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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첫 퀴어문화축제, 행진 과정서 반대 단체와 마찰
입력 2018.10.21. 19:48 수정 2018.10.22. 09:18 댓글 8개욕설·몸싸움·도로 눕기·음료 투척 등 승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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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신대희 변재훈 기자 = 성 소수자 단체가 광주에서 처음으로 퀴어문화축제를 개최했으나 일부 종교 단체의 강한 반발로 마찰이 빚어졌다.
광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와 혐오문화대응네트워크는 21일 동구 5·18민주광장과 금남로 일대에서 문화축제를 열었다.
'광주, 무지개로 발光하다'를 주제로 열린 축제에는 전국 성소수자 단체·정당 등 40여 개 단체와 15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여했다.
이들은 성 소수자들의 정체성과 다양성을 존중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날 금남로 4가에서 광주 기독교 교단협의회·전남 기독교 총연합회·광주 동성애 반대 시민연대 등 단체 7곳이 축제 개최를 반대하는 집회(주최 측 추산 3만여 명 참여)를 열면서 양측 간 마찰이 일었다.
이날 오후 3시 5분께 금남로 전일빌딩 주변에서 퀴어문화 반대 단체회원 수 십여 명이 행진하던 퀴어문화축제 참가자에게 욕설하며 진로를 막았다.
경찰과 주최 측 인권침해감시단원들은 행진 대열에 난입하려는 반대 단체 회원들을 몸으로 저지하거나 만류하며 추가로 발생할 충돌을 방지했다.
금남로 일대에서 10여 분 간 발생한 충돌로 주최 측은 당초 계획을 바꿔 예술의 거리로 향했다.
이 과정에 반대 단체 회원 일부는 행진 선두 차량 앞에 눕거나 커피를 던졌고, 항의하는 퀴어 축제 참가자들과 고성을 주고받기도 했다.
예술의 거리 입구 쪽에서도 양측 간 대치 상황이 이어졌다. 50여 분 가량 승강이 끝에 축제 참가자들이 이면 도로를 통해 5·18민주광장으로 다시 돌아갔다.
주변 도로가 막히면서 극심한 교통 정체가 빚어져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이를 두고 축제 한 참가자는 "존재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모였는데 위협받는 현실이 안타깝다. 굴하지 않고 연대하겠다"며 "반대는 할 수 있으나, 욕설하고 어린 아이들까지 내세워 축제를 방해하는 행위는 지나친 것 같다"고 말했다.
축제 조직위원장은 "우리는 소수 속의 소수다. 소수자의 의견이 묵살된다면 그것은 민주가 아니다. 광주는 특히나 공동체 속에서 모든 소수자를 아우르고 나아가야할 당위가 있다. 차별·배제·혐오는 어떤 경우에든 허용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맞불 집회 속에서도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손깃발을 흔들며 축제를 즐겼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하고, 성 소수자에 대한 인식 개선과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각종 모금 활동과 혼인 관계·성소수자 형사사건 법률·인권 상담도 열렸다.
일부 기독교 단체는 '국가 인권 정책 계획 독소조항 즉각 폐지하라'는 내용이 적힌 손피켓을 들고 전일빌딩 앞에서 대치를 이어갔다. 이들은 정부의 성소수자·성평등 정책 추진에 반대했다.
경찰은 축제가 끝나는대로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또는 공무집행을 방해한 이들이 있었는지 살펴볼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반대 집회 측이 신고 장소를 이탈해 산발적으로 난입하면서 마찰이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입건 여부는 추후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 관리에는 광주경찰청 28개 중대 2240명이 투입됐다.
sdhdrea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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