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뉴스

위기의 다수 학생, 모두를 위한 교육

입력 2015.05.27. 08:24 수정 2015.05.27. 08:31 댓글 0개
김성훈 교육칼럼 광주시 청소년활동진흥센터장

지금 우리 교육은 엘리트 교육의 시대에서 복지형 교육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엘리트 교육은 우등반의 10~20% 학생을 위해 집중 투자하는 방식이었다면, 복지형 교육은 취약계층, 낙오자 등 기초학력 미달자 10~20%를 위해 집중 투자하는 방식이다.
엘리트 교육이 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면서 국가나 학교가 간섭하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듯하다.

한국의 교육열은 여전히 뜨겁지만 과도한 사교육비로 서민층의 가정경제로는 부담을 감당하기 힘들게 되었다.


‘개천에서 용 안 나온다’는 이야기가 교육자들 사이에서 자주 인용되고 있고, 미국이나 우리나라에서도 학생의 성적은 부모의 부와 비례한다는 연구결과가 그걸 방증한다.


그런 반작용으로 사회 양극화를 막겠다고 이명박 정부시절부터 교육복지시대가 열렸다.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지원사업, 학력향상 프로그램, 돌봄사업, 방과후 사업, 희망교실 등 이른바 복지대상자 자녀를 위한 사업은 교육부나 교육청에서 쏟아졌다. 예산과 프로그램은 많은데 대상 학생이 부족할 정도라고 할 정도이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더 잘하게 하고, 못하는 아이들은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에 문제를 삼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다수의 60~70%의 보통학생들이 점점 무기력해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나 교사로부터 공부를 잘해서 관리를 받는 소수들과 가정형편이 어려워 관리를 받는 소수의 학생들을 배려하다 보니 여기도 저기도 끼지 못한 다수가 갈수록 관심 밖으로 멀어지는 교육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단적으로 집에 돌아온 아이가 부모에게 ‘나도 선생님과 놀러 가고 싶은데 갈 수가 없으니 기초수급자 해줘’라는 우스개 같은 진담이 나올 정도이다.


이제 보통의 평범한 청소년들은 공부로는 성공할 길이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렇지만 부모의 기대가 있어 포기할 수 없어 죽도록 공부를 해보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결국, 뾰족한 수도 없고, ‘뻔한 대학’ 갈 실력이라고 생각되면 ‘공부하는 척’하며 일명 교실 수업에서도 ‘유체이탈’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왜 대한민국이 PISA의 결과에서 최근 몇 년 동안 OECD국가 중 학습동기 최하위인지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지난 21일 인천 송도에서 2015 세계교육포럼이 열렸다. ‘2015 세계교육포럼’은 지난 2000년 세네갈 다카르에서 열린 세계교육포럼 이후 15년 만이다.


이번 회의에는 유네스코와 유네스코, 유니세프, 유엔인구기금, 유엔개발계획, 유엔여성기구, 유엔난민기구, 세계은행의 7개 국제기구가 대거 참여했다. 행사 폐막식 자리에서 세계교육포럼 선언문이 채택되었다.


“교육이 공공선이고 공공의 책무이며 인간의 권리”라면서 “교육을 통한 형평성과 포용은 변화를 일으키는 교육 의제의 주춧돌”이라는 점을 들었다.


그 목표로 ‘모두를 위한 평등교육’을 제시하였다. 우리는 15년 만에 열린 세계교육포럼에서 왜 이 같은 비전과 목표를 제시했는지 교육의 본질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승자와 패자를 만드는 한국의 우열 경쟁교육 속에서는 결국 낙오자가 발생한다. 그 결과 현상만 보고 본질을 보지 못하는 ‘아랫돌 빼서 윗돌 괸다’는 식 처방에 다수의 청소년이 무기력이라는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이제는 모두를 위한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사회에서는 중산층이 얇아지고, 학교에서는 보통의 다수 학생들이 무기력하다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위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