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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속 단백질 움직임 파악" UNIST, 물과 분자 상호작용 실시간 관측 성공

입력 2018.10.22. 10:04 댓글 0개
김영삼 교수 연구 '케미스트리 레터스' 표지 논문선정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UNIST는 김영삼 교수팀이 우리 몸속에서 단백질의 움직임을 파악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22일 밝혔다. 사진은 김 교수가 이차원 적외선 분광법에 필요한 실험장치를 살피고 있는 모습. 2018.10.22. (사진=UNIST 제공) jpg photo@newsis.com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자연과학부의 김영삼 교수팀이 분자와 물 사이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을 실시간으로 관측하는데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김 교수팀은 물과 분자 사이에 매우 빠른 움직임을 실험적으로 관측하고, 이 움직임 덕분에 단백질 같은 분자들이 수용액에서도 안정하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수분이 많은 우리 몸에서 단백질이 안정한 구조로 존재하는 증거를 구명한 최초의 연구로 주목받고 있다.

물리화학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 '저널 오브 피지컬 케미스트리 레터스(Journal of Physical Chemistry Letters, JPC Letters)' 올해 9월호 표지논문으로도 선정됐다.

김영삼 교수는 "수소결합의 에너지가 엔-파이스타 상호작용보다 강하기 때문에 물속에서 엔-파이스타 상호작용이 실제로 영향력을 발휘하는지는 관측 전에는 알 수 없었다"며 "이차원 적외선 분광법(Two-Dimensional InfraRed Spectroscopy, 2D IR)을 활용한 이번 연구로 물속에서도 엔-파이스타 상호작용이 존재하며, 수소결합과 경쟁하면서 분자를 안정화시킨다는 걸 최초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물을 매개로 하는 두 구조 사이의 매우 빠른 교환이 단백질을 비롯한 생체분자의 구조를 더 안정하게 만든다"며 "물과 대상 분자의 수소결합이 끊어졌다 연결되기를 반복하면서 무질서도가 증가하고, 약한 에너지를 가진 엔-파이스타 상호작용도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피지컬 케미스트리 레터스(Journal of Physical Chemistry Letters)에 게재된 김영삼 교수의 연구. 2018.10.22. (사진=UNIST 제공)photo@newsis.com

한편 2D IR은 적외선 3개를 초 단위의 시간차를 두고 분자에 쏘이면서 분자 구조와 매우 빠른 움직임을 관측하는 기술이다. 파장이 긴 적외선은 에너지가 낮기 때문에 자외선이나 가시광선처럼 화학적·생물학적 반응은 잘 일으키지 않는다. 이 덕분에 2D IR은 생체분자의 실제 작용을 실시간으로 관측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기술로 손꼽힌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김영삼 교수는 2D IR의 개척자인 고(故) 로빈 M. 호크스트래서(Robin M. Hochstrasser) 교수의 제자다. 2D IR 분야에서는 호크스트래서 교수의 첫 번째 제자로 꼽히며 20년 가까이 이 기술의 발전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김 교수는 "높은 에너지를 가진 다른 빛들은 화학적·생물학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생체분자나 수용액 속 분자가 실제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며 "관측 도구의 영향으로 '죽어버린 분자'가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분자'를 보는 기술이 2D IR"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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