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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해촉
입력 2018.11.15. 16:44 수정 2018.11.15. 16:46 댓글 0개동양권에서 젓가락을 쓰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베트남, 몽골, 싱가포르 등이다. 젓가락 사용 국가 비율은 한·중·일 세 나라가 85%를 차지한다.
어릴 때부터 젓가락을 쓰면 지능이 좋아지고 여러 가지 손재주가 발달한다고 한다. 한 때 젓가락을 쓰는 나라 경제가 급속히 발달하자 ‘젓가락 경제’라는 우스갯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확실히 젓가락 사용은 지능 발달과 손재주와 관계가 있어 보인다. 어려서부터 젓가락을 사용한 학생들이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다. 손가락과 연결된 신경이 두뇌를 자극하기 때문이란다.
젓가락질은 손가락의 섬세한 활용이 필수적 요소다. 그 중에서도 한국은 쇠젓가락을 쓰는 유일한 나라다. 쇠젓가락으로 미끌 미끌한 콩자반 콩을 집어서 입에 넣는 기술은 외국인들이 함부로 따라 하기 힘든 솜씨다. 어릴적부터 키운 젓가락질의 섬세함이 신기에 가까운 기술로 발현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한국 젓가락 기술은 핸드폰 문자와 만나 유감없이 위용을 드러 낸다.
실제 한국인은 언제 어디서든 자유자재로 문자 보내는 솜씨를 자랑 한다. 모바일 문자 보내기 국제 대회서 우승은 한국인 독무대다. 어릴적부터 젓가락을 사용해 온 손가락 기술에다 한글의 과학적 우수성까지 더해지니 국제 대회 문자보내기 대회 우승정도는 식은 죽 먹기다. 은광여고 하목민양은 1분에 408타라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한 적도 있다. 젓가락 문화 후손의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 준 ‘문자 지존’이라 할만 하다. 참으로 장하다.
그러나 우수한 문자보내기 소질이 가끔은 엉뚱한 곳에 쓰이기도 한다. 가끔은 껄끄러운 인간관계 정리용으로 변용된다. 심지어 제1야당 조강특위위원장도 그 쓰임에 자리가 날라갔으니 역시 문자 지존 나라답다. 당 지도부가 십고초려 끝에 자유한국당 조강특위위원장으로 모셨다는 전원책 변호사가 ‘문자 해촉’을 당한 이야기다. 전 위원장은 김병준 비상대책위 위원장과 당 쇄신 전권을 주니 마니로 티격 태격 하다 그만 ‘문자 해촉’이라는 해괴한 변을 당하고 말았다. 알아서 모셨다가 간단히 손짓 하나로 정리했으니 자유 한국당 처지도 참 딱하다.
문자 해촉이 편리는 하지만 웬지 정이 없어 보인다. 비정규직을 그만 두게 할 때나 가끔 사용된 줄 알았던 문자 해촉이 공당의 높은 자리 사람에도 쓰일 줄은 몰랐다. 지금도 휴대폰 문자 소리만 들려도 가슴이 덜컥 하는 사람이 많다. 언제 전 위원장처럼 문자로 파리 목숨이 될지 몰라서다.
“내일부터 안나와도 됩니다”는 비정규직 신세를 누가 알겠는가. 젓가락 문화탓이려니 하지만 요샛말로 조금은 웃프다.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지금 웃을 때가 때가 아니다. 언제든 문자해촉이 가능한 데 누가 누구를 를 나가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나윤수 컬럼니스트 nya8044@hanmail.net
- [건강칼럼] 대화가 필요해 얼마 전 외과 동문들과 외과 교수들의 동문 이사회 모임이 있었다. 얘기는 자연스럽게 현재 의대증원 사태로 인한 전공의 사직문제로 흘러가게 되었는데, 들어보니 현재 전남대학병원의 상황은 정말 심각한 것 같았다. 예전에 외과의 한 교수당 하루 3~4건씩 하던 위암, 대장암 수술을 보조할 전공의가 없어서, 또한 마취를 해줄 전공의가 없어서 하루에 한 건도 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정형외과는 아예 정규수술은 모두 취소되고 응급수술만 하고 있다고 도 했다. 교수들이 집도하는 수술이 전공의가 없어 혼자서 하다보니 힘들고 더딘데다가 교수 혼자서 전공의가 했던 잡다한 일까지 도맡아 하다 보니 이제 곧 번 아웃 직전이라는 얘기를 들었다.의대 증원 문제로 촉발된 의료대란이 이제는 거의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도 지금 정부는 물러설 기미없이 계속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이야기만 하고 있으며 전공의들은 돌아올 기미가 없고, 학생들도 기약 없는 휴학으로 이대로 가다가는 전체 유급 직전에 있어 내년에 새로 들어올 신입생과 합해진다면 의과대학 교육은 제대로 될 수 없을 것이고, 졸업생이 없게 되면 공중 보건의나 군의관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는 등 사회적 파장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다. 얼마 전에 열린 교수들의 전국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20개의 의과대학 및 병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여해 3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아직까지 대학병원 진료는 유지되고 있지만 남아 있는 이들만으로 버티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오래지 않아 대학병원이 무너지면서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은 붕괴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필자는 작년 11월부터 정부와 의료계의 협상에서 의료계의 대표로 의정 협상단장을 맡아 정부에게 현재 붕괴되어 가고 있는 필수, 지역의료의 문제는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저 수가와 함께 의료사고에 대한 과도한 형사처벌이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의대증원은 지금 해결책이 아니라고 누차 강조하였다. 또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교육 역량을 감안하여 현재 해마다 증원하고 있는 3058명의 약 10% 정도인 350명 내외로 일단 증원을 더 해보고 점차 2년에 한 번씩 재평가하여 증원 규모를 재조정 해보자고도 비공식적으로 제안하였다. 그리고 의대증원 문제는 밤샘토론을 해서라도 의정 협의체 내에서 논의하여 결정하자고 누차 강조하였다.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일본과 영국도 의대증원을 하였지만 우리나라처럼 의대 정원 조정 과정에서 의사들의 대규모 사직이나 정부의 형사처벌 공언 등 험악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정원 결정 과정에서 의사들을 정책 결정에 참여시키고 합리적인 요구사항이 있으면 수용하였으며, 의대 증원을 점진적으로 하여 늘어난 의대 정원을 가르칠 교육 역량을 충분히 확보한 후에 증원을 하였고, 구체적인 예산 계획을 세워 단계적으로 예산이 얼마나 들며, 어떻게 투입할 것인지를 국민과 의사들에게 최대한 자세히 설명하였기 때문이다.지금의 의대증원 문제는 수 십년 동안 세계최고를 자랑하던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의 문제점이 곪을대로 곪아 터져버린 것이다. 수 십년간 지속되던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저 수가와 함께, 결과가 좋지 않은 의료행위에 대해 과도하게 형사 처벌하는 우리나라만의 특성이 이러한 필수의료 붕괴사태에 직면하게 되었고 그 문제점을 의대증원으로 해결하려고 하면서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이러한 문제점이 결국 의사 수의 증원 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지도 정부와 의료계가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할 때이다.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의료인력 수급위원회가 있어 그곳에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수집하여 의료 인력을 결정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너무 숫자에 매몰되지 말고 정부와 의료계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료인력 수급 위원회를 결성하여 우리나라의료의 미래를 위하여 적정 의료 인력을 논의해야 한다.더 이상 국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속히 정부와 의료계가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기를 기대한다. 양동호 광주광역시 의사회 대의원회의장 (연합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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