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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겨울 패딩
입력 2018.12.03. 18:16 수정 2018.12.03. 18:52 댓글 0개겨울 추위가 본격화되면서 패딩이 ‘생존템’ 내지 ‘국민복’으로 자리잡고 있다.
아침 출근길에 등교하는 학생들을 보면 열의 아홉은 패딩을 입고 있을 정도다.
패딩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백화점 등 유통업계에서 겨울철 ‘완판’ 기록을 세울 정도니 그 인기가 어느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다.
무릎 아래까지 길게 내려오는 롱패딩은 추위를 쉽게 막아주는 것은 물론 일상에서 유용하게 입기 편하다는 장점에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아이템이 됐다.
길이가 짧은 숏패딩도 인기다. 특히 올해는 레트로(복고) 열풍이 불면서 다양한 디자인과 색상의 숏패딩이 젊은층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숏패딩 전쟁’는 말까지 생겼다.
패딩은 패딩 웨어(padding wear)의 줄임말이다.
패딩은 채워넣기, 속을 넣음이란 뜻으로 다운(깃털)이나 합성면 등을 채워 놓고 퀼팅으로 누빈 의료를 총칭한다.
비단 다운웨어 뿐만 아니라 각종 퀼팅 웨어를 포함하는 폭넓은 용어인 셈이다.
맹렬할 추위를 막을 수 있는 최적의 보온성을 갖췄다는 면에서 활용도가 높지만 겨울 패딩 열풍에 드러나는 문제점은 상당하다.
겨울 패딩의 제품 가격이 수십만원 대부터 수백만원 대를 호가하면서 가방, 신발과 함께 부모의 등골을 휘게 하는 ‘등골브레이커 3종’세트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패딩 가격에 따라 ‘찌질이’부터 ‘대장’ 등에 이르기까지 등교 패딩 서열까지 매기는 신풍속가 만연돼 있을 정도다.
급기야 최근 영국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고가의 ‘등골 브레이커’ 패딩 착용을 금지하는 사태가 벌어져 전세계적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해당 학교는 캐나다구스, 몽클레르, 피레넥스 등 값비싼 브랜드의 패딩을 입고 등교할 수 없도록 결정했다.
“부모가 사준 걸 왜 금지하는지 모르겠다” “학생들의 옷차림까지 학교가 개입하는 것은 과도한 간섭이다”는 논란도 적지 않았지만 학교측은 빈부격차로 인한 위화감 조성을 막기 위해 학생들에게 크리스마스 이후로는 고가 패딩을 입지 못하도록 최종 결정했다.
국내에선 최근 인천의 중학생 추락사 사건 가해자가 피해자의 브랜드 패딩점퍼를 입고 포토라인에 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고가 패딩에 따른 사회적 부작용도 만만찮다.
고가 패딩 인기에 인터넷 쇼핑몰 등지에서는 고급 롱패딩을 절반도 안되는 가격에 판다는 글을 올리고 배송을 차일피일 미루다 잠적해 버리는 사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선호도 높은 40만원대의 유명 스포츠업체 옷의 가격을 절반도 안되는 가격대에 판매한다는 글을 올려놓고 잠적해 버리는 수법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 시대에 개인 형편에 따른 고가 패딩 구입 여부는 자유다.
하지만 고가 점퍼 없이는 친구조차 만날 수 없는 10대 청소년들이 물질 만능주의에 젖은 기성세대의 풍토를 답습하는 것은 아닌지 씁쓸할 따름이다.
김옥경 문화체육부 부장 okkim@srb.co.kr
- [건강칼럼] 대화가 필요해 얼마 전 외과 동문들과 외과 교수들의 동문 이사회 모임이 있었다. 얘기는 자연스럽게 현재 의대증원 사태로 인한 전공의 사직문제로 흘러가게 되었는데, 들어보니 현재 전남대학병원의 상황은 정말 심각한 것 같았다. 예전에 외과의 한 교수당 하루 3~4건씩 하던 위암, 대장암 수술을 보조할 전공의가 없어서, 또한 마취를 해줄 전공의가 없어서 하루에 한 건도 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정형외과는 아예 정규수술은 모두 취소되고 응급수술만 하고 있다고 도 했다. 교수들이 집도하는 수술이 전공의가 없어 혼자서 하다보니 힘들고 더딘데다가 교수 혼자서 전공의가 했던 잡다한 일까지 도맡아 하다 보니 이제 곧 번 아웃 직전이라는 얘기를 들었다.의대 증원 문제로 촉발된 의료대란이 이제는 거의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도 지금 정부는 물러설 기미없이 계속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이야기만 하고 있으며 전공의들은 돌아올 기미가 없고, 학생들도 기약 없는 휴학으로 이대로 가다가는 전체 유급 직전에 있어 내년에 새로 들어올 신입생과 합해진다면 의과대학 교육은 제대로 될 수 없을 것이고, 졸업생이 없게 되면 공중 보건의나 군의관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는 등 사회적 파장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다. 얼마 전에 열린 교수들의 전국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20개의 의과대학 및 병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여해 3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아직까지 대학병원 진료는 유지되고 있지만 남아 있는 이들만으로 버티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오래지 않아 대학병원이 무너지면서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은 붕괴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필자는 작년 11월부터 정부와 의료계의 협상에서 의료계의 대표로 의정 협상단장을 맡아 정부에게 현재 붕괴되어 가고 있는 필수, 지역의료의 문제는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저 수가와 함께 의료사고에 대한 과도한 형사처벌이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의대증원은 지금 해결책이 아니라고 누차 강조하였다. 또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교육 역량을 감안하여 현재 해마다 증원하고 있는 3058명의 약 10% 정도인 350명 내외로 일단 증원을 더 해보고 점차 2년에 한 번씩 재평가하여 증원 규모를 재조정 해보자고도 비공식적으로 제안하였다. 그리고 의대증원 문제는 밤샘토론을 해서라도 의정 협의체 내에서 논의하여 결정하자고 누차 강조하였다.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일본과 영국도 의대증원을 하였지만 우리나라처럼 의대 정원 조정 과정에서 의사들의 대규모 사직이나 정부의 형사처벌 공언 등 험악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정원 결정 과정에서 의사들을 정책 결정에 참여시키고 합리적인 요구사항이 있으면 수용하였으며, 의대 증원을 점진적으로 하여 늘어난 의대 정원을 가르칠 교육 역량을 충분히 확보한 후에 증원을 하였고, 구체적인 예산 계획을 세워 단계적으로 예산이 얼마나 들며, 어떻게 투입할 것인지를 국민과 의사들에게 최대한 자세히 설명하였기 때문이다.지금의 의대증원 문제는 수 십년 동안 세계최고를 자랑하던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의 문제점이 곪을대로 곪아 터져버린 것이다. 수 십년간 지속되던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저 수가와 함께, 결과가 좋지 않은 의료행위에 대해 과도하게 형사 처벌하는 우리나라만의 특성이 이러한 필수의료 붕괴사태에 직면하게 되었고 그 문제점을 의대증원으로 해결하려고 하면서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이러한 문제점이 결국 의사 수의 증원 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지도 정부와 의료계가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할 때이다.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의료인력 수급위원회가 있어 그곳에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수집하여 의료 인력을 결정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너무 숫자에 매몰되지 말고 정부와 의료계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료인력 수급 위원회를 결성하여 우리나라의료의 미래를 위하여 적정 의료 인력을 논의해야 한다.더 이상 국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속히 정부와 의료계가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기를 기대한다. 양동호 광주광역시 의사회 대의원회의장 (연합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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