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할로윈데이(Halloween Day)

입력 2018.10.23. 15:32 수정 2018.10.23. 15:50 댓글 0개
김옥경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취재2본부

오는 10월 31일은 할로윈데이(Halloween Day)다.

할로윈 데이를 겨냥해 지역 백화점과 대형 할인점에는 벌써부터 호박의 눈코입을 판 잭오랜턴 등 할로윈데이 소품과 의상이 넘쳐나고 있다.

유명 호텔과 대형 프랜차이즈 외식업체들도 할로윈데이를 겨냥한 이벤트를 진행하며 데이트족과 가족단위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비단 업체들 뿐만이 아니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는 할로윈데이를 맞아 아이들에게 추억을 선사해주기 위한 행사를 앞다퉈 진행하고 있다.

‘상술’인 것을 뻔히 알면서도 최근 화려한 분장과 이벤트 등 ‘파티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너도나도 동참하는 분위기다.

이쯤되면 할로윈데이는 기존까지 한국에 없는, 정서에 맞지 않았던 외래축제일이었지만 이제는 반드시, 꼭 지키고 넘겨야 할 ‘기념일’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할로윈데이는 매년 10월 31일, 그리스도교 축일인 만성절 전날 미국 전역에서 다양한 복장을 갖춰 입고 벌이는 축제다.

본래 할로윈은 켈트인의 전통 축제 ‘사윈(Samhain)’에서 기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켈트 족은 1년을 10달로 이뤄진 달력을 사용했는데, 해가 넘어가는 10월의 마지막날인 10월 31일을 한 해의 마지막과 새해의 시작을 알린다는 면에서 중히 여겨 성대하게 축제를 벌였다.

사윈 기간이 되면 켈트 족은 방목해 기르던 가축을 불러들이고 농작물을 거둬들이며 새해맞을 준비를 했다.

특히 이날은 죽은자들의 영혼이 내세로 여행을 떠나기 위해 인간 세계를 찾는 날이기도 했는데, 사람들은 이 때 열린 지하 세계의 문을 통해 악마와 마녀, 짖궂은 유령들도 함께 올라온다고 믿었다.

또 이 때 악령들이 해를 끼칠까 두려워한 사람들이 자신을 같은 악령으로 착각하도록 기괴한 모습으로 꾸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것이 할로윈 분장 문화의 원형이 됐다.

할로윈데이의 가장 큰 이벤트는 괴물이나 마녀, 유령 등 가면복장을 한 아이들이 이웃집을 돌아다니며 ‘과자를 안주면 장난칠거야’는 뜻의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이다.

어른들도 과자와 사탕, 초콜릿 등을 주며 꼬마손님들을 맞아 짖궂은 농담을 건네며 재미를 선사한다.

이 놀이는 본래 중세 그레이트브리튼 섬과 아일랜드 지방에서 만성절이나 위령의 날에 아이들이나 가난한 이들이 찾아와 노래를 부르면 음식을 나눠주던 풍습에서 비롯됐다. 가난한 주변의 어려운 이들에게 음식을 베풀며 함께 나누는 공동체 문화가 저변에 깔려 있는 셈이다.

의미는 좋다. 하지만 우리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할로윈데이에 열광해야 할 필요가 있나라는 의문은 남는다.

정작 우리 것도 챙기지 못하면서 말이다.

그저 씁쓸할 뿐이다.

김옥경 문화체육부 부장 uglykid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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