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사법부 불신 해소를 위한 특별 재판부 설치 결단해야

입력 2018.11.06. 16:04 수정 2018.11.06. 16:06 댓글 0개
김경은 법조칼럼 변호사(김경은 법률사무소)

여야 4당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자행된 사법농단 의혹을 전담할 특별재판부 설치 법안을 정기국회 내에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사법농단 사건 관련 압수수색 영장이 법원에 의해 잇따라 기각되는 등 사법부의 공정성 논란이 끊이질 않자 국회가 이에 대해 특별재판부 설치라는 칼을 빼어 든 것이다.

여야 4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행정권 남용과 재판 개입의 민낯이 속속 들어나고 있으나 사법농단 수사 진행경과를 보면 법원이 과연 수사에 협조하고 사법농단의 진실을 밝힐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며 “초유의 사법농단 사태를 공정히 처리하기 위해 특별재판부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변협에서도 지난 25일부터 일주일 동안 회원들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57% 이상이 사법농단 특별 재판부 설치 법안에 대해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찬성자 대부분은 사건 관련자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재판부에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대며 특별재판부를 설치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국민 여론도 특별재판부 도입으로 기울고 있다. KBS가 한국 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1일부터 이틀 동안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77.5%가 특별재판부 도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와 같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특별재판부 설치가 위헌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헌법 101조 1항(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과 104조 3항(법관은 대법관회의의 동의를 얻어 대법원장이 임명한다)을 살펴볼 때, 위헌이라는 것이다. 위헌이라는 측의 주장은 재판부를 구성하는 권한은 헌법이 규정한 법원의 고유권한인데 외부인사가 이에 개입하는 것은 명백한 3권 분립 침해이고 헌법적 질서를 훼손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헌법 제101조 제3항에 의하면 법관의 자격은 ‘법률’로 정하게 돼 있다. 즉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재판을 담당할 법관으로 판사가 아닌 ‘일반인’을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은 위헌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헌법 제 101조 제 3항에 의해서라도 특별재판부 구성을 위한 법률은 ‘법관의 자격을 정하는 법률’이기 때문이다.

외부 인사가 개입하는 것이 사법권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 요소라는 주장도 있지만 이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사법권 독립은 재판 자체에 관여하면 안 된다는 것을 의미 한다. 즉 사법권 독립은 재판을 하면서 외부적인 영향을 배제하여 사법부가 공정한 재판을 한다는 취지다. 사법권 독립은 국민의 의사를 반영한 법관 추천권을 배제하라는 뜻은 아니기 때문에 확대 해석은 곤란하다.

오늘날 특별재판부 도입은 사법권 독립을 저해한 세력의 자업 자득이다. 국민 여론을 악화시킬 정도로 특별재판부 도입을 사법부 스스로 자초했다고 보아야 한다. 법원 판단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특별재판부 도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생기도록 만든 건 다름 아닌 사법부였다.

현재 사법부의 권위와 위상은 크게 무너지고 있다. 사법부 독립성에 대해 깊은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사법 불신을 극복하고 사법부의 독립성을 바로 잡기 위해서도 특별 재판부를 결단할 시기다. 이런 현실에서 위헌성 논란으로 특별 재판부 도입을 계속 미루는 것은 사법부 불신만 키울 뿐이다.

사법부의 불신은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불행한 일이다. 일반 국민이 재판부를 믿지 않는 상황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지금은 스스로 특별 재판부 설치를 요구하는 결단을 해서라도 사법부가 거듭나야 한다. 이 엄중한 시기에 절망하고 있는 국민 심정을 언제까지 외면 할 것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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