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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광현, 8년 전 데자뷔···우승확정 마운드에는 그가 있다

입력 2018.11.13. 03:54 수정 2018.11.13. 06:58 댓글 0개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6차전 경기, SK 김광현이 13회말 2사 5번 박건우를 삼진 아웃처리 한후 우승 환호하고 있다. 2018.11.12.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8년 전과 마찬가지였다. SK 와이번스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하는 순간, 마운드 위에는 좌완 에이스 김광현(30)이 있었다.

SK는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6차전에서 연장 13회까지 가는 혈전 끝에 5-4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3-0으로 앞서가다 6회말 동점으로 따라잡힌 SK는 8회말 양의지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3-4로 역전당했다. 하지만 9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 최정이 극적인 동점 솔로 홈런을 쏘아올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SK는 두산과 4-4로 팽팽히 맞선 채 연장 13회까지 치렀다. 연장 13회초가 돼서야 균형이 깨졌다. 한동민이 우중간 관중석 상단에 꽂히는 솔로 아치를 그려냈다.

힘겹게 5-4 리드를 잡은 연장 13회말 SK 팬들이 모인 3루측 관중석에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공격에 나선 두산의 1루측 관중석보다 더 뜨거웠다.

마운드 위로 오르는 에이스 김광현의 모습을 보고서다.

SK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김광현은 한국시리즈 우승의 마지막 순간 마운드에 서 있을 수 있는 것을 영광으로 여겼다.

지난 9일 한국시리즈 4차전에 등판한 김광현은 6이닝 무실점으로 쾌투를 선보였다. 투구수는 90개였다.

한국시리즈 5차전을 앞두고 김광현은 "6차전에서 상황이 된다면 등판하고 싶다. 우승 확정 순간 마지막 투수로 나서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라며 등판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몸 상태가 공이 좋지 않으면 말할 수 있는 솔직함도 필요할 것 같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도 "몸 상태는 나쁘지 않다. 정규시즌 중 등판하기 이틀 전에 불펜 투구를 하는데 그 때와 비슷한 몸 상태"라며 "오늘 등판한다면 우리 팀이 이긴다는 의미다. 등판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팀이 우승을 눈앞에 두면서 김광현은 한국시리즈 우승 확정 순간 마지막 투수로 나설 기회를 잡았다. 8년간을 바라온 순간이 다가오자 김광현은 온 힘을 다해 역투를 펼쳤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6차전 경기, SK 김광현이 13회말 2사 5번 박건우를 삼진 아웃처리 한후 선수들과 우승 환호하고 있다. 2018.11.12.since1999@newsis.com

김광현의 첫 상대는 백민기였다. 백민기는 잘 맞은 타구를 날렸지만 2루수 강승호의 글러브로 빨려들어갔다.

이어 김광현이 마주한 상대는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타자들 가운데 가장 타격감이 좋은 양의지였다. 김광현은 온 힘을 다해 역투를 펼쳤고, 양의지를 3구 삼진으로 잡았다. 관중석에서는 커다란 함성이 터져나왔다.

김광현은 박건우에 볼카운트 1B2S에서 주무기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다. 박건우의 방망이가 허공을 가르는 순간 김광현은 두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8년 전인 2010년 SK가 삼성 라이온즈를 4전 전승으로 꺾고 우승을 확정하던 순간 마운드 위에 서 있던 투수도 김광현이었다.

SK가 1~3차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한 뒤인 10월 1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4차전에서 김광현은 4-1로 앞선 8회 1사 1, 3루 상황에 등판했다. 김광현은 1⅓이닝을 1피안타 1실점으로 막고 팀 승리를 지켰다.

우승을 확정한 후 마운드 위의 마지막 투수와 포수가 포옹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장면이다. 하지만 8년 전의 김광현은 베테랑 포수 박경완(현 SK 배터리 코치)을 향해 90도로 인사를 했다. 존경의 표시였다. 김광현이 인사하는 모습은 모기업 광고에도 담겼다.

이번에는 포수를 향한 90도 인사는 없었다. 8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팀의 중고참이 된 김광현은 함께 고생한 동료들을 바라보기 위해 두 팔을 번쩍 들고 포효하며 외야 쪽으로 몸을 돌렸다. 포수 허도환은 그를 뒤에서 껴안았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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