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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스 때 교체돼 아쉽다"더니…김규민, 해결사 역할 해냈다

입력 2018.10.23. 22:12 댓글 0개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2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4회말 2사 만루에서 넥센 김규민이 2타점 안타를 날리고 기뻐하고 있다. 2018.10.23.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찬스에서 교체돼 아쉬웠어요. 하지만 어쩔 수 없죠."

한화 이글스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두고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김규민(25)이 한 말이다.

김규민은 지난 22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와의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3차전에서 8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가 넥센이 2-3으로 끌려가던 6회말 1사 1, 3루의 찬스에서 대타 고종욱으로 교체됐다. 고종욱은 삼진으로 물러났다.

23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 준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두고 김규민에게 아쉽지 않았냐고 묻자 저런 답을 내놨다.

김규민은 "찬스여서 기분좋게 나갔는데 느낌이 오더라. 내가 방망이가 잘 맞지 않아 대타를 쓸 것 같았다"고 전했다.

방망이가 잘 맞지 않는 타자에게 찬스 상황은 부담이 될 수도 있는데 김규민은 "찬스면 좋다. 그 긴장감이 좋지 않나"며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은 김규민이 포스트시즌 경기에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경기였다. 처음 선발 출전한 선수치고는 당찬 발언이었다.

김규민은 첫 가을야구 무대에서 기회를 많이 얻지는 못했다. KIA 타익거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는 출전하지 못했고, 지난 20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9회말 대수비로만 잠깐 나섰다.

하지만 주전 좌익수 이정후가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기회를 잡았다.

이정후는 2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팀이 7-5로 앞선 9회말 수비 때 1사 후 김회성이 친 안타성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몸을 날리며 다이빙 캐치를 했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2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4회말 2사 만루에서 넥센 김규민이 2타점 안타를 날리고 있다. 2018.10.23. 20hwan@newsis.com

환상적인 '슈퍼 캐치'를 선보였지만 이정후는 잔디밭에서 한 바퀴 구르면서 왼쪽 어깨를 다쳤다. 지난 6월에도 다쳤던 부위를 또 다친 이정후는 남은 포스트시즌 출전이 어렵게 됐다.

김규민은 "(이)정후가 수비에서 워낙 좋은 모습을 보여 수비하러 나갔을 때 긴장이 되기는 하더라. 포스트시즌이라 그런 것은 아니었고, 이정후가 수비에서 워낙 좋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긴장한 것"이라고 전했다.

긴장이나 부담감을 전혀 느끼지 않고 "찬스가 재미있다"던 김규민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넥센은 1-2로 뒤진 4회말 박병호의 볼넷과 송성문의 중전 안타, 임병욱의 몸에 맞는 공으로 2사 만루의 찬스를 잡았다. 상대 선발 박주홍 공략에 애를 먹다가 흔들리는 틈을 타 힘겹게 잡은 기회였다.

뒤이어 타석에 들어선 김규민은 박주홍의 4구째 직구를 노려쳐 역전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김규민의 안타는 1개 뿐이었지만, 흐름을 넥센 쪽으로 가져오는 귀중한 안타였다. 찬스가 재밌다고 말하는 그의 해결사 본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

김규민의 역전타로 리드를 잡은 넥센은 8회말 임병욱의 쐐기 적시 2루타로 2점을 더해 5-2로 승리,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한화를 물리치고 2014년 이후 4년 만에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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