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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기술 도입 생산량 늘고 소득도 쑥쑥”
입력 2018.10.24. 10:39 수정 2018.10.24. 10:51 댓글 0개“농촌이 어렵다 어렵다 하는데 아직도 희망은 있습니다. 의지와 열정이 있으면 길이 있고 잘 살 수 있어요. 도시인들 못지 않게 충분히 소득을 올리면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젊은이들이 농촌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귀농인의 심정은 귀농인이 제일 잘 아는 법이다. 담양 담토농원 차인수(48) 대표. 그가 그렇다. 그가 바로 귀농인이다. 요즘처럼 젊은 사람 구경하기 힘든 농촌에서 그는 젊은층 중에서도 아주 젊은층에 속한다. 그가 자신있게 어렵다는 전남 농촌에서 열정과 의지를 얘기하고 희망을 얘기하는 이유가 바로 젊은 귀농인이기 때문이다. 농촌은 그가 직접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는 현실이다. 그의 농촌 희망가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
그가 찾은 농촌 희망의 원천은 스마트팜(Smart Farm)이었다. 귀농 전부터 다른 이들보다 친환경농법에 관심이 많았던 그에게 첨단정보통신기술이 접목된 스마트팜은 새로운 도전이었고 기회였다. 그가 말하는 ‘길’이었다. 낯설고 쉽지 않았지만 젊음을 앞세워 과감한 도전을 선택한 그에게 스마트팜은 충분한 소득원이 됐다. 차 대표는 “덕분에 그 어렵다는 귀농전선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고, 농촌에 대해 희망을 얘기하는 진짜 농군도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초기 농사 실패 첨단농법 관심 계기
사실 귀농은 차 대표의 애초의 꿈이었다. 보성 태생으로 농고를 나왔던 그는 농촌에서 희망을 일구고 싶었다. 그래서 15년 서울 생활 내내 가족을 설득하고 또 설득했다. 그런 준비과정을 거쳐 귀농을 실천으로 옮긴 것이 9년 전이었다. 그가 선택한 곳은 담양이었다. 그리고 귀농과 함께 그렇게 꿈꿔왔던 ‘친환경농업’에 팔을 걷어부쳤다.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그가 처음 손을 댄 게 쌈채소였다. 담양읍 계동리 90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에서 시작했다. 처음 1년, 애써 지은 쌈채소를 출하하기 시작할 무렵 구제역 파동이 왔고 쌈채소의 주요 소비처였던 고깃집들이 줄줄이 매출부진에 시달리면서 판로가 뚝 끊겼다. 첫 실패의 아픔이었다.
이어 지인의 소개로 전환한 작목이 ‘토마토’였다. 계동리 900평 외에 정중리에 논 2단지 1천800평을 매입해 비닐하우스를 추가로 지었다. 하지만 이 마저도 쉽지 않았다. 토경재배에 따른 병해충이 문제였다. 애써 지은 작물이 비실비실 말라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차 대표는 또 한번의 좌절을 맛보아야 했다. 그렇다고 친환경농법을 고집하던 그였기에 선뜻 농약을 뿌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런 와중에 그가 주목한 것이 스마트팜이었다. 2013년부터 2014년까지 2년 동안 다녔던 전남농업마이스터대학이 계기가 됐다. 차 대표는 “학교에서 스마트팜을 처음 접하면서 이것이다 싶었다”고 당시를 되돌아봤다. 그는 “농약을 사용하는 관행농법과 달리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농법에서 첨단과학기술을 활용한 체계적인 관리는 병해충 등 다양한 위험요소를 줄일 수 있는 최적의 농법으로 여겨졌다”고 덧붙였다. 결국 차 대표는 초기 투자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6년 과감하게 스마트팜 도입을 결정했다.
▲관리 불편 해소 일하는 재미 쑥쑥
차 대표는 가지고 있던 돈을 투자하고 담양군의 지원을 보태 계동리 900평과 정중리 1천800평 비닐하우스에 센서를 달고 지붕 개폐기도 설치했다. 수정용 벌통도 매달아놓고 바닥에 레일도 깔았다. 과수선별장 한켠에 통제실도 만들었다. 사실 이곳 통제실은 스마트팜의 사령부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다. 온실내 센서를 통해 모아진 모든 자료가 이곳 통제실 컴퓨터에 집적되면 차 대표는 이 집적된 자료를 바탕으로 각종 관리결정을 내리게 된다.
이 컴퓨터의 메인화면은 ‘외부기상대’ ‘내부상태’ ‘환기설정’ ‘양액기’ 등의 세부적인 창들로 구성돼 있다. 외부기상대의 경우 온도·퐁향·퐁속·일출일몰·일사량, 내부상태 창에서는 온도·습도·이산화탄소 관련 자료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들 자료들은 컴퓨터 외에도 휴대전화 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공유할 수 있도록 연동돼 있다. 차 대표는 이같은 자료에 기반해 자동으로 천장 개폐 등 환기관리와 비료와 물 공급 등 양액관리를 한다. 필요할 경우 컴퓨터나 휴대폰 조작을 통해 직접 개입을 하기도 한다.
이같은 시스템 도입으로 생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일손 절감이었다. 차 대표는 “온실의 경우 특히 중요한 것이 환기다. 겨울철엔 더욱 그렇다”며 “스마트팜을 도입하기 전엔 계동리 온실과 정중리 온실간 이동거리가 차로 5∼7분 밖에 되지 않지만 겨울에 환기를 위해 하루 8번 정도를 왔다갔다 하다보면 아예 다른 일은 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아침과 저녁 두차례 와서 정상 작동여부만 확인하면 된다. 그만큼 관리가 편리해졌다”고 말했다.
▲생산량 늘고 상품성도 향상
스마트팜 도입은 관리 편의성 외에도 생산량 증대와 품질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됐다. 토마토의 경우 열매가 층층이 무리지어 열리는 화방수에 따라 생산량에 차이가 생긴다. 차 대표는 “스마트팜 도입 후 ‘화방’수를 크게 늘릴 수 있었던 게 생산량 증대의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에 4∼5화방이 평균이었다. 하지만 스마트팜 도입 이후 20화방을 넘기면서 수확량이 크게 늘었다. 산술적으로 보면 기존 3.3㎡당 57㎏에서 적용 후 3.3㎡당 307㎏까지 증가했다”고 말했다.
실시간 자료에 의한 자동관리 시스템으로 작물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서 상품성도 크게 향상됐다. 실제 차 대표가 생산하는 토마토는 서울 현대백화점과 농협 하나로마트에 납품되는데, 반품이 없을 정도로 고품질은 자랑한다. 차 대표는 “토마토는 씹는 맛이 관건이다. 담토농장에서 생산되는 토마토의 경우 상품성을 인정받으면서 상한가에 납품되고 있고 납품 수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당연히 수확량이 늘고 품질이 향상되면서 소득도 증가했다. 스마트팜 도입 첫해인 2016∼2017년 1억4천여만원의 매출을 올렸던 차 대표는 이번 2017∼2018년에 2억4천여만원의 매출고를 기록했다.
차 대표는 이 과정을 거치면서 스마트팜을 확대하고 싶을 만큼 농사에 자신감을 얻었고 더불어 농촌에서의 희망도 봤다고 했다. 청년들이 농촌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그가 역설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차 대표는 “농촌에 희망은 있다. 농촌이 살려면 우선 농촌이 젊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입으로만 얘기하는 귀농이 아닌 실질적으로 젊은이들이 농촌으로 들어올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며 “스마트팜이 젊은이들은 전남 농촌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윤승한기자 ysh687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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