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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로이트, 英임원급 20명 왕따·성희롱 등으로 해고

입력 2018.12.10. 11:05 댓글 0개
미투 지지…글로벌 4대 회계법인 중 첫 사례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세계 4대 회계법인 중 하나인 딜로이트가 최근 4년간 왕따, 성희롱 등 부적절한 행위로 고위급 임원 20여명을 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데이비드 스프롤 딜로이트 최고경영자(CEO)는 "부적절한 행동을 한 파트너(임원급)들이 없었다고 말하고 싶지만 불행히도 있었다"며 "어떤 부적절한 행동이든 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소재 딜로이트는 PWC, KPMG, E&Y와 함께 글로벌 4대 회계법인 중 하나로 우리나라에서는 안진회계법인과 협업하고 있다.

스프롤은 "직장 내 성희롱을 폭로한 미투 운동을 맞아 관련 행동에 대한 기존 지침을 강화했다"며 영국 파트너 20여명을 해고했다고 공개했다. 4대 회계법인 중 부적절 행동으로 인한 고위직 해고를 공개한 곳은 딜로이트가 처음이다.

그는 "직원들은 익명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고발할 수 있다. 우린 그 사례들을 모았다"며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이나 발언이 친근함을 표현하는 농담이라고 생각했겠지만 듣는 사람들은 매우 불쾌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스프롤은 직원에 대한 고객들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만약 우리 직원이 고객의 나쁜 행동에 피해를 당했을 경우 직원을 다른 부서로 옮기기보다는 고객에게 직접 대처해야 한다"며 "일부는 (피해를 당한) 여성 직원들을 다른 데로 보내는 게 편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건 오산"이라고 강조했다.

스프롤은 "만약 한 여성 직원이 피해를 당했을 경우 그를 다른 곳에 보내도 제2, 제3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며 "단순히 직원을 보내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로라 엠프슨 런던 시티대 교수는 회계법인들의 폐쇄성을 언급하며 딜로이트의 조치에 대해 "훌륭하다(fantastic)"고 호평했다.

한편 다른 대형 회계법인들은 관련 내용에 대한 언급을 회피했다.

KPMG는 최근에서야 미투 등에 대한 내부 정책을 검토하고 있으며 사례 등을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E&Y는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모든 행위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만 전했다. PWC는 관련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lovelypsych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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