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패가망신의 지름길

입력 2018.12.10. 17:15 수정 2018.12.10. 17:16 댓글 0개
윤승한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사회부장/부국장

살다보면 입 잘못 놀리고 몸 간수 잘못해 망신살이 뻗치는 경우가 있다. 누구나 경험하는 일상사다. 대부분 실수라고 둘러댄다. ‘아차’ 하고 보니 그런 일이 벌어졌다고도 한다. 틀린 말이 아니다. 대개의 경우 그렇다. 가능하면 이런 경우를 겪지 않는 게 최선이다. 하지만 그게 또한 뜻대로 되지 않는 게 현실이고 보면 참 세상 사는게 그리 녹록치가 않다. 보통의 실수는 진정어린 사과로 용서가 가능하다. 그렇다고 그 실수 자체가 없던 것이 되는 게 아니다. 상당기간 남아있을 망신살은 당연히 치러야할 댓가다.

실수라고 다 같은 실수가 아니다. 해서는 안될 실수도 있다. 대표적인 게 음주운전이다. 음주운전은 단순히 망신살이나 용서로 끝나지 않는다. 때론 타인의 생명까지도 앗아가곤 하는 관계로 그 폐해가 너무 크다. 피해 당사자가 내 가족이라면 어떻겠나. 억장이 무너질 일이다. 음주운전을 실수라고 해선 안되는 이유다. 그 자체가 바로 범죄다. 세계 대부분 나라들이 음주운전에 대해 엄격한 것도 이 때문이다.

브라질에선 혈중알코올농도가 0%만 초과하면 무조건 적발 대상이라고 한다. 처벌의 강도도 만만찮다. 단속될 경우 벌금 외에 1년 면허정지 처분이 내려진다. 혈중알코올농도가 0.06%를 넘으면 철창행이고 음주사고땐 살인범으로 분류된다. 미국 워싱턴에서는 음주운전 사망사고시 1급 살인죄가 적용된다고 한다. 선고 형량은 최소 50년에서 최대 종신형이란다.

이색적인 처벌법들도 눈에 띈다. 태국에선 시신 닦기 등 영안실 봉사명령이 내려진다. 호주와 싱가포르에선 음주운전자의 신상이 신문에 게재된다. 말레이시아에선 적발과 동시에 수감되는데, 당사자가 기혼자일 경우 부인도 함께 수감된다고 한다. 그만큼 음주운전의 폐해가 심각하다는 반증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 규정이 강화됐다. 일명 ‘윤창호법’이다. 내용을 보면 이렇다. 일단 단속기준이 0.05%에서 0.03%로 낮아졌다. 삼진아웃제도 3회 적발에서 2회 적발로 줄었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사상자 발생시 처벌 규정이다. 사망사고시 법정형이 ‘1년 이상 유기징역’에서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 유기징역’으로 늘었다.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는 ‘10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 벌금’에서 ‘1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됐다. 물론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 하다.

음주운전에 대한 폐해는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마침 연말이다. 예년보단 덜하지만 여전히 곳곳에서 권주가들이 넘쳐난다. 사연 많았던 한해를 돌아보며 들이키는 한잔 술이야 무슨 죄가 될까. 운전대만 잡지 않으면 그렇단 얘기다. 그래도 운전대를 잡을 간 큰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음주운전은 패가망신(敗家亡身)의 지름길이다.

윤승한 지역사회부장 shyoon@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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