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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여론조사 마감' 도시철도 2호선 5대 쟁점

입력 2018.10.21. 08:55 수정 2018.10.23. 14:45 댓글 33개
적자 규모 "1·2호선 1300억 vs 2호선 244억"
수송성 43만 vs 14만, '전 지역 30분' 입장차
안전성-BRT도 이견, 23일 시한 여론조사 순조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광주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의 실질적 첫 단추이자 시민참여 숙의 과정의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건설 찬·반 여론조사 완료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1일 광주시내 일부 지역에 내걸린 현수막들이 뜨거운 여론전을 대변하고 있다. 2018.10.21 goodchang@newsis.com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광주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의 실질적 첫 단추이자 숙의 과정의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건설 찬·반 여론조사가 오늘 완료된다.

16년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막바지 여론조사와 본격적인 숙의 프로그램을 앞두고 5대 쟁점에 대한 관심 또한 뜨겁다. 찬·반 양측의 주장을 토대로 핵심 쟁점들을 짚어본다.

◇적자폭 "1·2호선 年 1300억 vs 2호선 244억…재정력 충분"

논쟁의 한 중심에는 경제성, 즉 재정난과 '적자철'(적자 지하철) 논란이 늘 자리하고 있다. 기본설계상 2호선 총사업비는 2조579억원. 국비 60%를 뺀 8232억원은 시비로 충당하고, 부족분 2058억원은 빚(지방채)으로 메꿀 예정이다.

반대 단체인 '사람중심 미래교통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 측은 "1호선이 연간 454억원의 적자인데, 2호선을 더하면 1300억원으로 급증해 재정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는 입장이다. 청년 일자리, 소상공인, 저출산,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 위축도 우려하고 있다.

반면 광주시는 2호선 재정적자는 244억원으로 반대 측이 침소봉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2호선이 없다면 도심교통 체계 개선을 위해 버스 430대를 증차해야 하고, 이럴 경우 233억원의 예산이 필요해 교통분담률도, 효율성도 떨어지는 곳에 혈세를 낭비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또 2호선 건설비는 이미 중기예산 계획에 반영돼 2호선을 건설하더라도 부채는 예산 규모의 16∼18% 선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2022년 기준으로 재정규모 4조5000억원으로 매년 3.8% 증가하고 있는 데다 현재 6대 광역시 중 공공투자가 복지와 일자리 2위, 교육 3위라고 강조했다.

재정 건전성을 두고는 반대측은 6대 특·광역시 중 재정자립도 최하위, 1조원에 육박하는 부채 등을 위험요소로 꼽은 반면 시는 행정안전부 통합재정 수지비율 개선, 부채도 2조원대인 부산과 인천, 1조원대 중반인 대구보다 양호하다는 입장이다.

◇수송성 "1일 최대 43만 vs 14만 넘기 힘들어"

가장 자극적인 쟁점은 수송능력으로, 찬·반 입장차가 가장 극명하다.

시는 '작지만 강한 지하철'을 표방하며, 하루 최대 43만명을 수송할 수 있다는 자신하고 있다. 버스 1024대와 맞먹는 수송성이다. 서비스 수요가 정점에 달하는 시간에 수용 가능한 인원(2만3000명)에 운영시간 18.5시간을 곱한 수치다.

출·퇴근 러시아워 때는 배차간격을 4분에서 2분으로 단축하고, 차량을 2량에서 3량으로 늘리면 40만명 이상을 수송할 수 있고 버스와도 촘촘하게 연결될 수 있다는 논리다. 미세먼지와 폭염(광프리카), 혹한과 폭우도 피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반면 시민모임은 '달랑 두 칸, 36석에 2조600억원?'이라는 문구를 대표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다. 객차 2개가 연결된 '꼬마열차'로, 입석을 포함해 114명의 수송능력에 불과해 산술적으로 40만명 이상이 나올 수 없다는 판단이다. 새벽 첫차부터 막차까지 4분 간격으로 한 번도 빠지지 않고 400명 이상이 타야 도달하는 인원이라는 지적이다.

당초 인구 153만을 기준으로 1일 예상 탑승객을 23만명으로 얘기했다가 공론화 개시 후 느닷없이 43만명으로 늘리는 건 억지 주장이고, 인구도 150만을 밑돌아 설득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접근성 "전 지역 30분내 vs 북구-요충지 빗겨가"

시는 시내 전 지역을 30분 안에 이동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김준영 교통건설국장은 "18개 택지지구를 지나 103만 시민이 영향권에 들고 빈 공간을 시내버스 등으로 촘촘하게 채우면 시내 어디든 30분 안에 도달하게 된다"고 밝혔다.

반면 시민모임 측은 "2호선이 완공돼도 북구민의 광주송정력 접근성은 개선되지 못하고, 야구장과 터미널 등 교통문제가 가장 심각한 지역들의 교통난 해소에도 큰 도움은 안된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41.9㎞ 순환선의 특정 구간 간의 이동거리를 마치 시내 전 지역인 양 과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안전성 "화재시 정차 불가 vs 최첨단 무인시스템"

시민모임은 지하철 특성상 화재 발생 시 즉시 정차가 어려워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서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를 대표적인 예로 든다.

반면 시는 완전자동 무인운전시스템을 도입하고, 모든 역사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는 동시에 비상 시 속도제어, 비상정지 조치가 가능한 원격제어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RT "시 부담액 3000억↑ vs 저예산-승용차 억제"

간선급행버스체계(BRT) 논쟁도 뜨겁다. 시는 BRT의 경우 사업비가 1조4229억원으로 2호선보다 적긴 하지만 전용차로 확보를 위한 도로 확장, 이에 따른 시비부담액이 2호선 부담액보다 3137억원 증가해 1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건설 방식 변경에 따른 혼란과 개통 지연, 육상운행에 따른 교통사고 위험 등도 우려하고 있다.

반면 시민모임 이경률 대표는 "도시철도 2호선은 기본적으로 고비용 저효율인데다 인구, 수요예측 모두 과다 계상됐고, 다른 지역 사례를 보더라도 '적자철'이 불보 듯 뻔하다"며 "비용이 적게 드는 BRT를 도입하고, 행정기관이 교통문화 개선에 앞장서야 하는 데도 많은 사실이 왜곡됐다"고 지적했다. "도로확장비 등이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한편 지난 10일 시작된 찬·반 여론조사는 23일 마무리될 예정이다. 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지원단장인 이정석 광주시 시민소통기획관은 "전화조사 표본 2500개를 채워야 하는데 순조롭게 진행중이고, 조사기간 연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숙의프로그램에 참여할 시민참여단은 2500개 표본 중 건설 찬·반·유보층을 비롯, 성별·연령·지역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오는 26일까지 250명으로 구성된다.

이용섭 시장은 "공론화는 16년 논쟁에 마침표를 찍는 것이고, 새로운 '협치 행정'의 성공모델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며 "11월10일, 그 날까지는 반드시 최종결론를 도출해 내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goodch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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