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마지막 달, 더는 미루지 말아야 할 일

입력 2018.12.06. 16:43 수정 2018.12.06. 16:46 댓글 0개
김현주의 무등의시각 무등일보 차장

새달력을 펼쳐놓고 한 해 계획을 끄적였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2월이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달력을 바라보고 있자니 ‘힘들다’는 푸념과 ‘나만 그렇겠어’라는 넋두리로 올해를 채운 듯 싶어 헛헛함이 밀려온다. 호기였든 오기였든 계획한 일이 족히 10가지가 넘었으나 이룬 것이 없다. 시도하다만 것도 여러 건이다. 충분히 씁쓸했다. 그래도 뭔가 있지 않을까 싶어 뒤적이다 보니 정기 기부가 눈에 들어온다.

올해만 놓고 보면 나를 위한 계획은 대부분 결실을 맺지 못했다. 아이러니하게 남을 위해 하게 된 기부만이 꾸준히 이어진 셈이다. 한해를 마무리 하면서 꼽을 수 있는 유일한 성과다.

매번 남다른 의미와 뜻을 담아 기부를 하는 것은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기부를 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 채 살아왔다. 그도 그럴 것이 한달에 한번, 정해진 만큼 알아서(?)빠져 나갔기 때문이다. 가끔 도착하는 문자로 통장을 빠져나간 돈이 어디에 사용되고 있는 지를 확인했다. 이유가 어찌됐든 1년간 기부를 이어왔다는 사실이 그나마 허한 마음을 채워줬다.

정기 기부를 결심했을 때가 딱 1년 전이다. ‘누군가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해 줄 수 있다’는 말에 혹하고 넘어갔다. 더 보태자면 일회성 나눔 활동보다 정기적, 지속적 기부가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말에 정기 기부를 실천하게 됐다. 그 전까지만 해도 기부는 연말 이벤트와 다를 바 없었다. 길을 걷다 구세군을 만나거나 이웃돕기에 동참해달라는 말을 들었을 때 하게 되는 우발적이고, 특별한 일이었다. 기부에 대한 대부분의 사람들의 인식이 이와 별반 다를 것 없을 것이다. 모든 이들이 소외되고 불우한 이웃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먼저 살고 봐야지’ 혹은 ‘얼마가 적당할까’라는 고민 때문에 기부가 쉽지만은 않다.

추위와 한파가 본격화되는 겨울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소외된 이웃에게 온정을 베풀어야 한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른다. ‘평생 고물을 주워서 모은 돈을 학교에 기부한 할머니’, ‘명절에 홀로 있을 어르신들을 위해 선뜻 과일을 내놓은 과일장수’ 등 추위를 잊게 하는 훈훈한 이야기들은 주변에 큰 울림과 감동을 준다.

하지만 날로 악화되는 경제 상황은 우리 주변의 ‘키다리 아저씨’와 ‘독지가’를 사라지게 하고 있다. 기부 문화가 움츠러들면서 연말 기부에 참여하는 손길도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대표적 나눔행사인 ‘사랑의 온도탑’의 경우 지난달 20일부터 본격적인 모금 활동에 돌입했지만 좀처럼 온도가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모금활동을 시작한 지 보름여가 지나가고 있지만 모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분의 1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흔히 누군가의 삶과 생명을 변화시키겠다는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거나 액수의 많고 적음에 따른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면서부터 기부에 대한 망설임이 시작된다.

올해 마지막 달, 목표나 계획을 이루지 못했다고 아쉬워하기 보단 남을 도울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인 기부를 통해 마음이 풍요로운 새해를 맞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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