기 연주 합의 재미라고 할까요"라고 했다. 이지상도 "리얼 악기에 대한 매력이 크죠. 컴퓨터 음악에 비해 질리지 않아요"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말하지 않아도 멤버들이 서로를 존중해준다는 느낌을 받을 때, 쾌감도 있다. 유진상은 "제가 드럼을 어떻게 치든, 관여를 하기보다 맞춰줘요"라며 흡족해했다.

멤버들은 밴드를 한다는 것은, 마치 꿈에서 사는 것과도 같다고 한다. 가성현은 "가끔 진짜 현실 감각이 없어져요"라고 털어놓았다. "그래서 제 또래에 직장 다니는 분들이 정말 멋있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현실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거잖아요."

물론 이들은 결코 만만하지 않은 힘든 음악 신에서 직장인처럼 나름의 고민을 하고 있다. 음악적으로 대중에게 어떻게 더 가까이 다가갈 것인가.

음원사이트가 아닌 CD에서만 들을 수 있는 히든 트랙 '어떤 걸까'가 보기다. 가성현은 "이번 앨범의 진정한 마침표"라면서 "사실 CD를 산다는 것은 '당신의 음악을 너무 좋아해요'라는 다른 표현이잖아요. 감사함을 표하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O.O.O는 앨범 발매를 기념해 15일 서울 서교동 KT&G 상상마당에서 단독 콘서트 '플레이-라운드(PLAY-ROUND)'를 연다. 드디어 밴드의 노래가 20곡을 넘겼다. 2시간을 꽉 채울 수 있는 '셋리스트'가 생겼다며 네 멤버 모두 싱글벙글이다.

벌써 다음 앨범을 내고 싶은 욕구로 가득찼다. 가성현은 "첫 정규 앨범 발매는 골목길의 한 모퉁이를 돈 것 같은 느낌"이라면서 "빨리 새로운 앨범을 만들고 싶어요. 이제 좀 더 오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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