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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올라도 지갑 안 열려···무주택·고령층 소비 위축

입력 2018.12.06. 12:00 수정 2018.12.09. 01:47 댓글 1개
집값 상승-소비 진작 '자산효과' 마이너스일 가능성
주거비 부담 확대로 무주택 가구 소비 위축시켜
노후 대비하는 고령층 지갑 닫아 자산효과 상쇄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집값이 오르면 소비가 늘어나는 이른바 '자산효과'가 실제로는 미미하거나 마이너스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집이 있더라도 소득이 불안정한 청년층과 고령층을 중심으로는 소비증대 효과가 크지 않을 뿐더러 무주택 가구의 소비를 오히려 위축시켜 자산효과를 제약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6일 한국은행의 2018년 11월호 조사통계월보에 실린 '주택자산 보유의 세대별 격차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 논고(이승윤 한은 조사국 과장, 최영우 조사역 작성)에 따르면 청년층, 고령층을 중심으로 무주택가구의 자산효과가 감소하는 등 주택가격 변동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보고서가 2013~2016년중 주택자산을 보유한 가구와 그렇지 않은 가구를 대상으로 집값 상승이 세대별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다.

통상 집값 상승은 부(富)의 효과로 소비를 진작시키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물론 연구 결과 집값이 오르면 주택보유가구의 소비를 일정 부분 늘리는 효과는 있었다. 집값 상승률이 1%p 올라갈 때 이들 가구의 소비 증가율도 약 0.02%p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세대별로 차이가 났다. 청년층 소비 증가율은 0.02%p 감소했고, 고령층 소비도 0.021%p 증가에 그쳐 중·장년층(0.034%p) 수준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청년층은 빚 상환 부담이나 미래 주택확대 계획으로 저축을 늘려 소비를 하지 않고, 고령층은 노후 대비 등으로 소비를 유보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주택자산 보유구조가 고령층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어 자산효과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주택관련 부동산을 보유한 비중은 중·장년층의 경우 2013년 53.5%에서 2017년 51.7%로 줄었으나 고령층은 같은 기간 31.6%에서 36.4%로 늘어난 상황이다.

집값 상승이 무주택 가구의 소비에는 아예 마이너스 영향을 미쳤다. 집값 상승률이 1%p 확대될 때 무주택가구의 소비 증가율은 0.246%p 하락했다. 그중에서도 고령층의 소비증가율은 가장 큰 폭인 0.495%p 떨어졌고, 뒤를 이어 청년층도 0.448%p 내려갔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중·장년층의 소비마저도 0.037%p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상승이 주거비 확대로 이어져 소비에 쓸 여력을 감소시킨 탓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무주택가구 비중은 지난해 통계청 자료 기준 전체 가구의 44.1%에 달하고 있다. 전체 가구의 절반에 달하는 만큼 집값 상승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소지도 크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최근 자산효과가 큰 중·장년층의 주택보유 비중 축소로 집값 상승에 따른 소비진작 효과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무주택 가구의 마이너스 영향까지 고려하면 총 자산효과는 매우 작거나 마이너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hach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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