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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동맹관계 훼손 않는 대북접근법 합의 시급"

입력 2018.10.24. 10:04 댓글 0개
FT "동맹 해치지 않게 입장 조율 필요"
【파주=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평양공동선언 이행방안 협의를 위한 남북 고위급회담의 남측 수석대표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북측 수석대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남북 대표단이 15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회담을 마치고 악수를 하고 있다. 2018.10.1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강영진기자 = 북한을 상대하는 다음 단계 조치를 두고 견해를 달리하는 한국과 미국 사이의 외교적 분쟁이 표면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국의 대북제재 해제 제안에 대해 "그들은 우리 승인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비난조로 거부하면서 양국 간의 갈등이 표면화됐다고 최근 지적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한국인들에게 70년 동안의 미국 지지에 의존해야했던 아픔을 상기시키는 것이지만, 70년 동안 이어온 동맹관계를 훼손하지 않는 대북 접근법에 양국이 시급히 합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유익하다고 논평했다.

신문은 김열수 청와대 정책 자문위원이 "북한 비핵화 문제에서 쟁점 중 하나가 핵심 세 나라들이 다음 조치에 대한 입장이 다르다는 것이며 이 점이 한미 동맹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문제의 근원은 북한과 미국이 관계를 재설정하기로 합의한 지난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 있다고 분석했다.

FT는 북한이 최근 북미관계를 개선하려면 국제적 대북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고 최근 국영언론을 통해 집중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정상회담이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남북한 경제협력을 통한 한반도에 평화정착을 추진하는 신호탄이었으나, 미국은 북한 비핵화 달성 때까지 제재를 유지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방법론 차이가 한미 동맹 사이에 갈등을 일으키고 있으며 이 갈등이 앞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분석가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예로는 지난 8월 유엔군사령부가 남북철도 시범운행을 막은 사례, 이달 미 재무부가 한국의 은행을 경고한 일을 열거했다.

신문은 이어 해리 해리스 대사가 최근 "우리는 물론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우선시한다는 것을 안다. 남북대화는 비핵화에 연계돼야 하며 한국은 미국과 조율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한 것을 인용했다.

미국의 다른 고위관계자들은 문대통령의 대북 접근에 대해 더 노골적으로 반대하고 있으며 이들이 남북 경제협력은 아직 구체적 비핵화 움직임이 없는 독재자 김정은에게 보상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긴장이 완화됐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미 당국자들이 공개적으로 문대통령을 비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도 북한이 근 1년 가까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고 있다고 되풀이 강조함으로써 문대통령을 비난하기 힘들게 만든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전 백악관 선임아시아 자문관 데니스 와일더는 한미 양국 사이의 견해차는 양국의 대북한 우선순위가 다르기 때문에 "불가피"하며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려는 한국의 입장은 중국과 같은 것이라고 지적하고, 미국은 한국의 유화적인 접근방식이 아직 "이르다"고 본다고 말했다.

와일더는 "미국 정책 담당자들이 대북 압박 강화 정책이 김정은을 협상 테이블에 끌어낸 핵심 요인이라는 것을 국제사회가 지지하는 것을 보면서 (대북정책이)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미국은 최근 김정은이 협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대북제재 완화 요청이 늘어난 데 고무된 증거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FT는 전했다.

FT는 오래도록 한미 동맹 해체를 노려온 북한은 한미간의 분열을 환영할 것이며 대북제재 완화를 밀어부치는 중국과 러시아 역시 환영한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이 지난해 미국이 주도하는 최대 대북압박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지만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과 최근 미국과 무역분쟁 악화를 계기로 중국이 유엔 제재를 위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대북 제재를 줄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한국과 중국의 이같은 입장이 대북 협상력을 약화시킬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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