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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국화 옆에서
입력 2018.11.30. 18:55 수정 2018.12.05. 12:12 댓글 0개가을이 오면 사람들의 표정은 다양해진다. 공기는 깨끗하고 하늘은 너무 푸르러 아침 출근길에 약간 쌀쌀해도 눈이 부시도록 맑은 하늘에 몸이 한결 가벼워진다. 그리고 푸르게 우거졌던 녹색의 식물들이 황금벌판 그리고 알록달록 형형색색으로 하루하루 다양하게 변하는 모습은 우리 몸의 신체·정신적 반응을 일으킨다. 사색과 우울, 감성 그리고 한편으로는 식욕의 증가로 인한 육제적인 변화까지…
이 모든 것에 10월은 힐링 할 수 있었다. 이 시기에 우리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주는 것이 있다. 바로 국화꽃이다.
국화는 길 모퉁이, 학교 교정, 관공서 길거리 등에서 가을이면 언제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다. 귀족적이지 않지만 서민적이면서 친근하게 느껴진다. 어디서나 눈에 띄고 장미처럼 화려하거나 백합처럼 뛰어나게 청초하고 뛰어난 향은 아니지만 국화만의 특별함이 있다.
가을 아침 약간의 찬 서리에도 심어두기만 하면 때에 맞춰서 똑바로 꼿꼿이 서있는 줄기 위로 노랗고 하얀 꽃망울을 터뜨리면 그 자체가 아름답고 나란히 군락을 이루면 그 자체가 잊을 수 없는 장관을 만들어 낸다.
국화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꽃 중의 하나이다. 나 또한 개인적으로 국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가을의 꽃이기 때문이다. 가을에는 모든 식물과 꽃들이 화려했던 시간을 지나 서서히 져가는 시기이다. 그래서 국화 혼자만의 사랑을 독차지 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꽃대에 뾰족하게 솟아올라 하나의 꽃망울이 피어올라 청순하고 고결한 이미지를 주기 때문에 국화 꽃 한 송이만으로도 아름답지만 형형색색의 국화가 군락을 이룬 모습을 보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하고 아름답다. 또한 국화는 추위에 강해 꽃이 지고 겨울이 지난 다음 해에도 잘 자라고 꽃이 피는 특성이 있어서 봄, 여름에 국화 화분을 잘 보관만 하면 여러 해 동안 볼 수 있다.
대게 이맘때 면 우리는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가로수 길을 거닐며 가을이라는 계절과 추억, 사색과 우울함 등이 교차되는 여러 감성으로 하루를 보낸다. 그러다 길가에 피어있는 국화에 문득 문득 시선이 머물면 미당 서정주 시인의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선 내 누님 같은 꽃이여> '서정주 국화옆에서 중에서'
시를 읊고 또 읊으면 지난 내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오른다.
우리 집은 어머니가 약국을 하셔서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약국을 떠날 수 없어 일년 내 내 그 곳에서 15년을 인생의 황금기를 보냈었다.
1년 4계절의 변화를 오직 약국 창문 너머로 확인했고 가을을 확인하는 것은 집에 놓인 국화 화분에 꽃이 필 때였다.
이렇게 생업에 매여 바깥나들이 할 수 없는 어머니는 계절을 느끼고 싶으셨는지 화분에 국화를 많이 심어 놓으셨다.
그 아름다운 꽃망울이 하나 둘 식 피어나기 시작할 때쯤이면 어머니와 나는 늘 약국 앞에 의자에 나란히 앉은 옆집 라디오 전파상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국화를 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 언젠가 한 번은 해가 지는 저녁 무렵 미당의 시를 어머님께 소리 내어 들려주었다.
어머니는 이 시를 너무 좋아 했다고 한다. 정확한 의미는 몰랐으나 시에서 나오는 운율이 깔끔하고 여운이 있다 생각했었다고 하셨다.
약국 앞 화분에 피어오른 노란 국화꽃과 어머니께 들려준 미당의 시는 생업과 가사에 매어 한 번도 자유로이 바깥에 나가 제대로 여행 한번 못한 여자나이 40으로 가는 세상살이의 아픔을 이 시가 대변했다고 가을의 정취가 어머니를 감성에 젖게 했었나보다.
내 어머니는 졸업 후 결혼하면서 집안에 갇혀 버렸고 4명의 자녀를 낳고 생업에 종사해서 여생의 즐거움을 충분히 누리지 못했었다. 그러나 아들이 들려주는 시와 형형색색 피어있는 국화는 어쩌면 어머니에게 가을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었을지 모르겠다.
우리 삶에 기쁨과 아름다움을 주는 국화가 전국 곳곳에서 활짝 피고 그런 국화를 주제로 하는 국화 축제도 많이 열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얼마 남지 않은 가을의 마지막 문턱에서 가을이 주는 최고의 선물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그리고 지켜주고 싶은 부모님과 함께 즐기며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며 추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건강칼럼] 무릎 퇴행성 관절염 늦지않게 관리하세요 골관절염은 관절을 감싸고 있는 연골이 점차적으로 손상되거나 퇴행성 변화에 따라서 관절을 이루고 있는 뼈와 인대 등에 손상이 일어나 통증과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을 말한다. 흔히 퇴행성 관절염으로 부른다.관절의 염증성 질환 중에서도 가장 빈도가 높은 편으로 우리 몸의 모든 관절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무릎관절에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다. 걷거나 달리는 등 보행 시에 자주 쓰이는 것은 물론 인체의 하중을 지탱하는 데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노화가 주된 원인으로 꼽히지만, 최근에는 여기에 유전인자, 비만, 관절의 모양, 호르몬, 외상 등 다양한 원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관절의 과도한 사용도 영향을 준다. 육체노동자나 운동선수들이 관절염에 잘 걸리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어려서부터 관절에 병을 앓았다면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발생할 수 있다. 즉 반드시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질환은 아니다.성별로는 여성 환자가 2배 이상 많다. 호르몬 때문이다. 50대가 넘어 폐경기가 오면 여성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감소하는데 그렇게 되면 몸 안의 뼈 양도 줄고 연골이 약해져 손상되기 쉽다. 무릎 관절염 환자의 70% 이상을 폐경기 여성들이 차지하는 이유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근육이 적고 근력도 약하기 때문에 관절에 가해지는 체중 부하가 높아져 관절염의 원인이 된다. 집안일을 하면서 무릎 등의 관절을 자주 구부리는 것도 관절염의 발병률을 높인다.무릎 골관절염의 대표 증상은 통증이다. 초기에는 해당 관절을 움직일 때만 통증이 나타나지만, 점차 병이 진행되면 움직임과 관계없이 계속해서 통증이 발생한다. 또 관절이 뻣뻣해져 운동 범위가 제한된다. 관절의 연골이 많이 닳게 되면 관절 운동 시 마찰음이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관절 모양이 변형돼 걸음걸이가 이상해진다. 주로 안짱다리로 변한다.치료는 초기 자세교정, 식생활, 운동 등 생활습관 교정으로 시작한다. 체중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관절이 받는 부하가 상당히 감소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관절을 따뜻하게 찜질해주는 것도 증상을 완화시키고 강직을 개선해준다. 다음 단계는 약물치료다. 대부분 약물치료로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보통 진통제와 비스테로이드성 항소염제 등을 사용하게 된다. 무릎 관절 내에 스테로이드나 히알루론산 등의 주사치료를 병행할 수도 있지만, 반복적인 주사는 피해야 한다.이렇게 해도 관절의 운동 범위가 자꾸 좁아지고 통증이 심각한 경우에는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초기에서 중등도의 골관절염의 경우 관절내시경술을 고려할 수 있다. 관절 내 염증 물질을 세척하고, 닳아 부서진 연골 부스러기(관절유리체)를 제거한다. 최소한의 피부 절개로 수술이 가능하고 수술 후 통증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O'자 다리와 같이 관절의 정렬이 좋지 않고 관절의 내측 또는 외측 중 한 부분에만 관절염이 발생한 경우에는 관절의 정렬을 바꾸는 절골술을 시행한다. 체중이 가해지는 부위를 변경해 덜 상한 관절면을 쓰게 하는 수술이다. 이로도 해결이 안되면 인공관절치환술을 고려한다.골관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상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그만큼 관절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고도비만의 경우 정상체중에 비해 관절염에 걸릴 확률이 4배 이상 높다는 연구도 있다.적절한 운동은 뼈와 관절을 건강하게 한다. 의자에 앉은 채로 무릎을 구부렸다 펴기, 선 상태에서 무릎을 살짝 구부렸다 펴기 등의 동작을 평소 꾸준히 한다.수영이나 자전거 타기도 관절에 좋다. 단 등산이나 달리기, 점프 등 운동은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는 만큼 적당히 하는 게 좋다.골관절염은 아무리 치료를 잘해도 건강한 관절을 되찾기 쉽지 않다. 평소에 관절염을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고강열 광주선한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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