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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방법을 바꿔라
입력 2015.08.05. 08:21 수정 2015.08.05. 08:24 댓글 0개“요즈음 아이들은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우리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상담이나 부모교육 강연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다.
우리 아이들이 많이 변했다. 당연하다. 사람은 환경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성장하면서 변화하고 적응해 나가기 때문이다. 농경시대에서 요구하는 인간과 지식정보사회에서 요구하는 인간상은 분명히 다르다.
브론펜브레너는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 환경을 네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첫 번째 환경은 미시체계로 자녀들이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환경이다. 대표적인 미시환경이 부모를 비롯한 가족이나 친구이다. 미시체계는 자녀들에게 매우 결정적인 환경이 되기도 한다.
두 번째 환경은 미시환경 간의 관계를 말한다. 집에서 아침에 경험한 엄마와의 관계는 그날 학교에서의 삶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세 번째는 외체계이다. 외체계는 자녀가 직접 경험하거나 접촉하지는 않지만 자녀의 발달에 환경을 미치는 요인을 말한다. 예를 들어 아버지와 아버지의 직장상사와의 관계 같은 것이다.
아버지와 아버지의 직장상사와의 관계가 원만하면 자녀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만 그 관계에 문제가 생기면 아버지는 스트레스를 받고 그 스트레스로 인해 자연스럽게 자녀들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외체계의 영향은 간접적이기는 하나 성장하고 있는 자녀들에게는 그 영향력이 매우 클 수 있다.
네 번째는 거시체계이다. 거시체계는 그 사회가 공유하고 있는 문화나 가치관 같은 것이다.
오늘날 청소년들이 가지고 있는 성공에 대한 가치나 미의 기준은 예전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거시체계는 시간이 지나면서 진화하고 퇴색하기도 하면서 변화한다. 오늘날 통용되고 있는 어느 집단의 문화는 예전의 문화가 아닐 수도 있고 미래의 문화로 계속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자녀들은 대부분 성장 과정 중에 환경의 영향을 받으면서 적응한다. 그 적응의 결과가 현재의 자녀 모습이다.
특히 자녀는 부모의 행동과 태도와 말을 보면서 양심을 발달시키고 사회화를 이루어 간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의 가장 좋은 삶의 모델이자 선생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보면 좋은 가정은 가장 좋은 학교이다.
가정에서 부모가 좋은 삶의 안내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녀들이 성장함에 따라 달라진 삶의 방식을 이해하고 이에 따른 적절한 반응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전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한 채로 살지만 자라면서 자의식이 생긴다. 운동능력도 발달하고 인지능력도 발달한다. 정서적 표현력이 발달하고 사회성도 발달해 간다.
대표적인 발달상 변화 중 한 가지가 청소년기가 되면서 독립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이런 발달적 변화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런데 갈등관계에 있는 부모와 자녀들 사이의 문제는 대부분 부모들이 자녀의 심리적인 독립을 견디지 못해 생긴다. 부모들이 자녀의 독립을 반항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부모는 그 반동으로 오히려 자녀들을 통제한다. 이때의 통제는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아이들이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힘과 힘의 대결은 그 결과가 뻔하다. 부모들은 백전백패한다. 부모들이 던지고 있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너는 더 이상 자라지 말고 늘 아이인 채로 부모 곁에 머물러 있거라’이다.
이런 아이들이 성장하여 장차 성인이 된다고 하더라도 부부간에 생기는 문제와 갈등을 효과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부모는 자녀들의 성장을 위해 사랑도 줘야 하지만 적절한 장애물을 놓아주면서 이를 극복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녀들의 과제와 자신의 과제를 지나치게 분리하지 못한다.
자녀의 과제를 자신이 짊어지고 있거나 반대로 부모의 과제를 자녀에게 뒤집어씌운다.
자녀의 삶은 자녀들이 살아가는 것이다. 자녀들이 자랄수록 자율성과 독립성이 강조되어야 한다. 부모는 지지자이자 든든한 울타리로 남으면 좋겠다.
한편, 자녀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자녀의 삶에 함께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자녀들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둘째가 고등학교 1학년 때 부자캠프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그 캠프는 아빠로서 그 당시까지 가지고 있던 나의 자부심을 송두리째 앗아가 버렸다. 아버지의 인생설계를 다시하게 만들었다.
진행자가 둘째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 열 가지와 친한 친구 다섯 명의 이름을 쓰라고 하는데 쓸 수가 없었다. 한심하고 후회스러웠다.
자녀를 알아야 사랑할 수 있다. 사랑은 표현해야 알 수 있고 할수록 느는 것이 사랑이다.
내 아들은 아빠가 사랑한다고 문자를 보내면 한글자로 답을 보낸다. “네.”
그래도 내 아이의 감정계좌에는 아빠와의 긍정적인 감정이 오늘도 조금씩 쌓이고 있을 것이다. 내가 어렸을 때 아버지에게 제일 원했던 것이기도 했다.
그나저나 사랑은 아날로그 방식이 더 적절한 것 같다.
- <칼럼> 늘봄학교, 우리 아이들의 삶이 없다 '늘봄', 이 얼마나 예쁜 말인가? 봄처럼 포근하고 따사로움이 늘 함께한다는 뜻일 것 같은 '늘봄'. 그러나 이제 이 언어는 그렇게 쓰일 수가 없다.언어의 의미는 사회에서 규정된다. 아무리 좋은 언어라도 사회에서 다른 의미로 사용하기 시작하면, 언어의 오염이 시작되고 결국 그 언어는 이전의 의미로는 쓸 수 없게 된다. 나에게 '늘봄학교'은 '녹색성장'과 같이 그렇게 오염된 채 다가왔다.2024학년도 1학기 광주지역 늘봄학교, 신청에서부터 선정까지 학교 현장 갈등2월 현재 광주에서는 30여개 초등학교가 늘봄학교에 참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청한 18개 학교 중 중17개교는 협의록이 없으며, 교장 결정 3개교, 교장과 교감이 함께 결정한 학교 1개교, 교장, 교감, 행정실장이 결정한 학교 2개교, 부장교사가 요청하여 승인한 학교 1개교 등 내가 속한 학교지만 어떻게 늘봄이신청되고 선정되었는지를 학교 구성원은 잘 모른다. 그래서 서로 의심하고 속상해한다. 이렇게 늘봄학교는 불필요한 학교 현장 갈등을 양산 시키고 있다.교사? 돌봄전담사? 일반직? 과도한 노동을 강요받고 있어"우리가 일 때문에 늘봄학교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이 말은 늘봄학교 거부의 본질이 업무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거겠지만, 노동자에게는 일도 중요하다. 여전히 시간제가 많은 돌봄전담사의 업무도 아니고, 수업과 생활교육이 고유 업무이자 이것만으로도 과도한 노동을 하는 교사의 업무는 더더욱 아니다. 늘봄지원실을 만들어 일반직을 배정한다는 것도 총액인건비제에 묶여있는 공무원 상황을 보면 실현 가능하지 의문이 들고, 기간제에게 맡기는 것 또한 노동의 불안정성을 부추김과 동시에 결국은 기간제 공고부터 선정 관리까지 다시 학교의 업무가 되는 것은 학교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다 안다. 학교의 누군가는 일을 해야 한다. 본연의 업무가 아니라 강요받은 업무를 그것도 과도하게 말이다.가장 중요한 사실, 우리 아이들의 삶이 없는 '늘봄학교'그러나 이 모든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늘봄학교에는 우리 아이들의 삶이 없다는 것이다. 올해 초 늘봄학교에 대한 기사가 쏟아질 무렵 내 마음을 훅 치는 기사 하나가 있었다. 기사 중에는 지금은 고등학교 2학년이 된 자녀로부터 들은 초등돌봄교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다음과 같다."엄마, 나는 초등학교 때 돌봄교실이 제일 싫었어. 다른 친구들은 학교 끝나면 엄마랑 만나서 놀이터에서 놀고 학원에 가고 집에서 쉬는데, 난 혼자 돌봄교실에 갔어. 나도 다른 애들처럼 엄마랑 만나고 싶었어." 우리 아이들의 삶을 생각한다면 아침 7시부터 밤 8시까지 학교에 있는 게 폭력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 안드는지? 어른들보고 그렇게 있으라고 한다면 아마 대다수 집에 간다고 하지 않을까?늘봄학교에는 주체인 우리 아이들의 목소리는 빠져있고, 즉 아이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에 대한 고민과 사유는 실종되었다.학교, 지자체, 무엇보다 보호자가 우리 아이를 충분히 돌볼 수 있도록필자도 아이를 돌봄교실에 보냈었고, 아이를 맡길 데가 없어서 발을 동동거린 적이 있다. 대한민국 보호자들이라면 다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두 번이라도 했을 것이다. 그때 절실하게 느낀 것이 돌봄의 사회적책임이었고, 학교 현장에 있는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돌봄의 사회적 책임은 보호자의 노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동시에 보호자의 양육권을 보장하기 위한 적절한 노동시간 합의와 양육시간 확보도 해당될 것이다. 후자의 대표적인 것이 소위 '저녁 있는 삶'과 같은 것이다.학교가, 지자체가 함께 우리 아이들을 돌봄과 동시에 보호자가 우리 아이를 충분히 사랑하고 충분히 돌볼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천천히 가더라도 그렇게 가야 우리 아이들의 삶이, 우리들의 삶이 있다.그렇게 간다면 다시 '늘봄', 이 언어의 원래의 의미를 되찾아 진정 우리가 바라는 '늘봄'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정애숙 광주동산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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