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보] 법원,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보석 기각···구속 유지뉴시스
- [속보] 삼성家 차녀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신규 선임뉴시스
- [속보] 윤, GTX-A 개통식 참석···"대중교통 혁명의 날"뉴시스
- [속보] 외교부 "이종섭 호주대사 사의에 대통령에 보고드려 수용"뉴시스
- [속보] 고위험 소아수술 연령 가산 1세→6세 미만 확대···최대 1000%↑뉴시스
- [속보] 경기·인천 신생아 중환자실 환자 하루 입원당 5만원, 지방 10만원 지원뉴시스
- [속보] 정부 "의료개혁 뒤집는 일 없다···불행한 역사 반복 안 해"뉴시스
- [속보] 정부 "교수 사직·전공의 이탈 장기화 매우 유감···대화해야"뉴시스
- 해진공, 해운산업 ESG경영 대응 간담회 개최뉴시스
- 박항서, 베트남 복귀 질문에···'허허' 웃을 뿐 즉답 피해 뉴시스
비핵화와 호남의 미래전략
입력 2018.10.19. 15:47 수정 2018.10.19. 15:51 댓글 0개호남은 북핵위기와 무관한가? 월러스타인은 아침식탁의 빵과 우유조차도 국제적인 영향을 받을 만큼 인간의 일상과 세계체제는 밀접하고 복잡한 연관성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주위 일부는 휴전선에서 멀리 떨어져있는 지정학적 특성으로 인해 다른 지역에 비해 안전하고, 또한 비핵화는 중앙정부의 고유 업무이기에 호남의 지방정부가 비핵화 게임에 낄 필요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 않을까? 과거 핵억지론이 판을 치던 북핵구도는 현재는 ‘비핵화가 우선인가 종전선언이 먼저인가’의 구도로 급진전하여 한반도의 안보상황은 목하 낙관론이 팽배하다.
올해 3차례의 남북정상회의를 통해 군사적 긴장완화와 남북경협 확대를 위한 실질적인 단계와 조치가 공표되었다. 이러한 안보환경은 2010년도 이명박 정부의 5·24조치로 인해 가로막혔던 지차체간 남북한교류협력이 재개돼 지자체와 기업 그리고 NGOs의 대북사업 참여가 봇물 터질 수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따라서 평화무드를 맞아 호남은 남북한 교류 사업에 관한 참신한 미래전략을 준비해 두어야 한다.
호남의 미래전략은 지역발전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비전과 실행계획을 담고 있다. 그러나 실제 민간단체와 기업이 남북한 교류협력에 참여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도 험난하기에 당장 미래전략을 논할 가치가 있는지 의구심이 들 것이다. 미래전략은 근래 비핵화구도처럼 불확실성이 최고도에 달했을 때 구비해 두어야 실제 상황이 급반전하여 호기가 닥치면 그 가치가 살아나는 법이다.
호남의 미래전략은 첫째, 북한과 미국 그리고 주변 열강에 끼어 중재자 역할을 힘겹게 수행하고 있는 중앙정부를 측면에서 도와줄 수 있는 지방정부 수준의 비핵화 외교를 구상하는 것이 첫 걸음이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운전자론’은 유엔제재와 미국의 선제적 비핵화 구도 앞에서 힘이 없다. 실제 트럼프는 5·24조치의 해제는 미국의 허락을 구할 사항이라고 미디어에 공표하지 않았는가? 이는 엄중한 한미동맹의 현실과 남북한 민족화합의 미래에 관한 엄청난 거리감을 상징화하고 있다. 강대국의 벽을 절감하고 있는 국제환경에서 한국의 지자체들이 적극적으로 한반도 종전선언의 정당성을 주창하고 또한 구체적인 대북 교류협력사업을 제창한다면 유엔제재를 풀 수 있는 국제적 지지자 확보에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한국에서 모든 지자체들이 평화체제 구축을 두 손 모아 국제사회에 시그널링을 한다면 분단국 통일에 관한 국제규범(norms)의 확산에 보완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본다.
둘째, 호남의 미래전략은 과거와는 달리 일회성 이벤트 사업에서 벗어나 구체적으로 남북이 공히 윈-윈 할 수 있는 개발 사업으로 전환해야 될 것이다. 특히 지역의 주력 기업이 직접 투자하고 참여해서 이익을 얻을 수 있게끔 발상부터 실행까지 혁신적인 프로그램으로 채워져야 한다. 예컨대 호남의 농수산물 산업과 자동차, 광전자 등의 첨단사업에서의 비교우위를 기반으로 북한의 특정지역에 산업벨트를 구축하는 가히 파격적인 남북한 협력 사업을 제안하는 것이다. 구상단계에 있는 가칭 서해안 남북협력벨트에 호남 기업이 대거 참여하여 여러 가시적인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민관학 협동전략을 짜는 것이다.
셋째, 비정부기관인 학술단체와 NGOs는 북한과의 공공외교를 강화하여 소위 1.5트랙(정부 + 비정부 외교)의 상설화를 꾀함으로서 점차 교류협력의 행위자간 네트워크를 확대 구축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호남과 북한의 대학이 연구와 학술행사를 상호 교류할 수 있는 토대를 먼저 구축하고 이후 동아시아 전체로 확대하는 동아시아 에라스무스 운동으로 키울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문재인정부가 주창하는 동북아철도레짐의 청사진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미래전략이다.
이외에도 민족동질성 회복을 목표로 아시아문화의 메카로서의 호남의 문화외교를 적극 활용하는 여러 방안이 미래전략에 포함될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미래전략은 현재의 국내외적 압박과 흐름을 예리하게 분석하여 과연 호남이 원하는 남북평화체제가 가능한지를 파악하는 작업일 것이다. 호남인의 염원은 냉혹한 국제체계의 성격과 강대국 힘의 정치로 인해 용두사미에 그칠 개연성이 매우 높을 수 있다. 이에 불가능성을 바탕에 깔고 준비하는 미래전략은 바로 호남인의 숙명임을 잊지 말자.
- <기고>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 나는 파리 19구에 산다. 서민 동네이자 치안이 나쁘기로 소문난 구역이라 한국인은 거의 만나기 어렵다. 옆방 이웃은 난민 출신이다. 우리는 파리 주민이자 이방인이다. 남의 나라에서 남루하게 살아가는 처지라 생활이 풍족하지는 않다. 대신에 1980년대 한국 달동네에서 있었을 법한 일화가 가끔 일어난다. 어느 방에서 아이가 너무 울면 문을 열어 남의 아이를 안고 달래준 달지, 이 빠진 접시에 음식을 담아 맛보라고 가져다준달지….벽은 소음에 취약해 옆방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소상히 알려준다. 이웃으로 살면서 우리는 서로의 안부를 소리로 확인한다. 옆방에서는 아프리카 노래가 자주 흘러나온다. 엄마는 아이에게 큰소리로 노래를 불러주곤 했다. 밝은 리듬에 콩룩콩탁 거리는 발음이 사랑스러운 노래다. 내용을 알 수 없지만 밝고 흥겹다. 때로는 이 귀여운 노래 위에 시름이 느껴질 때도 있다.낯선 리듬과 노랫말을 가만히 듣고 있자면 새댁의 하루가 어땠는지 짐작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옆방에서는 나의 한국어를 꽤나 들었을 것이다. 내가 일 때문에 지방에 며칠 다녀왔을땐 내게 무슨 일이 생긴 줄 알았다며 새댁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한 적도 있다.옆방 새댁이 어떤 경로로 파리에 오게 됐는지 나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아이를 데리고 미장원으로 출근한다는 정도만 안다. 지하철역에서 우연히 옆방 모자를 만났다. 넓은 천을 이렇게 저렇게 꼬아 머리에 두르고 아프리카 스타일 프린트가 화려한 외투로 한껏 차려입었다. 예쁘다. 지하철 의자에 나란히 앉은 모자를 맞은편에 앉은 내가 핸드폰으로 찍는다. 엄마 등에 업혀 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칭얼대던 아기는 어느덧 엄마에게 프랑스어로 떼를 쓸 정도로 컸다.일하러 가느냐고 그녀가 내게 묻는다. 지하철 창문 쪽으로 유리 닦는 시늉을 하며 청소라고 프랑스어로 발음한다. 나는 요즘 청소 일을 한다."이브람 엄마도 일하러 가요? 미장원이 어디에 있어요?" "아뇨, 오늘 일 안 해요. 그런데... 20유로... 있어요? 20유로만 빌려줄 수 있어요?"돈 빌려달라는 말에 머릿속이 순간 복잡해진다. 20유로면 3만 원정도 된다. 지갑 속에는 꼬깃꼬깃한 5유로짜리 지폐와 동전이 들었다. 주로 카드를 사용하니 현금 가지고 다니는 일이 드물다. 잠깐 고민 후 돈이 없다고 대답한다. 새댁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표정에 낙담하는 기색이 역력해 미안할 지경이다."이브람 엄마, 집에 지갑 놓고 나왔어요?" "미장원 일 못한 지 한 달도 넘었어요. 체류증이 끝나서 일 못해요. 먹을 게 없어요. 파리에 친구가 없어요."난민 체류자격 기한이 끝나 미장원에서 해고된 모양이다. 프랑스에서 체류증 없이 노동하는 건 불법이다. 두 모자가 지하철에서 내린다. 엄마에게 잡히지 않은 손을 연신 흔들며 아이가 떠나는 내게 인사한다. 옆방에 사는데 밖에서 만나니 새삼 반가운 모양이다. 아이의 작고 까만 손을 바라보며 이어폰을 귀에 꽂는다. 유튜브 아카이브에서 1980년 어느 날의 '이종환의 디스크쇼' 오프닝이 들린다. 해외에서 생활하다가 이따금 향수병에 시달릴 때 한국 라디오가 위안이 돼준다.성북구 종암동 이창수 씨의 엽서입니다. 당신의 모든 것을 열망하는 나의 사랑을 믿으십시오…. 어느 청취자의 절절한 사랑고백이다. 1980년 이창수 씨는 그녀에게 구애하며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를 신청했다. "당신이 지쳐 작게 느껴질 때 두 눈에 눈물 고일 때 내가 눈물을 닦아드릴게요. 당신이 잘 지내지 못하고 당신이 길에서 떠돌 때 나는 당신의 편이에요. 외로운 당신을 위해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 당신을 지켜줄게요…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 창수 씨는 사랑을 이루었을까. 험한 세상에서 그녀를 위해 다리가 되어주었을까. 나는 누군가에게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준 적 있는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고인다.지하철에서 찍은 사진을 새댁에게 전송한다. 사진 속에서 아이가 손가락으로 V를 그려 보이고, 엄마는 공작새처럼 화사하게 웃고 있다. "메르시 마마"라고 답장이 온다. 신혜진 (소설가)
- · <기고> "AI 시대 원년, 해법은 혁신 인재 강국"
- · <칼럼> 근본적이고 획기적 저출생 대책 필요
- · <칼럼> 김대중 같은 '큰 인물'은 어디에서 나올까
- 1광주시가 알려주는 '벚꽃 명당' 어디?..
- 2[무잇슈] 광주 중앙공원 1지구 분양가 낮춘다..
- 3부산항 북항 랜드마크 부지개발 '또 유찰'···제안서제출 '無'..
- 4광주 중앙공원 1지구, 공공기여금 1371억원·분양가 2395만..
- 5DN솔루션즈, SIMTOS 2024에서 최첨단 공작기계 홍보..
- 6회식 후 갑자기 사라진 남편···범인들의 정체는?..
- 7창원시, 진해군항제 바가지요금 재점검..
- 8이정현 "식사 잘 못하는 ♥의사 남편, 도시락 2개 챙겨"..
- 9나흘째 이어진 사직 행렬···병원장이 교수 직접 설득하기도..
- 10거대 양당 맞서는 부산 진보당·녹색정의당..