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외부인들이 바라보는 광주전남 발전 방향은?

입력 2018.12.10. 16:45 수정 2018.12.10. 16:52 댓글 0개
박인철 경제인의창 광주신세계 관리이사

지난 10월 광주 경총이 주관한 금요 조찬 포럼 자리에서 필자의 눈길을 끈 것은 강사였던 한국은행 경제교육실 주임 교수로 재직 중인 충북 영동 출신의 이명종 교수였다.다. 광주전남 본부장으로 재직하는 2년동안 매주 남도를 돌아다니며쓴 여행기를 모아 ‘다정 다감 남도를 위하여’ 라는 책을 낼 정도로 광주·전남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 깊은 분이다.

이번 포럼에서 그는 금융전문가이자 경제학자로서, 그리고 타지 출신으로서 지역의 많은 곳을 둘러본 경험을 바탕으로 광주 전남 관광 활성화에 대한 여러 제언들을 쏟아냈다. 기억에 남는 제언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지자체들이 투자 유치에 애를 쓰는 장치산업보다는 의료 관광, 도ㆍ소매업의 실질적인 고용효과가 훨씬 더 크다며 관광서비스 산업의 육성을 강조했다. 2014년 기준으로 10억을 투자할 경우 화학 산업 6명, 전자 산업 5명, 자동차 산업 등 운송장비업종은 8명인데 비해 문화 관광 서비스업은 25명이라는 통계가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었다. 또한 광주 전남은 지역 청소년들이 취직과 대학을 선택할 때 일자리가 없어 무조건 수도권으로 가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서비스산업과 관광 의료 산업을 활성화시켜 일자리와 매치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억에 남는 관광지와 인프라, 그리고 경험했던 사례를 공유하며 관광서비스 산업을 재차 강조했다. 먼저 여수를 언급했다. 아름다운 경관뿐만 아니라 호텔 등 숙박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해상 케이블카도 있어 연간 650만 명의 관광객이 여수를 방문하며 지역의 부를 창출하는 효자 상품이되고 있다는 것. 여수 케이블카가 320억 투자비에 1년만에 278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걸 보며 가히 저력 있는 관광자원이라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고 한다.

순천만 갈대밭도 빼 놓을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갈대밭을 조성하니 매년 194만명이 방문, 입장료 수입만 66억 원이나 된다. 한때 아파트를 지으려고 했던 갈대밭이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고, 식사로 꼭 꼬막정식까지 먹고 가며 엄청난 관광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순천의 대박 상품이라고 말했다.

여수 ·순천을 다녀간 사람들에게 재방문 의사를 물어보면 다들 다시 방문하겠다고 이야기 한다고 한다. 방문했던 사람들이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입소문이 퍼지니 방문객은 계속해서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진도도 인상 깊었던 곳으로 꼽았다. 금호고속에서 운영하는 9천900원 남도한바퀴 관광버스를 타고 갔던 진도대교와 울돌목을 추천했다.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빠른 유속, 바닷물이 울면서 돌아나간다는 울돌목은 13척으로 130척의 왜군을 격파한 명량대첩의 비밀을 그대로 간직한 채 흐르고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지역 관광지와 축제를 언급했다. 나비를 모았더니 멋있는 축제가 된 함평나비축제, 가을 대표 축제가 된 불갑사 상사화 축제, 대나무를 모아 관광자원화 시킨 담양 죽녹원, 도로의 가로수에 불과했던 길을 관광자원화 한 메타세쿼이아 길 등은 관광자원이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힘을 보여준다고 했다. 축령산 편백나무 숲과 장흥 우드랜드도 숙박장소이자 치유의 숲으로 인기가 많다.

전주 한옥마을도 하나만 있으면 가치가 크지 않았을 테지만 모여 있어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2016년 기준으로 하루 평균 2만9천명, 연간 1천67만명이 전주 한옥마을을 다녀간것으로 집계됐다. 관광이 활성화되니 고용창출도 이어지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전주시는 한옥마을과 함께 돈을 쓰게 만드는 머무는 여행으로 변신 중이다. 최근 대한방직터 개발을 통해 430미터 높이의 익스트림 타워, 쇼핑센터 특급호텔을 계획하며 3천만 관광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막바지에 그는 광주의 관광 인프라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고속철도 이용자들이 남도 여행을 가기 위해 필수적으로 들려야 하는 광천터미널로 직통으로 가는 지하철 노선이 없고, 버스·택시 표시도 없고 복합관련 서비스가 거의 없다는 것. 동대구역의 경우엔 역사, 터미널, 유통시설이 모두 모여있지만, 광주송정역은 150만도시의 광주 얼굴이자 첫인상인데도 주위 시스템이 개발이 안 돼 있어 광주를 찾는 외지 사람들에게 불편한 점이 이만 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숙박시설 특급호텔의 부족도 지적했다.

강사의 광주·전남에 대한 관심과 애정 어린 시선에 강연 내내 가슴이 뭉클했다. 관광 서비스 산업은 들어간 비용보다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한다는 교수님의 마지막 멘트가 지금도 귓가에 맴돈다. 광주지역에도 관광 상품으로서무등산 케이블카 설치에 긍정적 여론이 높아지고 있지만 환경단체의 반대 속에 지자체에서는 시행에 엄두도 못 내고 있는 게 현실이다.

광주에 오면 어디로 올라가야 하나? 양림동 사직타워 올라가서 전망 보는 게 맛이 있겠는가 싶다. 1187미터 무등산 눈꽃 설경이 좋은 것을 알아서 해마다 광주를 찾아오는 사람이 있다. 광주의 상징을 만들어 줘야 한다. 제조업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있는 자연 자원을 활용해서 사람을 끌어 모으는 게 관광서비스업의 저력이다. 광주에 새로운 관광산업의 붐 조성을 위한 체계적인 로드맵이 빨리 나오길 기대해 본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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