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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절 찾은 학부모들 "수능 끝날 때까지 간절한 기도"
입력 2018.11.15. 21:37 수정 2018.11.16. 03:53 댓글 0개"지금 자녀 위해 할 수 있는 게 기도 밖에"
"같이 시험 치는 기분…마음 다치지 말길"
【서울=뉴시스】김온유 기자 = "자녀들과 몸은 떨어져 있어도 기도하기 때문에 함께 있는 것과 같아요."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5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 모인 학부모 신자들은 긴장된 마음으로 미사에 참석했다. 두 손을 모으고 머리를 숙여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이 다수였다. 대성당 자리 3분의1 정도를 수험생 학부모들이 차지했다.
신부님이 "기도하기 때문에 수능을 치는 자녀들과 함께 있는 것과 같다"고 하자 많은 학부모들은 다시금 진지하게 기도에 임했다.
삼각산고에 재학 중인 장모(19)양의 아버지(50)도 이 중 한 명이다.
그는 "내가 경상도 남자라 표현은 많이 못했지만 항상 애정과 걱정을 가지고 있다. 수능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응원할 것이고, 딸이 용기와 즐거움을 가지고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년생 형제를 둔 조모(50)씨는 두 아들이 다 수능을 치르는 중이었다.
조씨는 "같이 신목고를 나왔는데 첫째는 재수고, 둘째는 이번에 처음 수능을 본다. 문과와 이과지만 같은 수험기간을 보내며 서로 많은 의지를 했다"며 "두 아들이 함께 수능공부하는 것을 보면 많이 안쓰럽지만 용기를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미사가 끝나도 일부 학부모들은 자리를 지켰다. 이들은 머리를 숙인 채 양손을 모아 기도를 이어갔다.
야외 기도장에도 자녀들이 무탈히 시험을 보길 기도하는 학부모가 모여있었다. 누구는 초에 불을 붙여 기도를 하고, 누구는 마리아상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중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휴대 전화로 '수능'을 연신 검색하는 학부모도 눈에 띄었다.
고잔여고를 다니는 신지윤(19)양의 어미니 김지연(47)씨는 "학교와 집이 인천이다. 데려다주고 남편과 함께 왔다. 멀어도 명동성당에 자주왔다"면서 "둘째라서 떨리는 마음보다는 노력한 만큼 잘 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며 야외 기도장에서 기도문을 읽었다.
서울 종로구 조계사도 자녀를 위한 기도로 가득 채워졌다.
대웅전 입구 정면에는 "수능대박 사랑한다 응원한다!"는 플래카드가 붙은 향로대 앞에 수험생 부모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향로대 역시 수능을 잘 보길 기원하는 마음을 담은 향초가 빼곡히 놓였다.
조계사에서 초를 판매하는 이모(60)씨는 "수능 관련 합격초 일주일 물량이 4시간 만에 다 나갔다. 초가 많이 팔려서 초 켜는 장소를 두 군데 더 늘렸다"며 "일반 초보다 크기도 굵고 두꺼운 반야초가 많이 팔렸는데, 애들이 시험이 끝나기 전까지 초가 꺼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재수생 외손주가 있는 최경자(75)씨는 "어제 수능 기원 111일 기도를 끝내고 오늘도 기도하러 왔다. 시험 종료까지 여기서 기도할 예정"이라며 "손자는 기독교인이지만 나도 할 수 있는 만큼은 해주려고 기도하러 온 것"이라고 말했다.
수험생 아들을 둔 박재인(52)씨는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게 기도 밖에 없으니까 왔다. 기도만으로 좋은 결과가 나올 수만 있다면 무릎이 닳을 때까지 기도하고 싶은 마음이다. 시험 끝날 때까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수학을 치르는 시간이다. 아들이 수학에 제일 약해 마음이 불안하다. 이쯤 되면 수학 몇 번까지 풀었어야 아들 마음이 편할텐데, 같이 시험을 치르는 기분"이라면서도 "설령 시험을 못 봤다고 하더라도 이 시험 때문에 아들이 마음을 다치지 않았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ohne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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