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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조선판, 좀비영화 사극버전 '창궐'

입력 2018.10.23. 06:02 수정 2018.10.23. 18:08 댓글 0개
영화 '창궐'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인간도 아니고 짐승도 아닌 것들인데", "인간의 살을 물어뜯고 피를 마십니다", "햇빛을 견디지 못해 밤에만 움직입니다."

산 자도, 죽은 자도 아닌 야귀(夜鬼)떼가 온 세상을 집어 삼킨다.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돈다. 야귀에게 물린 사람은 야귀로 변하고, 그 야귀는 다시 산 사람을 물어 뜯는다.

'창궐'은 밤에만 활동하는 '야귀'를 소재로 한 영화다. 위기의 조선으로 돌아온 왕자 '이청'(현빈)과 조선을 먹으려 드는 절대악 '김자준'(장동건)의 혈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장동건
현빈

이청은 '이조'(김의성)의 차남으로, 청나라의 장수다. 나가는 전쟁마다 승리하며 최고의 장수로 칭송받던 무렵, 형인 '소원세자'의 부름을 받고 십수년 만에 조선으로 돌아온다.

이청은 창궐하는 야귀떼에 마구잡이로 희생당하는 백성들을 눈앞에서 본다. 최고의 무관 '박 종사관'(조우진) 일행과 함께 야귀떼 소탕에 나서며 백성들과 조선을 지키기 위해 분투한다.

이조는 왕좌와 권력에 눈이 먼 미치광이 왕이다. 골치 아픈 정사를 '김자준'에게 맡긴 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조선 장악이라는 김자준의 계획은 이청의 귀환으로 차질을 빚는다.

영화 '마이 리틀 히어로'(2012), '공조'(2017)를 연출한 김성훈(44) 감독의 신작이다. 제작비 170억원이 투입됐다.

미남배우 현빈(36)·장동건(46)이 의기투합했다. 이청·김자준의 대립과 함께 감정 변화, 야귀떼와 사투를 벌이는 모습이 영화의 큰 줄기를 이룬다.

2016년 1000만 관객을 모은 '부산행'(감독 연상호)과 상당히 비슷하다. 야귀는 빠른 속도로 세력이 커지고 역병처럼 번진다. 물린 부위에 따라 변이되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생존을 위한 사투를 하면서 인간의 본성이 드러난다. 몇몇 인물은 위기의 순간마다 희생되기도 한다.

'조선시대'라는 배경과 '야귀'라는 크리처의 만남만 신선할뿐이다. 그래서인지 좀비들이 조선 시대로 돌아간 느낌이다.

특수분장과 CG는 '부산행'보다 낫다. 야귀에게 물렸을 때 변이되는 과정이 꽤나 사실적이다. 탄탄한 이야기가 완성됐다면 크리처도 빛을 봤을 수도 있다는 인상이다.

배우들은 제 몫을 다했다. 현빈(36)은 액션 연기를 능수능란하게 해내며, 생각 외로 단촐한 극을 멋지게 이끌었다. 장동건(46)도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조우진(40)·정만식(44)·김의성(53)·이선빈(24) 등의 연기도 손색이 없다. '야귀1', '야귀2' 등으로 영화에서 이름 한 번 불리지 않은 배우들의 호연도 돋보인다.

국내 관객들의 평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해외에서는 호평을 받았다. 4대륙 19국에서 동시기 개봉한다. 타이완, 필리핀, 독일, 영국, 베트남, 미얀마, 싱가포르, 홍콩, 마카오, 태국, 호주, 뉴질랜드, 미국, 캐나다, 라오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지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25일 개봉, 121분, 15세 관람가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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