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민주도시 광주’ 도시 이미지 높이는 모범적 사례”

입력 2018.11.14. 17:42 수정 2018.11.15. 08:27 댓글 0개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위원회 최영태 위원장
공론화위원회 중립성·균형 유지 위해 노력

최영태 광주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위원장이 지난 13일 오후 전남대학교 인문대 교수실에서 공론화 추진부터 결과까지의 과정을 밝히고 있다. 임정옥기자 6766008@hanmail.net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 과정을 통해 ‘2호선 건설 재개’라는 합의점을 찾았다.

광주형 공론화는 단순히 양분된 의견 가운데 하나의 결과를 도출했다는 것이 아니라 16년간 지속됐던 사회갈등을 해결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 되고 있다.

시작부터 끝까지 광주형 공론화를 진두지휘한 공론화위원회 최영태 위원장은 공론화위원회의 중립성과 균형 유지에 특히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덕분에 공론화 방식조차 정해지지 않은 백지상태에서 시작, 숙의조사를 통한 합의점 찾기, 결과 수용 등 물 흐르듯 절차가 진행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최 위원장은 정부 현안은 물론 지역내 갈등 해소 대안으로 공론화가 급부상하고 있지만 결정권자의 책임 회피 수단 전락, 예산 낭비 등 우려도 있어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최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공론화를 무사히 마쳤다. 평가를 하자면.

-공론화를 통해 찬반 중 하나가 결정되는 것은 기정사실이었다. 여기에서 의미를 찾는다고 하면 갈등문제를 사회적 담론의 장으로 이끌어내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하고 또 보람을 느낀다. 부산과 대전, 제주 등 타 지역에서도 공론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광주가 중간에 멈추지 않고 진행돼 결과를 도출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큰 안도감을 갖고 있다. 만약 광주 공론화가 중간에 멈췄다면 도시 이미지에 큰 상처가 됐을텐데 무사히 마쳤다.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가 갖는 의미가 있다면.

-다른 지역의 경우 신고리를 비롯해 대입제도, 부산 BRT 도입, 제주 녹지국제병원 허가 문제를 두고 공론화를 진행했다. 현재 대전에서는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 추진 여부를 두고 공론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들로 미뤄봤을 때 공론화가 새로운 실험임은 분명하다. 광주의 경우 공론화 방식부터 정해야 하는 등 처음부터 설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마무리되면서 지역에서 추진된 공론화 가운데 모범적으로 진행됐다고 자부한다. 실제로 대전에서는 여론조사 과정에서 편향성이 드러나 광주식으로 다시 진행하기로 했다. 또 부산은 여론조사 결과와 최종 숙의 프로그램 결과가 다를 경우 시장에게 선택권을 부여했지만 이는 숙의형 공론화의 기본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다. 그래서 ‘광주 공론화’가 성공 사례로 꼽을 수 있고 전국적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공론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무엇인가.

-공론화는 공정성을 생명으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공론화위원회의 중립성 유지가 중요했다. 다른 지역의 경우 공론화가 시작될 때는 이미 공론화 방식을 ‘숙의형’으로 확정한 상태에서 공론화가 시작했지만 광주는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서 공론화 방식부터 정해야 하는 등 출발부터 중립성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로 반대측에서는 숙의형을 사전 보장하지 않으며 참여를 하지 않겠다는 주장까지 펼쳤다. 이 때문에 공론화가 한 달 정도 표류를 했고 좌초 위기에 몰렸다. 그 때가 가장 어려운 순간이었다. 하지만 공론화위원회는 시민참여단에 정확하고 균형있는 정보 전달과 판단을 요구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다.

특히 시민 알권리 차원에서 실시했던 홍보도 마찬가지다. 양측의 홍보가 비슷하게 진행돼야 하는데 공론화가 시작될 시점에 반대측 시민모임은 조직화 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었지만 찬성측은 시민단체가 조직화 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찬반 홍보를 하려면 결국 찬성측에 인위적인 파트너를 만들어줘야 했다. 그래서 광주시 교통건설국을 통해 찬성측의 홍보를 펼쳤지만 공정성 시비가 일면서 도시철도공사에서 홍보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반대측에서 도시철도공사가 갖고 있는 이점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면서 또 다른 고민에 부딪혔다. 그래서 도시철도공사에 지하철 전광판 광고와 현수막 게첨, 유인물 배치 등 물량적 공세를 자제하도록 권유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찬성측에서 시민모임의 의견만을 수용한다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양측에서 모두 불만이 많았지만 최대한 시민들의 알권리 충족과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을 했다. 이에 대해서 반대측인 시민모임은 만족스러워하지는 않지만 공론화위원회가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한 부분은 인정한다. 그래서 끝까지 공론화에 참여를 한 것이다. 만약 공론화위원회가 어느 한 쪽에 편향된 즉, 찬성측에 기울어서 움직였다면 실패했을 지도 모른다.

최영태 광주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위원장이 지난 13일 오후 전남대학교 인문대 교수실에서 공론화 추진부터 결과까지의 과정을 밝히고 있다. 임정옥기자 6766008@hanmail.net

▲1박2일에 토론회는 어떻게 진행됐나.

-일정이 대단히 빡빡했다. 토론회 환경도 좋지 않았다. 시민참여단과 이들을 서포터하는 사람들을 포함 300명 이상의 숙식을 해결할 만한 공간이 마땅치 않았다. 더욱이 토론장의 상황은 더욱 열악했다. 회의장 안에 의자가 빼곡히 들어차 있는 등 주변 환경이 좋지 않은데도 시민참여단이 처음부터 끝까지 한 사람의 이탈자 없이 함께했다. 또 시민참여단은 전문가들의 토론을 경청했으며 시민참여단 분임토의에서도 대단히 활발하고 진지한 토의를 진행했다. 이후 이어진 전문패널과의 토의에서는 예리한 질문들을 쏟아내면서 광주 시민들의 성숙한 토론문화와 시민의식을 재확인할 수 있게 됐다.

▲시민 참여 숙의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는 없었나.

-1박 2일 토론에 앞서 시민참여단은 열흘 동안 관련 자료집과 영상물을 숙지한 상태로 토론회에 참여했다. 이미 쟁점에 대해서 상당 숙지한 상태로 토론에 참여했기 때문에 수준 높은 질문과 대화가 오갔다. 전혀 문제가 없었다. 다만 전문가들이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주장만을 전달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양측이 주장하는 의견을 뒷받침하는 수치가 상이하게 다른데도 본인 주장만 내세우면서 시민들이 어느 쪽 의견을 받아들여야 하는 지에 대해 혼란을 느꼈다. 그렇기에 시민들의 성숙한 토론문화가 더욱 돋보였다.

▲공론화가 갈등 해소를 위한 대안이기도 하지만 활성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당연히 그렇다. 공론화라는 것이 만능이 될 수 없는 것이다. 특히 이번처럼 사업이 이미 진행인 것을 중단시키고 다시 재검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본다. 공론화를 할 때는 어떤 결정이나 좋은 정책을 만들기 이전에 여론을 수렴하는 방식으로 이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 하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신고리도 그렇고 부산, 제주, 광주 모두 이미 진행중인 사항을 중단시키고 공론화를 추진했다. 이런 경우에는 균형 있는 토론이 진행될 수가 없다. 신고리의 경우도 공사재개 입장이 다수였으며 부산과 광주 역시 사업을 재개하는 방향으로 결정됐다. 이는 이미 사업을 추진할 당시 일반 여론을 수렴해서 한 만큼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하는 쪽에 무게가 실려있는 만큼 재개(찬성) 쪽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뿐만 아니라 결정권자의 책임 회피 수단이나 예산 낭비 등 공론화에 대한 부정적 영향도 있는 만큼 평가를 거쳐 매뉴얼, 제도화가 필요하다.

▲이번 공론화에 아쉬움이 있다면.

-아쉬운 점을 꼽자면 겉으로 들어난 여론과 일반 광주시민들의 의견이 매우 달랐다는 점이다. 실제로 공론화 초기 단계에서는 반대 목소리만 있었지 찬성측의 의견을 들을 수가 없었다. 어느 한쪽에서만 주장하고 한쪽은 침묵해버리는 문화는 생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개선돼야 할 점이다. 그래서 어떤 주제에 대해서 선악의 개념으로 접근하지 말고 선택의 개념으로 접근해서 자신들의 주장을 활발하게 개진해 이런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 시민사회단체에서부터 찬성, 반대가 활발하게 논의되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들이 토론에 참여할 수 있는 ‘판’을 만들어줌으로써 토론문화를 활성화 시켜야 한다.

정리=김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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