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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넘어 모두의 축제로…제9회 광주여성영화제 개막

입력 2018.11.15. 17:31 수정 2018.11.15. 17:41 댓글 0개
한 해 미투운동 계보 기획전시·페미니즘 도서전시 등 다채
5·18 가두방송 차명숙씨 축사…“후대 여성의 지원군 되고파”
지난 14일 제9회 광주여성영화제가 성황리에 개막식을 가졌다. 호남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호남시어터’의 시카고 공연모습. 사진제공 최성욱

여성들의 목소리를 스크린을 통해 쏘아올리는 제9회 광주여성영화제가 14일 오후 7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예술극장내 극장2에서 개막식을 가졌다.

‘이제 우리가 말한다’를 캐치프레이즈로 정한 올해의 여성영화제는 한해 동안 들불처럼 번진 ‘미투(#me too)’와 ‘위드유(#with you)’ 운동을 영화를 통해 재조명했다.

개막식에 앞서 분주한 모습을 보인 예술극장 로비의 한 켠으로 여성영화제의 캐릭터인 ‘광광’과 ‘영영’의 등신대가 세워진 포토월이 마련돼 행사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했다. 개막식을 기다리는 영화제의 팬들은 캐릭터 등신대앞에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기도 했다.

또한 한 해동안 진행된 미투운동의 계보를 담아낸 기획전시는 물론, 여러 출판사에서 여성영화제의 개최를 축하하며 기증한 책들도 한켠에 마련돼 페미니즘 도서전시가 진행됐다.

영화인 지정남씨의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시작된 본격적인 개막식은 호남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의 ‘호남시어터’가 마련한 축하 무대로 이어졌다. ‘올 댓 재즈’, ‘록시’ 등 뮤지컬 시카고의 유명 넘버들과 장면들을 재현한 이들의 무대는 객석을 가득 메운 호응이 함께했다.

지난 14일 제9회 광주여성영화제가 성황리에 개막식을 가졌다. 사진은 한 해동안 진행된 미투운동의 계보를 담아낸 기획전시물. 사진제공 최성욱

축하 무대 이후 김채희 여성영화제위원장의 개회선언이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여성들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를 통해 이야기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영화제가 9회를 맞이하게 됐다”며 “더 많은 여성들과 소수의 이야기가 영화제를 통해 공론의 장으로 나오길 바란다”고 개회선언을 알렸다.

개회선언 이후 5·18 당시 가두방송을 진행했던 차명숙씨의 축사가 이어졌다. 차 씨는 지난 5월, 80년 당시 계엄군이 여성들에게 자행한 성고문 등을 기자회견으로서 최초로 알린 장본인이다. 차 씨는 지난 기자회견 당시 알렸던 사실등을 복기하며 객석과 호흡했다. 이어 “나는 대한민국의 여성이자 작게보면 5·18 당시의 여성, 더욱 작게는 아이들의 엄마이자 차후 할머니가 될 것이다”며 “후대 여성들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싶다. 이것 또한 시련이자 헤쳐나가야 할 나의 몫이 아닐까란 생각에 여성영화제의 무대 위에 오르게 됐다”며 감회를 전했다.

차씨의 축사 이후 여성영화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소개됐으며 이후 개막작 ‘얼굴, 그 맞은편(감독 이선희)’이 선보여졌다.

한편 장편 14편, 단편 28편 총 42편 상영 및 다양한 부대행사가 마련된 제9회 광주여성영화제는 오는 18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비롯해 광주독립영화관 등지에서 진행된다. 이영주기자 dalk148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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