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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청학련 재판·수사기록 40년만에 세상에 나온다
입력 2018.12.10. 12:00 댓글 0개국방부 검찰단로부터 지난달에 이관 받아
구속영장·공소장·공판조서 등의 내용 담겨
"당시 정치권·재판부 인식 그대로 보여줘"
【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 관련 기록물이 40여년만에 세상에 나온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국방부 검찰단에서 40여년간 보관하고 있던 민청학련 사건 관련 기록물을 지난달 이관 받았다고 10일 밝혔다.
민청학련 사건은 1972년 유신헌법 제정 후 반유신 운동이 일어나자 국가정보원은 이 운동의 배후로 간첩단(인민혁명당)이 있는 것으로 규정했다. 이후 1974년 4월3일 긴급조치 4호를 발동해 유신헌법에 반대하는 사람 1024명을 조사하고 그 중 180명을 비상군법회의에 회부했다.
2005년 12월 국가정보원과거사진실위원회는 이 사건을 대한민국 최대의 학생운동 탄압사건으로 정의했다. 2010년 10월 법원은 피해자들에게 국가배상판결을 내렸다. 현재도 보상심의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
이번에 이관된 기록물은 총 105권이다. 대부분이 기소대상자(140여명·98권) 관련 기록이다. 일부는 불기소대상자(42명·7권) 관련 기록도 있다.
이 기록물은 민청학련 사건 관련자 180명에 대한 재판기록과 수사기록을 망라한 것이다. 사건 관계자 개인별 구속영장, 공소장, 공판조서, 수사보고, 진술조서, 피의자 신문조서, 증거자료 등 일체의 자료를 담고 있다.
관련자료 부재 등으로 민청학련 사건에 대한 연구가 없는 상황에서 이 기록물은 유신헌법 이후 긴급조치가 사건화되고 긴급조치 위반자들이 구속되는 과정 전반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자료로 평가받고 있다고 국가기록원은 설명했다.
특히 주요인물에 대해서는 민청학련 사건 이외에 1967년 대통령선거법 위반 사건 등 관련 기록도 함께 포함돼 있다.
장준하·백기완 선생 관련 기록은 총 6권 4000여 페이지, 지학순 신부, 윤보선 전 대통령, 박형규 목사 관련 기록도 각각 2000여 페이지에 이른다.
이 밖에도 제정구 전 국회의원 등 다양한 인물들의 기록도 담겨 있다. 사건 뿐 아니라 특정인물에 대한 개인별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민청학련 관련 기록물은 국방부 검찰단이 기록물의 적극적인 이관과 함께 연구목적(개인정보 제외) 등에 공개 의사도 밝힘에 따라 기록물정리가 끝나는 대로 폭넓게 활용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현재는 이 기록물에 대한 목록 정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1월부터는 관계자와 연구자들이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대 노영기 교수는 "이 기록물은 민청학련의 조직과 활동, 박정희 정권의 대응양상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초자료"라며 "민주화운동의 실상과 더불어 당시 정치권과 재판부의 인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한국현대사 연구의 핵심자료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이소연 국가기록원장은 "민청학련 관련 기록물은 국방부 검찰단 외에 일부 기관에서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 기록물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수집할 예정"이라며 "수집한 기록물이 학술연구와 개인권리구제 등에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mkba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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