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당 144경기 10구단 체제의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는 전반기부터 풍성한 기록잔치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경기수 확대에 따른 최다홈런과 안타 등의 신기록에 대한 기대감은 후반기에 고조되게 마련이다. 그러나 전반기에도 의외의 기록과 베테랑 선수들의 의미있는 기록들이 쏟아져 나왔다.

포문은 외국인 선수들이 열었다. 개막 13일 만인 4월9일 유네스키 마야(34·두산)가 잠실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역대 12번째 노히트노런 대기록을 달성했다. 같은 시각 광주에서는 에릭 테임즈(29·NC)가 17번째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다.

마야의 노히트노런 기록은 지난해 NC 다이노스의 찰리 쉬렉에 이은 것이었고 테임즈의 사이클링 히트 역시 외국인타자로는 2001년 매니 마르티네스 이후 두번째였다. 프로야구 33년 역사에서 이 진기록이 같은 날 나온 적도 없었다.

전반기 가장 주목을 끌었던 기록은 역시 '국민타자' 이승엽(39·삼성)의 통산 400호 홈런 기록이다. 399번째 홈런을 치고 한동안 홈런 소식이 없었던 이승엽은 지난달 3일 포항구장에서 위업을 달성했다.

이승엽은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일본에서 8시즌을 뛰고도 전인미답의 고지를 밟았다.

그의 홈런공을 기대하며 포항구장에는 구름관중이 몰렸다. 2003년 56호 홈런으로 당시 아시아신기록(2013년 일본 발렌틴 60홈런)을 달성했던 때의 홈런 신드롬이 재연됐다.

화려한 홈런포에 가려졌지만 그 전날 팀 동료 안지만(32)도 의미있는 기록을 세웠다. 역대 최초 통산 150홀드 달성이다. 홀드는 2000년부터 공식 집계되기 시작했다. 중간투수가 본격적으로 조명을 받은지도 오래 되지 않았다. 2002년 데뷔해 중간투수로만 한 길을 걸어온 안지만이기에 의미가 컸다. 안지만은 지난달 23일 다시 최초 4년 연속 20홀드 기록을 세웠다.

최초는 아니었지만 베테랑 선수들의 의미있는 기록도 돋보였다.

임창용(39·삼성)은 3월31일 kt 위즈전에서 세이브를 올리며 LG 트윈스에서 활약했던 김용수에 이어 2번째 100승-200세이브를 기록했다. 또한 역대 4번째 200세이브였다.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종횡무진 활약했던 임창용은 2008~2012년 일본무대에 진출해 11승13패 128세이브를 거두면서도 위업을 달성했다.

홍성흔(38·두산)은 지난달 14일 통산 2000안타 금자탑을 쌓았다. 역대 5번째 기록이었지만 우타자로는 최초였다. 그에 앞서 기록을 세웠던 양준혁과 전준호(이상 은퇴), 장성호(kt), 이병규(LG) 모두 좌타자였다.

이호준(39·NC)은 지난달 18일 역대 8번째 300홈런 고지를 밟았다. 또 39세 4개월 10일만에 300홈런을 달성해 최고령 300홈런을 기록하게 됐다. 그는 5월 KBO 월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는 등 나이를 잊은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호준과 함께 NC에서 베테랑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손민한(40)은 감독 추천에 힘입어 역대 최고령 올스타전 투수가 되기도 했다.

기분 좋은 기록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kt 위즈의 외국인타자 댄 블랙(28)은 지난달 14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5회에만 실책 3개를 범하며 한 이닝 실책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후반기 KBO리그는 더욱 다양한 기록들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NC 다이노스의 에릭 테임즈는 전반기 28홈런 21도루를 기록하며 2000년 박재홍 이후 15년 만에 30홈런-30도루 달성을 예약해놨다. 내친 김에 그는 KBO 최초 40홈런-40도루 달성도 노린다.

테임즈는 또 85타점으로 이 부문 1위를 달리며 이승엽이 2003년 세운 144타점 기록 돌파도 노릴 수 있다.

박병호(29·넥센)는 역대 최초 4년 연속 홈런왕을 노린다. 이미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30홈런을 달성하며 홈런 단독 선두를 지켰고 역대 3번째 4년 연속 30홈런 기록을 세웠다.

거기에 박병호는 112안타를 기록해 지난해 팀 동료 서건창(26)이 최초로 세운 200안타 기록도 경신을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