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숙 `공백의 그림자’ 판화전

입력 2008.11.20. 00:00 댓글 0개
20일부터 우제길미술관

첨단의 다양한 미디어 홍수 속에서 판화라는 전통적 기법을 고집해온 이 지역 작가 노정숙의 기획초대전이 20일부터 우제길미술관에서 열린다.
‘공백의 그림자’라는 주제의 이번 전시는 ‘휴식과 탄생’이라는 부제처럼 동판작업 특유의 성격과 작가의 고민이 배어 있다. 파괴와 혼돈을 거쳐 공백의 그림자를 채우고 있는 색들은, 다른 존재의 소멸과 파괴를 통해 얻어지는 게 아니다. 오히려 함께 더불어 공생하는 자연의 삶을 닮아 있다. 이렇듯 여러 빛깔들이 만들어낸 공백의 그림자는 상상력의 자양분이 되는 공간이다. 노정숙 작가의 작업에 나타난 공백의 그림자는, 때론 투영된 색과 물·하늘과 같은 자연의 풍경에 내재되어 있다. 또 그의 작업에 등장하는 여인의 몸에도 그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특히 여인의 몸은 성직자, 해바라기, 장미꽃, 나무, 나뭇잎, 새, 추상적 기호, 음악적 기호 등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다양한 형상과 기호들의 구심점 역할을 한다. 여체는 예술가들에 의해 가장 많이 다루어졌던 주제 중에 하나로, 미술사에 등장하는 여체들은 엄숙한 종교적 메시지를 표현하거나, 때로는 영웅적 메시지, 카니발적 메시지 혹은 페미니즘적 메시지를 말하는 ‘도구’이자 ‘민감한 그릇’이다.
우제길미술관 변기숙 학예연구사는 “노정숙 작가의 작품 전반에 보이는 공백의 그림자는 서양 철학적 의미의 허무주의적인 것이 아닌, 일종의 마음 비우기의 명상적 화면을 구축해낸다”고 평했다.
전시는 다음달 3일까지며, 전시오픈은 20일 오후 6시. 문의 062-224-6601 이광재 기자 jajuy@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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