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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진, 카톡 안 깔았다···문자만 하는 배우의 핸드폰 영화

입력 2018.10.23. 06:01 댓글 0개
이서진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전라도 광주에서 한 달간 합숙을 했다. 방만 다르지 하루를 같이 보냈다. 배우들 간의 호흡이 중요했던 영화다."

배우 이서진(47)은 31일 개봉하는 영화 '완벽한 타인'을 이렇게 소개했다.

현대인의 필수품인 휴대폰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이서진과 함께 유해진(48)·조진웅(42)·윤경호(38)가 40년지기 고향친구, 염정아(46)·김지수(46)·송하윤(32)이 이 친구들의 배우자로 등장한다.

서로에게 비밀이 없다고 믿는 친구 7명이 휴대폰으로 오는 문자·전화·카톡 등을 강제로 공개해야 하는 게임 때문에 벌어진 이야기다.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사람들이 감춰 온 비밀이 하나둘씩 드러난다.

이서진은 "휴대폰 잠금해제 게임을 당연히 안 좋게 생각한다"며 "영화에서 내 폰의 내용을 보기 위해 이 게임이 시작된다. 게임을 제안한 사람의 심리는 이해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고 해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비밀은 있어야 된다는 주의다. "인간은 다 개인이고 타인이라고 생각한다. 부부 간에도 마찬가지이고, 100%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누구에게나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다고 본다. 그 양이 다를 뿐이다."

"가장 가까운 사람의 휴대폰을 볼 수 있는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절대 보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모르는 게 좋다. 내가 상대방에게 무관심하고 싶고, 상대방이 나한테도 무관심한 게 좋은 것 같다. 예의상 뭔가 말하는 것을 안 좋아한다. 서로 믿고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 믿지 못하면 만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카카오톡도 깔지 않았다. "복잡해지는 게 싫어서 카톡을 안 하고 문자만 한다. 그래서 주변사람들에게 핀잔을 많이 듣는다. 소외되고 싶다. 굳이 들어가서 끼고 싶지 않다. 앞으로도 그런 생각은 확고하다."

이서진은 중년 레스토랑 사장 '준모'를 연기했다. 타고난 위트로 항상 이성이 따르는 인물이다.

"나에게 이런 역할을 한다는 것 자체가 도전이었다. 전에는 굳이 안 할 것 같았는데, 지금은 생각이 변했다. 배우로서의 길을 생각했을 때 한 번 해보고 싶은 역할이었다. 또 이번 영화를 하게 된 것은 감독이 크게 작용했다."

MBC PD 출신인 이재규(48)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드라마 '다모'(2003), '패션 70's'(2005), '베토벤 바이러스'(2008), '더 킹 투 하츠'(2012) 등을 연속 히트시켰고 영화 '역린'(2014), '인플루언스'(2010) 등을 연출했다.

이서진은 '다모' 이후 13년 만에 이 감독과 재회했다. "돌이켜보면 열정이 많았을 때다. '다모'는 사전 제작 드라마였는데, 서로 의견이 부딪힐 때도 있었다. 드라마가 잘 되면서 관계도 좋아졌다. 다시 만나 일해보니 확실히 예전보다 여유로워진 면이 있다. 감독이 확고하게 원하는 것이 머릿 속에 들어있었다. 이 영화는 연출의 힘이 크다."

1999년 SBS TV 드라마 '파도위의 집'으로 데뷔했다. 드라마 '별을 쏘다'(2002) '불새'(2004) '프리즈'(2006) '연인'(2006) '이산'(2007) '계백'(2011) '참 좋은 시절'(2014) '결혼계약'(2016), 영화 '아이 러브 유'(2001) '무영검'(2005) 등에 출연했다.

'꽃보다 할배' 시리즈(2013~15·2018), '삼시세끼' 시리즈(2014~17) '윤식당'(2017~18) 등 나영석(42) PD가 이끄는 tvN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했다.

"예능은 나 PD가 하자는 것을 빼고는 안 한다"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실 예능을 잘 모른다. 내가 하는 것은 예능이 아니라 다큐에 가깝다. 나 PD가 사람들이 좋아하는 프로의 추세를 잘 탄 것 같다."

이서진은 "다양한 연기를 추구해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며 "가족 이야기나 멜로는 안 하고 싶다. 악역도 좋고 좀 센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배우도 나이를 들어가면 바뀐다. '아직도 30대를 할 수 있어'라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내 나이에 맞게 새로움을 추구하는 게 맞을 것 같다."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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