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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영재성 계발에 왜 언어사고력이 중요한가?
입력 2015.06.10. 08:28 수정 2015.06.10. 08:44 댓글 0개▶말을 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주변의 유아들을 찬찬히 둘러보면 대개 말을 야무지게 잘하는 아이가 아주 똑똑하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첫째, 말을 잘한다는 것은 아이의 머릿속에 많은 개념들이 형성되어 있다는 뜻이다. 삼각형이란 말을 듣도 보도 못한 아이의 머릿속에 삼각형의 개념이 형성되어 있기는 쉽지 않다.
어휘를 획득한 경우, 단지 말을 내뱉을 뿐만 아니라 그 개념이 머릿속에 정립된 경우, 그 개념을 자기 것으로 획득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아이의 사고력을 길러 주고 싶다면 반드시 아이가 사용하는 어휘의 폭과 넓이를 확장시켜 주어야 한다.
수학을 가르치든 과학을 가르치든 언어가 기반이 된다. 정확한 수학적·과학적 개념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하여, 수학적·과학적 의사소통 능력을 기르는 데에도 어휘력은 중요한 토대가 된다. 이것이 발표와 토론으로 이어지면서 초등학교 입학 후에는 수업 시간에 아이가 돋보이게 될 것이다.
둘째, 말을 잘한다는 것은 말을 하기 전에 이미 자기의 생각이 머릿속에 정리되어 있다는 뜻이다.
자기 생각 없이 남의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적으로 되뇌기만 하면, 금방 그 밑천이 떨어지고 말의 중심이나 흐름 없이 중언부언하게 된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인데, 소통되지 않는 말은 의미가 없다.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말 잘하는 아이, 자기 생각이 분명한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언어 자극을 풍부하게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말을 잘한다는 것은 생각이 정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자기의 주장이 분명하다는 뜻이다. 관점이 정리되어 있다는 의미인 것이다.
물론 말은 굉장히 조리 있게 잘하는데 자기주장이 없다면 헛똑똑이로 자랄 가능성이 있다. 학교공부는 아주 잘했는데 사회생활이 잘 안되는 어른들이 간혹 있는데 비슷한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자기 관점을 가지려면 어떤 경우라도 관점을 세워 생각하고 주장하는 경험을 많이 해야 한다. 식탁에서의 가족 간 풍부한 대화와 토론, 또래집단 토론의 경험 등이 중요한 이유다.
유아 때부터 일상적인 주제를 놓고 토론해 보는 경험을 많이 하고, 많은 책을 읽게 하고 그 내용에 대해 관점을 세워 토론해 보는 경험을 많이 해보아야 한다.
유아 때는 말 잘하는 아이가 똑똑한 아이다. 말을 많이 하는 아이가 아니라, 말을 잘하는 아이 말이다. 한마디를 해도 맥락을 따라 자기 생각을 담아 관점을 세워 말하도록 해야 한다.
▶유아기 언어교육이 왜 중요한가?
왜 유아기의 언어교육이 특별히 중요한 것일까?
첫째, 유아기는 언어가 폭발적으로 발달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신생아 때 말을 한마디도 못하던 아기가 10개월을 전후하여 “엄마마마, 아빠빠빠” 하다가 돌이 지나며 한두 마디 언어를 구사하고 점차 많은 문장을 구사하며 어휘력을 키워 간다. 이후 세 돌이 지나고 유치원 갈 때가 되면 청산유수로 종알종알 이야기를 풀어낸다.
0세부터 6세까지와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는 같은 6년이지만 언어발달의 폭은 유아기 때가 가히 폭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언어교육이 더욱 중요하다. 가장 풍부한 언어 경험을 제공해야 하는 시기가 바로 유아기다.
둘째, 가장 중요한 이유는 언어발달이 사고발달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말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언어를 통해 사고를 표현한다. 언어학자 할리데이(Halliday)는 ‘언어학습(learning language)은 사고(의미)를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learning how to mean)’이라고 정의했다.
사고의 과정과 언어의 연계성을 보면, 1) 지각단계에서의 언어 2) 개념화단계에서의 언어 3) 명제단계에서의 언어 4) 텍스트단계에서의 언어로 발달해간다.
지각단계에서 유아는 교사의 발문에 따라 삼각형 그림을 보고 삼각형 교구를 만지고 관찰하면서 삼각형을 지각한다. 교사의 말은 이해의 방향과 내용을 조종하는 전략적 기능을 수행한다. 이때 교사의 다양한 개방형 발문이 유아의 지각을 폭넓게 유도해 준다.
개념화단계에서 유아는 ‘삼각형’이라는 어휘를 배우며 삼각형을 머릿속에 개념화하게 된다. 지각된 개인의 경험이 상징적 표상으로 변형되는 과정이 개념화다.
교사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사적개념이 공적개념으로 전환하게 되는 것이다.
명제단계에서 유아는 ‘삼각형에는 3개의 변이 있다’ ‘삼각형에는 3개의 각과 3개의 꼭지점이 있다’는 명제를 배운다. 지각단계외 개념화단계를 거쳐 찾아낸 의미들을 서로 관련짓는 단계다.
사물을 표상화한 개념이나 기존지식을 연결지어 하나의 명제를 만드는 것이다. 명제는 가장 단순한 형태의 구조(주어+서술어)를 지닌 언어적 의사소통의 최소단위이다.
텍스트단계에서 유아는 삼각형 3형제가 등장하는 동화책을 읽으며 삼각형에 대한 이해를 넘어서 자신만의 상상력을 펼치며 창조적인 의미를 구성하는 단계로까지 나아가게 된다.
텍스트는 여러 개의 명제들로 구성된다. 텍스트는 언어구조적(형식적)으로 통일적인 응결성을 갖추어야 하고, 내용적으로 통일적인 응집성을 갖추어야 한다.
응결성(cohesion)이란 ‘나는 넘어졌다. 그래서 다쳤다’에서 ‘그래서’라는 장치를 통해 두 문장이 ‘형식적으로’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형성했다는 의미다.
응집성(coherence)이란 두 문장간의 ‘내용적’ 관계성을 가리킨다. 이 텍스트단계에서 유아는 창조적 의미구성의 사고를 통해 언어의 명료성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 <칼럼> 늘봄학교, 우리 아이들의 삶이 없다 '늘봄', 이 얼마나 예쁜 말인가? 봄처럼 포근하고 따사로움이 늘 함께한다는 뜻일 것 같은 '늘봄'. 그러나 이제 이 언어는 그렇게 쓰일 수가 없다.언어의 의미는 사회에서 규정된다. 아무리 좋은 언어라도 사회에서 다른 의미로 사용하기 시작하면, 언어의 오염이 시작되고 결국 그 언어는 이전의 의미로는 쓸 수 없게 된다. 나에게 '늘봄학교'은 '녹색성장'과 같이 그렇게 오염된 채 다가왔다.2024학년도 1학기 광주지역 늘봄학교, 신청에서부터 선정까지 학교 현장 갈등2월 현재 광주에서는 30여개 초등학교가 늘봄학교에 참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청한 18개 학교 중 중17개교는 협의록이 없으며, 교장 결정 3개교, 교장과 교감이 함께 결정한 학교 1개교, 교장, 교감, 행정실장이 결정한 학교 2개교, 부장교사가 요청하여 승인한 학교 1개교 등 내가 속한 학교지만 어떻게 늘봄이신청되고 선정되었는지를 학교 구성원은 잘 모른다. 그래서 서로 의심하고 속상해한다. 이렇게 늘봄학교는 불필요한 학교 현장 갈등을 양산 시키고 있다.교사? 돌봄전담사? 일반직? 과도한 노동을 강요받고 있어"우리가 일 때문에 늘봄학교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이 말은 늘봄학교 거부의 본질이 업무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거겠지만, 노동자에게는 일도 중요하다. 여전히 시간제가 많은 돌봄전담사의 업무도 아니고, 수업과 생활교육이 고유 업무이자 이것만으로도 과도한 노동을 하는 교사의 업무는 더더욱 아니다. 늘봄지원실을 만들어 일반직을 배정한다는 것도 총액인건비제에 묶여있는 공무원 상황을 보면 실현 가능하지 의문이 들고, 기간제에게 맡기는 것 또한 노동의 불안정성을 부추김과 동시에 결국은 기간제 공고부터 선정 관리까지 다시 학교의 업무가 되는 것은 학교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다 안다. 학교의 누군가는 일을 해야 한다. 본연의 업무가 아니라 강요받은 업무를 그것도 과도하게 말이다.가장 중요한 사실, 우리 아이들의 삶이 없는 '늘봄학교'그러나 이 모든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늘봄학교에는 우리 아이들의 삶이 없다는 것이다. 올해 초 늘봄학교에 대한 기사가 쏟아질 무렵 내 마음을 훅 치는 기사 하나가 있었다. 기사 중에는 지금은 고등학교 2학년이 된 자녀로부터 들은 초등돌봄교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다음과 같다."엄마, 나는 초등학교 때 돌봄교실이 제일 싫었어. 다른 친구들은 학교 끝나면 엄마랑 만나서 놀이터에서 놀고 학원에 가고 집에서 쉬는데, 난 혼자 돌봄교실에 갔어. 나도 다른 애들처럼 엄마랑 만나고 싶었어." 우리 아이들의 삶을 생각한다면 아침 7시부터 밤 8시까지 학교에 있는 게 폭력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 안드는지? 어른들보고 그렇게 있으라고 한다면 아마 대다수 집에 간다고 하지 않을까?늘봄학교에는 주체인 우리 아이들의 목소리는 빠져있고, 즉 아이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에 대한 고민과 사유는 실종되었다.학교, 지자체, 무엇보다 보호자가 우리 아이를 충분히 돌볼 수 있도록필자도 아이를 돌봄교실에 보냈었고, 아이를 맡길 데가 없어서 발을 동동거린 적이 있다. 대한민국 보호자들이라면 다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두 번이라도 했을 것이다. 그때 절실하게 느낀 것이 돌봄의 사회적책임이었고, 학교 현장에 있는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돌봄의 사회적 책임은 보호자의 노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동시에 보호자의 양육권을 보장하기 위한 적절한 노동시간 합의와 양육시간 확보도 해당될 것이다. 후자의 대표적인 것이 소위 '저녁 있는 삶'과 같은 것이다.학교가, 지자체가 함께 우리 아이들을 돌봄과 동시에 보호자가 우리 아이를 충분히 사랑하고 충분히 돌볼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천천히 가더라도 그렇게 가야 우리 아이들의 삶이, 우리들의 삶이 있다.그렇게 간다면 다시 '늘봄', 이 언어의 원래의 의미를 되찾아 진정 우리가 바라는 '늘봄'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정애숙 광주동산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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