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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 넘어 '교감'...성숙기 접어든 국내 소비자 '체험 공간'으로

입력 2018.11.18. 09:00 댓글 0개
락앤락, 라이프스타일 매장 '플레이스엘엘'...경험·흥미 공간에서 소비자와 교감
에이스침대, 구미 '에이스스퀘어' 오픈...층별 테마 맞춰 제품 제안
코지네스트, 직영 매장 3곳 '창고형 아울렛' 리뉴얼...침구·홈퍼니싱 제품 비치
【서울=뉴시스】락앤락이 이달 초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문을 연 라이프스타일 1호 매장 '플레이스엘엘'(Place LL). 2018.11.16 (자료=락앤락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8조7000억원 가운데 모바일을 통한 거래액만 5조.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소비가 전이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품의 체험을 독려하는 공간이 늘어나고 있다.

업계는 성숙기를 지나고 있는 국내 소비자의 행태를 이유로 꼽는다. 제품의 성능에 우선순위를 두고 구매를 자행했던 과거와 달리 오늘날 소비자는 '감성적 가치'를 위해 과감히 지갑을 연다는 것이다.

체험형 스토어(상점)가 상징성을 지니는 이유다. 소비자는 단순히 전시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으로부터 비롯되는 브랜드와 교감을 이룰 수 있다. 일상과 유사한 공간에서 곳곳에 비치된 브랜드 제품은 생활에 녹아 감성적 만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락앤락이 이달 초 문을 연 라이프스타일 1호 매장 '플레이스엘엘'(Place LL)은 이 같은 맥락에서 기획됐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에 900㎡(약270평) 규모로 자리한 플레이스엘엘은 단순한 제품구매뿐 아니라, 브랜드가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1층 '콘셉트 존'에서는 시즌 별 테마에 맞춘 쇼룸으로 변화하는 라이프 트렌드를 경험할 수 있다. 2층은 각종 생활용품으로 구성된 쇼핑 공간과 이색 체험 공간 그리고 친환경 카페 등 3가지 테마로 운영된다. 쇼핑 공간에서는 소비자 취향·생활패턴 등을 고려한 제품이 카테고리별로 마련돼 있다. 전 상품을 진열해 판매하던 기존 매장에서 변화를 줬다. 락앤락은 자사 제품 외에도 공간과 어울리는 다양한 인기 브랜드를 구비했다. 가전 브랜드, 원목도마 브랜드, 주방잡화뿐 아니라 욕실용품과 인테리어 소품까지 15개 브랜드의 제품이 속해 있다.

전에 없던 경험과 재미를 선사하기 위한 공간도 마련됐다. 2층 밀폐용기 코너 옆 '비스프리 모듈러 DIY'에서 고객은 원하는 색상·크기의 용기를 직접 고르고, 시연하며 자신만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친환경 카페 '카페 엘엘'(CaféLL)에서는 모든 음료를 락앤락 스윙텀블러 제품에 담아 판매하며, 카페 안 세척존에서는 텀블러를 씻을 수 있다. 1.5층에 위치한 '무명식당'에서는 일회용 포장 대신 락앤락 인터락 제품에 담긴 잡곡을 판매한다.

국내·외에 140여개 매장을 가진 락앤락에 플레이스엘엘은 변화의 시발점이다. 회사는 밀폐용기 등 대표 제품군에서 구축한 소비자 신뢰를 바탕으로 '기능'을 넘어 '감성'적 가치를 제공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락앤락 관계자는 "플레이스엘엘은 상업성을 떠나 회사가 앞으로 '소비자 중심의 사고'를 반영해 다양한 시도를 하겠다는 의지"라며 "매장에서 이뤄지는 고객과 브랜드의 교감을 바탕으로 향후 진화한 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침대 브랜드 에이스침대 역시 최근 경북 구미에 14번째 체험매장인 '에이스스퀘어'를 오픈했다.

에이스 스퀘어는 지역 소비자들을 상대로 제품의 체험기회를 늘리고자 마련된 지역 거점 매장이다. 2016년 시작돼 소비자 분포, 유동성, 접근성 등 시장 상황을 토대로 확장돼고 있다. 에이스침대는 경북 인구 42만 명 중 30대 이하가 55%에 달하는 구미에 매장을 열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체험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매장은 5층 규모다. 1층에는 프리미엄 매트리스 에이스 헤리츠 제품이 전시됐다. 2층 '매트리스 체험 존'에서는 제품 체험뿐 아니라 전문가들이 맞춤형 매트리스를 추천한다. 3층은 혼수 침대를 준비하는 예비부부 등을 타깃으로 한 'DUO&CLASSIC 존'이, 4층은 1인 가구를 위한 다양한 싱글 침대 등을 구비했다.

에이스스퀘어 구미점 관계자는 "이번 매장은 젊은 고객들이 층간 이동의 번거로움 없이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제품을 체험하며 고를 수 있도록 쇼핑 편의를 대폭 강화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혼수·예단 브랜드로 알려진 코지네스트가 직영 매장을 중심으로 도입한 '창고형 아울렛' 매장 2018.11.16 (자료=코지네스트 제공) photo@newsis.com

혼수·예단 브랜드로 알려진 코지네스트도 체험형 매장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도곡점을 포함한 직영 매장 3곳을 유럽 감성의 '창고형 아울렛'으로 리뉴얼했다. 현장을 방문한 고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직영매장과 대리점 등의 창고형 진열방식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코지네스트 관계자는 "제품에 대한 관심이 늘며 소재를 직접 보고 구입하려는 요구도 함께 커지고 있는 반면 고객들이 가진 정보는 부족하다는 점에 집중해 이 같은 공간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매장은 유럽 감성의 침구와 패브릭 소품으로 구성된 편집숍 형태다. 북유럽 감성을 반영한 침구 레노마홈, 까사 소냐르 등 디자인 제품뿐 아니라 욕실 및 주방 리빙 카테고리의 인테리어 용품을 확대했다.

원활한 정보 제공을 위해 매장 내 베딩 컨설턴트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소재, 원산지, 크기, 가격 등 각종 정보를 확인할 수있다. 아울러 모달, 리넨 등 소재 별로 제품을 진열해 2030 젊은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코지네스트 관계자는 "집이 개성을 담는 공간으로 바뀌는 등 감성적 가치를 중시하는 문화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창고형 방식을 통해 합리적 쇼핑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유입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며, 이를 바탕으로 침구뿐 아니라 종합 홈퍼니싱 스토어로 영역을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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