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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례로 살펴 본 '전남형미래학교'
입력 2018.10.19. 17:15 수정 2018.10.19. 17:29 댓글 0개주민과 학생들이 줄어들면서 전남지역 학교들이 통폐합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전남도교육청은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교육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전남형미래학교’인데 전국의 사례를 살펴 봤다.
서울 관악구 남부초등학교 인근 주민들은 주차장이 간절했고 학생들은 마음껏 놀 수 있는 체육시설과 특별교실이 필요했다. 지난 2014년 관악구청과 남부초 관계자들은 건물을 신축하면서 지하 1·2층에 공영주차장을 지었다.
지상 1층에는 급식실, 2층에는 오케스트라 등의 방과 후 활동을 운영할 수 있는 특별교실, 3층에는 체육활동뿐만 아니라 음악공연도 할 수 있는 강당을 마련했다.
몽탄 신도시는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은 주민들을 겨냥한 정책이 필요함과 동시에 ‘창의지성’이 교육계의 화두가 되고 있었다.
공공시설 부지 확보에 고민하던 담당자들이 대책을 냈다. 첫째, 인근 공원들과 협약을 맺어서 학교 운동장 규모를 키워보자는 것이었다. 수업시간에는 학생들이, 방과 후에는 지역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해보자고 했다.
두 번째는 학교 부지를 이용해 공공시설을 지어보자는 것이었다.
두 방안을 위해 국토부, 교육부, 교육청, 교육지원청, LH공사, 수자원공사 등 관계기관들과 함께 협의를 시작했다.
광주시 광산구의 ‘엉뚱사업’은 학교 안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던 공간을 학생들과 교사들이 찾아내 쓰임새 있게 바꾸는 활동을 지원하는 활동이다. 2016년 광산중·산정중·천곡중으로 시작해, 2017년에는 송정중·월계초·첨단초·광주자동화설비공업고·첨단고로 이어졌다. 이들 학교에 주어진 예산은 아주 ‘찔끔’이었다.
문제를 해결하는 비결은 공동의 작업과 정규 교육과정 편성이었다. 학생·교직원·학부모 등 학교구성원들이 필요한 공간을 찾고 이를 바꿀 계획을 하는 단계부터 공동작업이 시작했다. ‘업자’들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이 활동을 정규 수업시간으로 편성, 운영하면서 작업을 이어갔다. 뜻있는 교사들이 커뮤니티를 만들어 움직였고, 행정실 직원들의 지원이 더해지는 학교는 진척이 더 빨랐다.
2018년 ‘엉뚱사업’은 광주시교육청 사업의 하나로 편성돼 예산이 배정되기도 했다. 남구에 위치한 광주봉주초등학교는 교사와 학생들의 뜻을 모아 시청각실을 바꾸는 활동을 벌였다. 5천만원의 예산은 학생들의 체험활동 경비까지 포함된 금액이었다.
광산구의 엉뚱사업은 학교공간 혁신 또는 재구조화를 정규 교육과정 안으로 끌어오는 동시에 그 과정에서 학교의 공간을 가장 오랫동안 이용하는 사용자인 학생을 교육의 주체로 상정하는 성과를 이루고 있다.
학교공간 마련의 이면에는 가르침의 방식과 내용을 바꾸려는 엄청난 노력과 연결돼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학생들은 단순히 가르침의 대상이 아니라 과정을 함께 하는 공동주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사실 학교의 주인이자 우리 미래의 주인공들이다. 이 같은 사고를 확장하고 상상해 볼수록 전남의 미래학교는 조금 더 분명한 상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의 삶을 위한 교육, 학생들의 필요와 요구에 따라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설과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학교의 모습으로, 지역에 기반하지만 교육이 지역으로까지 확대되는 학교의 상이 그 대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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